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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로 수출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공상가
[문화예술청년 인생 UP데이트 Ⅱ]홍성욱_㈜GRAFIZIX 대표2016년은 (주)그래픽직스(Grafizix)의 홍성욱 대표에게 뜻깊은 해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허풍선이 과학쇼’(EBS 공동기획)가 무대에 올랐고 중남미 시장으로 애니메이션을 수출해 처음으로 수익을 냈다. 홍성욱 대표는 디자인 전공자로서 디지털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캐릭터 개발,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해내며 활동의 반경과 가능성을 확장해 가고 있다.
미스터리 극장에서 펼쳐지는 상상 초월 과학쇼가 열린다. 허풍선이 남작 뮌하우젠의 극장에서는 안 되는 일이 없고 못 만날 사람이 없다.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신기한 극장의 관객이 되어 세상의 편견과 상식을 뒤바꾼 과학자들의 위대한 발견과 이야기들을 듣고 체험을 통해 잊지 못할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된다.
이 공연은 2014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하고, 2014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캐릭터 연계 뮤지컬 제작 지원을 받았고 홍성욱 대표가 뮤지컬 공연 제작자가 되어 진두지휘하고 있다. 홍성욱 대표는 애니메이션 제작, 캐릭터 개발, 공연 제작,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등 다방면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능력의 시작은 디자인이었다.
UP: 디자인을 전공한 이유가 무엇이고 창업과 현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홍성욱: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실용적인 것을 해 보고 싶었어요. 제가 입학했던 90년 초는 디자인이라는 학문이 태동을 할 때라 책을 한 권 사려고 해도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애니메이션 학과라는 것이 없었고 디자인과의 파생된 분야였어요. 28살에 처음으로 창업을 했는데, 그때도 디자인 전공이었기 때문에 멤버로 참여할 수 있었으니 모든 가능성의 시작을 열어 준 셈입니다.
UP: 28살의 창업이라면 당시에도 꽤 이른 시기인데 어떤 회사였고, 성과를 거두셨나요 홍성욱: 신체 사이즈를 입력하면 피팅된 모습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거였어요. 증강현실 같은 거죠. 대학원 시절에 컴퓨터, 기계공학과, 의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과 의기투합해서 창업을 했는데 다들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때라 밤 10시에 출근해서 새벽 2시에 퇴근할 정도로 열의가 있었어요. 만들던 온라인 서비스는 용량이 커서 내려받기도 어려웠고, 당시의 컴퓨터 환경에서는 제대로 돌아가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유사한 서비스가 투자를 받고 상용화되는 것을 보니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고 너무 앞서갔던 것 같습니다. 실패는 했지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다양한 분야와 협력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창업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성과가 있었다. 이 기술을 눈여겨본 대기업에서 용역을 줘서 다른 사업으로 이어졌고, 그래픽직스를 창업하는 밑천을 마련할 수 있었다. 부침이 많은 콘텐츠 업계에서 꿋꿋하게 버티며 창업한 지도 벌써 15년이 됐다. 그래픽직스는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즐거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는 회사이다. 애니메이션·에듀테인먼트 콘텐츠 공연·전시, 기획·제작에 대한 전문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으로, 지속적인 R&D 수행으로 콘텐츠의 핵심 기술을 향상시키며 다양한 분야의 문화 콘텐츠 제작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허풍선이 과학쇼>, <쓰담쓰담 동물원 프렌쥬>는 EBS가 제작 투자를 하고 방영 중이다. 쓰담쓰담 친구들은 네 마리의 흔해 빠진 동물들이, 온갖 진귀한 동물들이 득실거리는 동물원에 들어가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낯선 제작 방법인 실루엣(그림자)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특히 2016년은 아르헨티나와 합작한 애니메이션이 남미와 미국 시장으로 진출했고 수익을 낸 의미 있는 시기이다. <허풍선이 과학쇼>는 미국의 ‘아마존(Amazon)’, ‘큐리오시티 스트림(Curiosity Stream)’, ‘후플라(Hoopla)’, ‘BYU’ 채널 및 남미 4개국 공중파에 방영 중이며, 그 외에도 해외 20개국 이상에 판매되면서 해외에서 어린이 과학교육 콘텐츠로서 인정받고 있다. “북한에 영상을 배급하는 독일 회사에도 판매를 했으니 언젠가 북한의 어린이들도 볼 수 있겠죠.”
UP: 아르헨티나의 아스트로랩(Astro Lab)과 함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 이유가 있나요 홍성욱: 대학 시절에 해외 탐방단으로 남미를 방문했는데 인상적이어서 다시 한번 가 보고 싶다 생각했어요. 아르헨티나는 남미 중에서도 문맹률이 낮으면서 경제 수준이 우리와 비슷한 나라예요. 우리나라와 정반대에 있는 곳이니 낯선 것이 충돌할 때 가장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고, 시나리오 작업, 캐릭터 작업까지 모든 것을 같이했어요. 캐릭터들이 기존에 한국에서 보기 힘든 모습들이죠. 오히려 남들이 상상하지 않았던 시장에 대해서 접근을 했을 때, 더 큰 시너지가 있을 것입니다.
UP: 디자이너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방면으로 일하고 있는데 활동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뭔가요 홍성욱: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기획・프로듀서・감독 등의 일을 하고 있으며 가장 재미있어 하는 일은 애니메이션의 주제가 만들기입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보고 영상을 연출하면서 리듬감을 중요시합니다. 그 정점이 주제가이죠. 대학원에서 영상과 공연을 공부하면서 잠깐은 뮤직비디오 감독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멋져 보였으니까요. 하나의 콘텐츠를 영상, 공연으로 확대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자 노력했습니다. 공상도 많이 하고 20대부터 세계의 곳곳을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떤 것을 결합할 수 있을 것인지 찾는 습관을 들였어요. 덕분에 신체 발달, 환경, 예절, 과학, 그림자 등의 여러 소재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요즘의 콘텐츠는 기술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하더라도, 그것 하나만으로는 시장에서 온전히 자리매김하기 어렵다. “회사 내에 분야별 전문 인력들이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들은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학교나 회사들을 찾아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홍성욱 대표는 체험형 시스템을 도입해 아이들이 직접 만져 보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UP: GDI, 키넥트(kinect), 사용자의 움직임 또는 동작에 따른 영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체험형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어떤 것인가요? 홍성욱: ‘소재와 비주얼이 독특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점과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한 공연과 전시를 한다’는 것들로 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애니메이션에 기반을 두고 관련된 여러 분야로 꾸준히 도전하고 실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카메라나 키넥트(kinect)를 이용한 디지털 연못, 축구, X-Ray 그리고 아두이노 센서를 이용한 바람 백열등, 캐릭터 얼굴 합성하기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장난감들이죠. 공연의 즐거움을 배가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고, 체험전에서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UP: 콘텐츠를 잘 만드는 회사로서 그래픽직스는 어떻게 성장해 갈까요 홍성욱: 뭐든 타깃을 분석하는 게 중요합니다. 분석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HMD VR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고, 만들기를 좋아하는 소녀들을 대상으로 작품도 기획 중입니다. 이제 외국으로 콘텐츠를 수출하고, 콘텐츠가 잇따라 호평받고 있으니 한국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따라 해 볼 만한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습니다.
뭐든 천천히 성장한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수익을 내고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싸움이었다. 중간에 회사가 문을 닫을 뻔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직원들과 마음을 모아 돌파구를 찾아냈다. 힘든 과정 속에서 만든 것이기에 모든 것이 대단하고 놀랍다. <허풍선이 과학쇼>처럼 안 되는 것도 없고, 뭐든 신나게 해내는 사람. 허풍선이의 주인공 뮌하우젠 백작은 홍성욱 대표의 분신이다.
자신과는 다른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많이 만나 보세요. 예술가들은 공학이나 기초과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는지 알아보는 것도, 나중에 작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상의 호기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조금 힘들더라도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홍성욱 대표 프로필
- 성균관대학교 디자인학과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영상학 석사
- 성균관대학교 공연예술학과 박사 수료
- 現 ㈜GRAFIZIX 대표이사
방영·공연
- 2007 KBS_따라해요 붐치키붐
- 2014 EBS_허풍선이 과학쇼
- 2016 가족뮤지컬 <허풍선이 과학쇼>_세종문화회관
수상
- 2016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부문_국무총리상 수상
- 2014 ‘허풍선이 과학쇼’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