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 창간특집으로 실시한 전문가 설문의 결과는 사뭇 의외였다. &lsquo;예술계 현안&rsquo;에서나 &lsquo;제도 정책의 개선&rsquo;에서나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가 &lsquo;창의력 제고&rsquo; 였던 것.

처음 설문을 만들 때 나름 예상했던 답변은 예술경영 분야의 전문성 강화와 연관된 일련의 이슈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개개의 답변을 읽을 때도 먼저 들어왔던 것은 극장 미술관 등 시설운영 및 경영이라든가 예술경영 전문성 강화 등 이었다. 대부분의 답변들은 거의 한편의 칼럼이라 할 만큼 예술현장의 제반 현실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제도 정책 행정까지를 포괄하는 예술경영, 그야말로 말뜻 그대로의 예술활동에 연관된 &lsquo;관리&rsquo;의 중요성을 짚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각 답변들의 내용을 항목화 하여 정돈하고 보니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 &lsquo;창의력 제고&rsquo; 였던 것이다. 처음 개별 답변들에 대한 독해가 잘못되었던 걸까. 아니면 분석 방법이 잘못되었나. 분석 결과는 적이 당황스러웠다. 대체 이 간극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가. 거꾸로 분류된 항목들을 중심으로 답변을 다시 읽어 봤다. 그러면서 새삼 발견한 것이 &lsquo;예술경영&rsquo;의 영역이 예술활동 전반과 얼마나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가라는 점이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lsquo;예술계&rsquo;라는 설문 대상의 통합적 성격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예술계에서 상업, 산업적 영역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설문 답변들은 예술경영에 대해 효율적 비즈니스의 관점보다는 창작 향유 그리고 사회 제반 분야와의 관계까지를 포함하는 좀더 포괄적인 관점을 보여준다.

흔히 예술경영이라 할 때 일반적 &lsquo;상식&rsquo;은 &lsquo;마케팅&rsquo;이라든가 조금 넓혀서 극장 미술관 등 문화예술시설의 운영과 경영 언저리에서 멈추어버리고 만다. 이러한 이해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한 연극계간지 좌담에서 한 중견 연출가는 연극의 상업화와 예술경영 분야의 급속한 성장을 연관하여 진단하기도 한다. 또한 이번 설문의 답변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예술계 전반에서 산업화, 자본화의 경향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비단 &lsquo;왜곡&rsquo;이라는 부정적 현실인 것만은 아닌 예술현장의 요구이기도 하다. 그러한 경향성을 건전한 시장 형성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예술경영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불과 십 수년 전만 하더라도 예술경영은 아직 예술계에서조차 낯선 영역이었다. 그동안 예술경영은 매우 빠르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그 영역과 역할이 확장될 것이다. 이는 전문가 설문 답변에서 보여주는 예술경영에 대한 포괄적 관점에서 전망되는 것이다. 예술경영 분야의 이러한 빠른 성장은 비단 예술의 상업화, 예술에 대한 자본의 압도 등과 같은 것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도리어 점차 우리 사회에서 예술, 예술활동의 역할이 성장하고 있는 것과 더 긴밀히 연관된다. 예술경영 전문가들의 진단은 그러한 점차 성장하고 있는 예술계가 &lsquo;창조성&rsquo;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예술계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경영의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것이었다.

창간특집 설문을 분석하면서 예술경영 앞에 놓여 있는 이러한 과제가 예술경영 전문 웹진을 표방하는 <@예술경영>의 과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 그리고 현장에서 강단에서 많은 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에 절로 힘이 나기도 했다.

<@예술경영>이 이제 막 첫 걸음을 뗀다. <@예술경영>은 예술경영의 현장과 이론을 이으면서 현안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점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직은 밑반찬으로 준비한 소박한 밥상이지만 한술 한술이 독자 여러분들의 정보의 배고픔을 채우고 활동력을 덮히는 따뜻한 식사였으면 한다. 꼭꼭 씹어 맛있게 드시길.


김소연

필자소개
김소연 편집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소위 위원, [컬처뉴스] 편집장을 지냈다. 무대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연극평론을 쓰고 있다. &lsquo;상업지구 대학로를 다시 생각하다&rsquo;&lsquo;이 철없는 아비를 어찌할까&rsquo; 등의 비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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