단체와 작품 정보를 공개하는 것 이외에도 예술교육 부문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반인보다 교사와 학생들은 수업과 배움의 목적으로 웹사이트를 찾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고, 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자세하게 업데이트되어 있을수록 공연단체의 가상공간을 자주 찾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로운 매체의 출현은 기존 매체에 위협이 되곤 한다. 텔레비전은 공연장과 영화관을 찾던 사람들을 아늑한 거실 소파에 묶어 두었다. 한 자리에 앉아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지구 건너편의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인터넷은 공연예술계에 위협이 될까, 기회가 될까? 현재로서는 인터넷을 기회로 적용해 공연예술의 창작과 유통 전반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노력이 부단히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공연예술 온라인 마케팅 사례를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캐나다 윌프리드 로리에 대학의 스테판 교수(Stephen B. Preece)와 미국 켄트 주립 대학의 제니퍼 교수(Jennifer Wiggins Johnsons)가 공동연구한 「웹 전략과 공연예술: 어려운 브랜드의 해결책」 (Web Strategies and the Performing Arts: A Solution to Difficult Brands)은 북미 중심의 사례이기는 하나 국내 실정에도 참고가 될 만하다.

온라인 마케팅의 기여

두 연구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온라인 마케팅 전략이 사람들의 공연장 문턱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공연예술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에 소수의 후원자와 마니아만 공연장을 찾는 것을 문제로 인식했다. 스테판 교수와 제니퍼 교수는 공연이 ‘사교 상품’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이를 웹 기반 온라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공연에 ‘참석’하는 행위가 갖는 의식적 속성은 사람들이 공연을 중심으로 작은 세계를 만들게 하고, 이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이것은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강한 애착을 갖고, 이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동지의식을 만드는 ‘브랜드 커뮤니티’와 닮았다. 쉬운 예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동호회가 있다. 파편화된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개인들은 점점 이런 커뮤니티를 그리워하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더라도 동일한 관심사를 통해 만나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정체성을 만들고, 소속감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공연예술의 브랜드 커뮤니티는 자발적으로 공연 전후의 이벤트, 식사, 특별한 모임들을 만들어내면서 공연의 맥락을 시·공간적으로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는 장점까지 있다. 연구자는 인터넷에 기초한 온라인 마케팅이 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작은 세계를 만들고 확장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고 설명한다.

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 웹사이트
화이트버드 홈페이지

▲▲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 웹사이트
▲화이트버드 홈페이지

관객과의 실질적인 소통은 아직 부족

두 명의 공동 연구자는 2010년 3월부터 5월까지, 음악, 연극, 무용, 세 개 장르의 공연단체 온라인 마케팅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공연예술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제안한다. 심포니오케스트라협회, 연극협회, 무용협회에 소속되어 있는 단체들 중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던 곳을 제외하고는 총 237개 단체가 이번 연구의 조사 대상이 되었다.

먼저, 단체들이 운영 중인 웹사이트가 분석 대상이 되었다. 웹사이트 운영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매체와 비교할 때, 적은 비용으로 365일 내내 공연단체의 존재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관객이 특정 단체의 모든 작품을 직접 관람하지 않더라도 단체가 지향하는 예술적 방향성이나 목적을 통일된 맥락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연이 없는 시즌에도 공연단체와 관객 간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활성화하는 데 기여한다. 분석결과 공연단체들의 웹사이트에서 기본 정보를 확인하는 것 정도는 대체로 무리가 없으나, 실질적으로 이 가상공간을 활용해 관객과 성공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판단된 곳은 11.4%에 불과하다고 보고한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웹사이트 디자인과 운영에 있어 Web 2.0을 도입할 것을 주문한다. 관객이 웹사이트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연단체의 홈페이지들은 모두 Web 2.0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또, 상세한 정보를 업데이트할수록 웹사이트의 방문율과 이용도가 높아졌다. 이 경우, 관객이 원하는 정보 유형과 선호도는 자세한 텍스트 설명(51.9%), 사진(48.1%), 오디오(14.8%), 동영상(48.1%)의 순서로 나타났다(복수 응답을 허용하기 때문에 선호도의 수치가 높은 편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아래의 결과들도 마찬가지이다).

단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조사 대상이 된 북미 공연단체들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페이스북(54.0%), 트위터(46.0%), 유투브(31.2%)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5% 미만에 불과했다. SNS는 공연단체 또는, 작품에 대한 관객평이나 리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공연단체의 스태프가 올린 글 중심의 댓글이어서 수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연구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SNS를 운영하는 공연단체가 인터넷이 가진 개방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공연 마케터가 작품에 대한 관객의 피드백을 수집하는 일방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나 의견의 송신자가 마케터 이외의 공연자나, 창작자가 될 수도 있고(이 경우 블로그가 좋은 매체가 된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보낼 수 있는 창구도 될 수 있다. 현재, 공연단체의 SNS 운영에서는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어, 연구자는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 간의 풍성한 대화가 벌어질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수평적이고 다양한 관계망을 발전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공연 이외의 다른 영역의 마케팅 현장에서 입증되었듯이, 이는 제품 중심의 작은 세계에 들어온 사람들끼리 대화의 주체가 되고, 그것이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간에 의견을 교환하는 동호인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와 애착을 형성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하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의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두 연구자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웹사이트와 온라인 마케팅 전략으로 공연예술 단체와 작품 정보를 공개하는 것 이외에도 예술교육 부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반인보다 교사와 학생들은 수업과 배움의 목적으로 웹사이트를 찾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고, 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자세하게 업데이트되어 있을수록 공연단체의 가상공간을 자주 찾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기사
‘Web Strategies and the Performing Arts: A Solution to Difficult Brands’, [International Journal of Arts Management], p.19-p.31, Volume 14, No. 1, Fall 2011

신민경 필자소개
신민경은 예술경영지원센터 해외리서처이자 독립기획자로 <단편소설 극장전> <트래블링 홈타운> (Travelling Hometown, 가제), 극단 청년단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현대소설, 이주예술가, 도시와 인간, 아시아 동시대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워릭대학교/암스테르담대학 공연예술 석사로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예술경영지원센터, 의정부음악극축제에서 일했다.
weemin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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