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이하여 [weekly@예술경영]은 독자, 편집위원과 함께 한 해를 결산하며 예술경영계 주요 뉴스와 현상, 흐름을 짚어보고,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고자 한다. 

                연재순서 ① 2012 예술경영 5대 뉴스   ② 좌담
일 시 l 2012년 12월 10일(월) 오후 4시 


                                
                                참석자 l 

                                김준기_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박신의_경희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신보슬_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유인수_극단 연우무대 대표 

                                이양희_명동예술극장 공연기획팀장 

                                정광렬_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 회 l 

                                김석홍_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 부장

김석홍 웹진 [Weekly@예술경영]의 독자들이 뽑은 ‘2012년 예술경영 5대 뉴스’를 토대로 하되 이외 주요한 이슈들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다.

신보슬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센터)와 시각예술은 아직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엔날레나 국립현대미술관 등 여러 이슈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번에 선정된 결과를 보니 웹진 독자 중 미술 관련 종사자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미술과 관련한 이슈들이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다. 미술품 양도세 문제 같은 경우는 예술경영계 내에서 이슈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독자들에게는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미술계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반반인 것이 사실이다.

정광렬 독자들이 뽑은 뉴스 이외에도 올해 의미 있는 일들이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천만 명을 돌파한 점,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게 된 점, 예술인 복지법이 본격 시행된 점 등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예술인 복지는 국민정서와 연결되어 있다

정광렬 예술인 복지재단은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 그로부터 10년이 걸린 숙원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에 논의되었던 취지의 핵심은 ‘고용의 안정성’을 구상하는 것이 핵심 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산재보험만을 중심으로 되어있는 점 등 미흡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산재보험 이외 신규로 예술인 복지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복지는 보편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한다. 이를 위하여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기존 예술지원정책의 다른 유형이 된 모양이라 아쉽다. 대개 이런 방법은 금방 눈에 띄지도 않고 신설 기관의 실적을 내세우기 위하여 단편적인 사업을 하려는 유혹이 있을 수밖에 없다. 조직의 역량이 작은 지금의 상태에서 단편적인 사업보다는 핵심적인 미션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예술계 내부에서부터 애정을 가지고 기다려 줘야한다는 것이다. 과도기를 거치면서 모두에게 발전적인 틀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_이양희

이양희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예술계 내부에서부터 애정을 가지고 기다려 줘야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단번에 해결하고 싶어 하는데다가 당장의 기대감이 너무 크다. 하지만 아직은 희망했던 만큼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고, 운영인원도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안다. 10년여 만에 만들어진 소중한 재단인 만큼 잘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연극 쪽에서도 조합 결성에 대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는 서로에 대한 이해보다는 그동안의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더 앞선 상황인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공론화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고 과도기를 거치면서 모두에게 발전적인 논의와 이해의 틀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석홍 예술인 복지를 논하려면 예술인을 어떻게 정의내릴 것인가 하는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좋은 의도로 시작하더라도 이런 부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지 않으면 혼란과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광렬 예술인을 명확하게 정의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으로는 규정이 불가능하고 실행 단계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하는데, 어떻게 정의하더라도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언론이나 감사원에서 분명 부정수급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전체가 매도당해서 타격받지 않도록 예술계의 자정노력과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예술인 복지는 국민정서상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인들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에 예술인들이 더 긍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반시민들은 예술인들은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 재능을 기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예술인들은 스스로를 지원받아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예술에 대한 사회적 그리고 근본적인 가치를 사람들이 인식하게끔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술계 내부적인 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한 예로, 영국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가 주도하는 《Achieving great art for everyone》를 참고해보면 좋을 것이다. 예술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를 증명하는 적극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는데, 보다 많은 사람들의 예술에의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나라도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 우리 삶에서 예술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를 묻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정책들이 시작되어야 한다.
예술인들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에 예술인들이 더 긍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삶에서 예술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를 묻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정책들이 시작되어야 한다. _정광렬

유인수 민간 내부에서도 점점 예술의 그리고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지원을 받으려면 내부적 가치만이 아닌, 공유될 수 있는 가치도 추구해야할 것 같다. 과도기적 상황이라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고민이 된다.

김준기 시각 쪽은 아무래도 창작 시스템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이라는 점 등 공연예술계와 다른 점이 있다. 그러나 미술계에서도 예술인 복지법 시행을 계기로 복지의 개념을 정립하고 우리의 예술시스템을 총체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의견이 많다.

신보슬 예술인의 사회적 참여는 필요하나 창작자 입장에서는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예술인의 사회적 기여를 중시하는 커뮤니티 아트에 대해서 의문이 많다. 예술 활동을 다 같이 해야만 예술인의 사회적 참여와 예술의 사회적 가치가 고양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측면에서의 요구가 많아 작가들은 작업을 하기가 힘들 때도 있다. 먹고살기 힘들고, 전혀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 예술적인 무언가를 접목한다고 예술적 가치가 그 지역과 사회에 높아지는 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단기적인 이벤트성으로는 가치가 지속될 수 없다. 성과주의적인 접근은 위험하다. ‘사회적 가치의 고양’이라는 부분은 중요하나 정리가 잘 되어야 한다.

재능기부의 경우에도 많은 작가들이 전시를 무료로 하는 등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오용되는 경우가 위험한 부분인데, 재능기부가 또 다른 갈취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남는 게 없으니 너희도 재능기부 하라는 식이 되면 곤란하다. 재능기부는 어디까지나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다.
단기적인 이벤트성으로는 가치가 지속될 수 없다. 이러한 성과주의적인 접근은 위험하다. ‘사회적 가치의 고양’이라는 부분은 중요하나 정리가 잘 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_신보슬

창작공간의 정책적 목표를 확실히 해야한다

김석홍 사실 선정된 뉴스들이나 이슈들이 올 해 만의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되는 것들이다. 지자체별 유휴공간에 조성된 창작센터이지만 운영에 따른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등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 인 것 같다.

김준기 전국적으로 생겨난 창작공간은 지역인프라를 확장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역별로 균형이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넘어오면 전문 인력의 기획 능력부터 각 지역 예술인들의 인식 수준 등이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시스템은 없이 단순하게 권리만 이양한 상태에서 전국으로 확산된 상태라고 본다. 창작공간의 기본은 공간과 탄탄한 프로그램인데, 둘 중에 하나도 못하는 곳이 많다.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 1년 단위보다는 중장기적인 지원의 방안을 찾는 등 열악한 재정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성과를 물리적인 수치로만 평가하지 말고 ‘제대로’ 된 공간에서 좋은 매개자가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창작공간들이 공간의 ‘색’을 고민하는 수준까지도 못가는 경우가 많다. 지원금 주고 한시적인 매개자가 졸속으로 프로그램을 끝내버리는 등의 사업설계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근본적인 타개책이 필요하다.

신보슬 개인적으로는 레지던시에서 작가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보통 프로그램 기간이 1년인데, 작가들은 짐을 풀면서 다음 공간을 생각하고, 다 돌고 나면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하곤 한다. 해외 작가 만나고 비평을 받는 등의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이루어지다 보니, 인력풀도 거기서 거기다. 프로그램 없이 작업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간을 주는 것만도 큰 지원이라고 본다. 작업공간이 필요 없는 사람들을 뽑아놓고 출석체크하고 하는 식의 구태는 문제가 있다. 매개자 역할을 할 전문 인력의 풀이 너무 없다. 이런 인력 부분은 단기간에 나올 수도 없다.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술관이나 창작공간의 경력 있는 전문가들과의 교류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성과를 물리적인 수치로만 평가하지 말고 ‘제대로’ 된 공간에서 좋은 매개자가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설계 자체가 잘못되어 있어 근본적인 타개책이 필요하다.  _김준기

정광렬 지원을 하고 간섭하지 말라는 원칙이 여기에 꼭 필요한 것 같다. 획일적으로 커뮤니티 워크를 요구하는 것이 문제다. 지자체별로 문제가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내부 구조를 보면 직원들이 계약직이다 보니 책임운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내부의 노하우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한다.

박신의 기본적으로 창작공간은 정책적으로 목표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에 있다. 다시 말하면 작가에 대한 작업실 지원 목표와 창작 지원 목표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초기 창작공간은 작업실 지원 목표로 시작되었던 것이고, 1년 단위로 무상 임대하면서 거주 기간 동안 프로그램이 지원되는 형태로, 사실상 임시방편의 형태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작가들이 작업실을 갖고 있음에도 경력을 위해 지원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면서 창작 지원을 목표로 프로그램 운영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창작공간은 차라리 프로젝트 베이스의 창작 지원으로 집중하고, 작업실 지원 정책은 별도로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공연계 민간단체의 자생력 확보 위한 고민 필요

김석홍 공연계 국공립 단체가 증가, 공공부문 제작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민간부문 제작활동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국공립 단체들이 견인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융통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유인수 크게 보면 ‘창작공간 활성화’와 맥락이 비슷하다. 창작공간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많아지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공공단체들이 양적으로 많아질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생기면서 민간단체는 고민이 많이 생긴다. 지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단체는 많아지는 형국이다. 또한 국공립 단체로 민간의 역할이 넘어갈 뿐만 아니라 국공립단체는 민간단체와 다르게 기본적인 재원 또한 갖추고 있어서 경쟁의 출발선이 달라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것이다.

제작비의 경우에도 공공과 민간은 다르다. 공공이 제작비를 높이면 민간은 힘들어진다. 저기선 얼마 받았는데 여기선 이만큼은 받아야한다는 기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지원금으로는 대관료 내기도 힘든 상황에 대관료는 더 올라가고 언제까지 희생정신을 기반으로 작업할 수는 없다. 물론 민간에서는 민간에서만 할 수 있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방향을 잡아 공공과 차별화하는 노력을 한다. 그렇다고 소위 상업적인 것을 안 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이 공공 혹은 상업적인 곳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 같다.

민간 내부에서도 점점 예술과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지원을 받으려면 내부적 가치만이 아닌, 공유될 수 있는 가치도 추구해야할 것 같다. _유인수

이양희 남산예술센터, 한국공연예술센터, 명동예술극장 등 중극장 개관과 (재)국립극단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안이다. 사실 제작비의 경우 역으로 민간에서 작업 시 제대로 받기 어려우니 공공에서만큼은 대우를 해달라는 요구가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국공립단체가 증가한 지금의 상황이 장기적으로 공연계 전체에 마이너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극의 경우 작품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좋은 공연들도 많이 나오면서 관객층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연출가나 스태프들에게도 작업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발전해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간의 자생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공립 극장, 단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출발하다 보니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다. 공공단체 작업에서 예술가들이 쌓은 경험과 확대된 관객층이 민간단체의 작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어야 하는 데, 아직은 공공영역의 작업 중심으로 팽창되다보니 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양새가 되는 것 같다. 민간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광렬 한편으로는 국공립단체를 만들어달라는 민간의 요구 또한 분명히 있다. 문제는 만들어주지 않으면 성토하고, 때문에 이러한 요구에 별다른 차별화 전략도 없이 만들어버리는 상황이다.

유인수 이런 식의 구도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국립극단이나 한국공연예술센터의 경우에도 프로덕션을 직접 수행하는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결국 남은 사람들이 민간에 남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민간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더욱 좋은 조건을 제공할 수 공공에서 가져가버리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민간에서는 지원을 더 받더라도 할 수 없는 공연들이 생기는 것이다. 공공과 협업을 해보면 ‘실험’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기본적으로 평가를 받고 평가지표가 있기 때문에 성과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 그야말로 ‘검증된 실험’이 나올 수밖에 없다. 처음엔 답답했지만 지금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양희 공공도 나름의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국공립단체건 민간단체건 공연은 기본적으로 관객이 있어야 하고, 공공과 민간의 관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결국 거의 동일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게 된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결과적으로 공공이 민간과 경쟁하는 양상이 되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인 민간단체들의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관별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국공립단체들이 자체수입에 대한 부담과 계량적인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고려가 필요하다.
예술 진흥을 위한 공공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인큐베이팅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데 인큐베이팅을 통해 시장 진입의 기반을 만들어주고 새로운 예술을 진흥한다는 공공의 목표 의식이 절실하다. _박신의

박신의 왜 소속단체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책적 혹은 전략적 목표가 있다면 단체 설립에 설득력을 제시할 수 있을 텐데, 그러한 전제 없이 일반적 수준의 공공기관 소속 단체로 비쳐지기 때문에 문제인 것 같다. 결국 예술 진흥을 위한 공공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인큐베이팅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본다. 인큐베이팅을 통해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새로운 예술을 진흥한다는 공공의 역할과 목표 의식이 절실하다.

공공/대형 행사, ‘누가’ 만드는가에 초점 맞춰야

김석홍 공공/대형 행사에 관한 이슈가 세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사실, 설문 결과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비엔날레 범람’도 공공/대형 행사에 포함될 수 있으니, 비엔날레 이야기도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다.

박신의 무엇보다도 비엔날레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예술의 도구화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비엔날레에 대한 여건이나 역량에 대한 점검 없이 비엔날레라는 ‘수식어’ 혹은 ‘외형적 화려함’에 의존하여 남발하는 상황에서 정치화되는 현실이 불가피하다. 이러다 보니 매번 행사가 반복될 뿐이지 자체적으로 축적된 경험과 성과를 얻어내기 힘들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지역미술에 대한 기여도 국제 교류의 성과도 없이 행사로서의 비엔날레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비엔날레는 ‘누가’ 만들어 가는지를 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현대미술의 국제교류의 장인 비엔날레에 대한 기획과 운영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인력이고 조직이며, 그 가시적 형태가 사무국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엔날레는 바로 이 사무국을 지극히 취약한 구조로 만들어놓고 있다. 짧은 기간에 적은 인력으로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고, 그러다보니 어떤 인력도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없고 단기적으로 행사를 치루면 떠나버리는 양상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비엔날레 대한 정책이 관건일 것이다. 이는 비엔날레의 민간조직과 지자체가 같이 만들어가야 할 것인데, 이러한 노력이 비엔날레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본다.

신보슬 그리고 예술인 총감독 선정 시스템을 바꿔야할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서는 한국이나 지역의 상황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감독들도 많다. 이번 예술경영 5대 뉴스 설문 문항 중 ‘공연예술계 외국인 예술감독,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것이 있었는데, 공연예술계 감독 뿐 아니라 시각예술계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충분히 광주 지역의 문화 인프라로 남을 수 있는 전시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다. 우리에게 어떠한 인프라들을 남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되고 진행되었던 것이 문제다.

정광렬 대형행사에서는 무엇보다 자본의 축적이 중요하다. 그래야 창작 등 여러 면에서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벤트성 일회성 행사로는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 지역의 특성에 맞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가 문제인 것 같다. 자본이 축적되고 자본이 집결되어야 지역에 남는다.

참석자 6명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진

유인수 정치지형의 변화는 이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딱히 올해의 이슈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아마도 대통령 선거라는 시의성이 반영된 설문결과인 것 같다. 정치지형의 변화에 따라 문화예술기관의 기관장 교체가 있는데 운영을 잘하면 연임되는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 거의 모든 문화예술계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단계를 밟아나갈 사람들이 모여야 할 텐데 쉽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신보슬 프라이빗 섹터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예술경영계에 있어야 한다. 공공기금도 점점 줄어들어 언젠가 없어질 때를 대비해야 한다. 민간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 말이다. [weekly@예술경영]에서도 공공보다는 민간을 소개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 좋겠다.

박신의 문화예술을 도구주의적 관점으로 보면 정량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정성적인 관점을 같이 갖고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은 안다. 그런데 어느 한 부문이 주목받고 확장되기 시작하면 정량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급속도로 도구주의화 경향이 심해지게 된다. 본질적인 가치와 사회적 가치 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독 이러한 도구화가 심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김석홍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올 한 해의 이슈들은 지금까지 지속되어 왔던 것들과 앞으로 지속될 것들이 많았다. 앞으로 이 이슈들이 어떻게 진행되어갈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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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_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 지식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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