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 [weekly@예술경영]은 2013년 예술경영인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아 신년 특집으로 연재를 기획하였다. 순서   ① 발행인 대담   ② 올해 추천하고 싶은 나의 좋은 습관  ③ 현장인 5인의 신년계획 ④ 트렌드전망 2013년
일 시 l 2013년 1월 3일(목) 오후 5시 장 소 l 대학로 카페 장

한 해의 전환기에 참 많은 말들이 있었다.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내일은 또 어제와도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같지 않다는 것과 나아지는 것이 동의어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은 모두가 2013년이 힘든 해가 될 것이라는 지점에서 수렴한다.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을 들으면 정치, 경제, 사회를 거쳐 그 마지막 언저리로 인식되는 예술계에 스며들 한기가 어떨지는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데 막상 대담을 위해 예술경영지원센터를 방문했을 때, 전력사용 절감으로 인한 한기만큼이나 예술계를 덮칠 한기가 클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지난 날들의 열기를 되돌아보면서, 온기를 퍼뜨릴 수 있는 그 역할을 기대하며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개방성을 높여야 살아남는다

홍기원 2013년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창립 8주년을 맞는 해이다. 또 작년 말 대선과 함께 정부가 교체되는 시기이도 하다. 예술 환경과 관련한 센터의 성과 및 과제 등에 관련해서, 다음으로는 센터가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의 방향성에 관련하여 어떻게 자리매김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연말이 되면 센터의 홈페이지를 한 번쯤 방문하게 하는 ‘랜드마크’와 같은 코너가 있는데, 바로 한 해를 정리하면서 뽑아보는 ‘예술경영 5대 뉴스’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현재였던, 그래서 미래와의 연관해서 보지 않을 수 없는 2012년의 주요 뉴스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정재왈 과거와 현재의 진단을 통한 미래의 예측에 앞서, 센터의 특수성을 말해야겠다. 잘 아시다시피, 예경은 지원기관이라는 특성상 ‘수동적인’ 위치에 있다. 기관 스스로의 주체적인 결정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다. 웹진 [weekly@예술경영]의 운용도 그런 한계를 상당 부분 담고 있다. 신문이나 TV 등 기존 ‘올드미디어’와 비교할 수는 없다. 특정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뉴미디어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따름이다. 그래서 관련 분야의 아젠다를 세팅하거나,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은 약하다. ‘문화예술계 5대 뉴스’를 센터가 주체적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외부의 시선을 종합해서 그들의 눈으로 대신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 한계 속에서도 올해는 좀 더 주체적인 역량을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

홍기원 이번에 선정된 여러 사안들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출범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센터 등 관련된 기관 모두에게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일정부분 분담할 수밖에 없는 사업 및 업무들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복지재단의 설립은 예술인 스스로의 경력관리에 대한 의식을 제고함으로써 예술단체들이 보다 공식화된 관리시스템 도입하는데 대한 고민을 깊게 한다든지(노무관리 등) 개인 예술가의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센터의 미션이 단체 및 기관의 예술경영 역량 향상만이 아닌 개인 예술가의 예술경영인적 마인드 제고와도 관련이 없다고는 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 센터의 정체성과 관련된 차별화가 요구될 수 있을 것 같다.

정재왈 센터는 문화예술 관련 교육 컨설팅, 조사 및 연구, 국제교류, 공연과 시각예술 관련 지식 정보 서비스 등 상당히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한다. 종합성, 영어로 하면 ‘general’이라는 수식어가 딱 맞는 곳이다. 이 점은 기관의 한계이자 기관의 존립 근거, 다시 말해 정체성이기도 하다. ‘지원기관’으로서, 센터는 지원의 수혜자(개인, 기관, 또는 단체)들이 보다 전문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고자 돕는 일이 우선이다. 이런 학습과정을 통해 수혜 당사자들이 우리 센터로부터 배운 지식이나 노하우를 나름의 방식대로 수용해 실현하는 것에 오히려 보람을 느껴야 한다. 그런 사례가 많이 생길수록 센터는 제 몫을 다하는 것이다. 예술인복지재단의 출범으로, 예술인 교육 및 직업전환 등의 사업이 우리 센터의 그것과 충돌할 가능성이 분명 있다. 좋다. 그 과정에서 센터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도와야 한다. 하지만 혹자는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당신네들은 무엇으로 살아. 사업이 중복되다 보면 문패를 내려야 하는 것 아냐?” 단기적으로는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럴 리는 없다고 본다. 우리는 그 다음의 틈새, 혹은 새로운 영역을 찾아 선도적으로, 선제적으로 나갈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은 센터의 숙명이다. 한마디로 개방성을 높이는 일이야 말로 센터가 살아남는 방법이다.


좀 더 조직의 개방성을 높임으로써 오해를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회의 확산’이 옳은 길이라 생각한다. 센터가 자주 보면 더욱 좋고 안보면 서운한,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편하고 친한 벗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_정재왈

홍기원 직접적으로는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2012년 문화예술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한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공연예술한류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하고 있고 그러한 와중에 외부 환경과의 관계에서 센터가 한류아카데미 사업을 하는 것처럼 연관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를 국제교류라는 틀에서 볼 때 어떤 점들이 수용될 수 있고 또 어떤 부분을 경계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지?

정재왈 이른바 ‘한류(韓流)’를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타자’(외국)들의 관심 폭증 현상이라고 본다면, 공연예술에서도 그런 흐름은 분명하다. 지난해 서울아트마켓을 지켜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외국 참가자들이 한국의 공연예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아시아 여러 나라 가운데 교류하고픈 대상국가 1순위로 한국을 꼽았다. 장르로 치면, 음악(전통음악)과 무용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런 데에는 TV드라마와 K-pop, 한국영화 등 대중예술의 선구적인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그동안 센터 등을 비롯한 정부 베이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국제교류에 대한 현장 예술가들의 열망이 있다. 불과 10년 안팎에 일어난 변화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고 할까.
다만 대중예술의 그것처럼 우리는 공연예술의 한류를 강렬하게 느끼지 못할 뿐이다. 바로 지금이 ‘임계점’이다. 긴 듯 아닌 듯 애매모호한 상태. 이 때 경계해야 할 것은, 문화예술 국제교류의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다. 시장을 열었으면 그 즉시 거래가 성사돼 재화가 오고가야 한다는 ‘말초적’인 기대심리 말이다. 이를 지혜롭게 억제할 수 있느냐가 공연한류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첩경이다.

대중예술의 한류 좋다. 이 한류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콘텐츠의 우수성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의 등장과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본다. 그 새로운 시대와 우리 콘텐츠가 시의 적절하게 절묘한 궁합을 이룬 것. 이미 마셜 맥루한이 설파했듯이 “메시지가 아니라 미디어가 인간의 소통방식을 결정”하는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메시지로 소통하는 공연예술은 그런 뉴미디어의 도움을 전적으로 받을 수 없는 분야다. 예전과 확연히 다른 확장성을 기대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공연예술은 사람의 관계로 이어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견딜 수만 있다면, 한국 공연예술의 한류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치․경제적으로 ‘아시아 시대’, 특히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이기도 하니까.

홍기원 구체적으로 센터의 사업들을 이야기해보자. 예술경영적 차원에서, 특히 인력의 역량강화 차원에서는 기획경영 실무인력의 양성, 매개자에 대한 전문성 강화, 현장 밀착형 교육 등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센터에서 진행하는 인적역량의 강화와 관련된 교육들이 대학과는 다른 성격의 교육이어야 하고, 이를 경험한 인력들이 적합도가 높은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성과목표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센터에서의 교육이 현장과의 연계성이나 효과성면에서 성과가 있는지에 대한 체감도는 어느 정도인지?

1) 문화예술분야 기획·경영 신규 인력의 현장배치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구축하고, 문화예술 단체의 운영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문화예술단체에서 배치 근무할 기획경영 인력(1인)의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

정재왈 센터의 사업 가운데 이런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사업이 바로 ‘문화예술 기획경영 전문인력 양성사업1)’이다. 인력과 단체가 서로 필요에 의해 맺어졌지만 중간에 끝나는 경우도 종종 발행한다. 양측이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현재 개선방안에 대한 모니터를 진행 중이다. 센터가 현장의 니즈에 가까워지려고 하더라도 이런 문제들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영원한’ 시행착오가 아닐까 한다. 그렇다고 그대로 안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해서 올해 전문 인력 교육 사업의 내용부터 손질해볼 생각이다. 현장의 ‘전문적인 직종화’를 유도하기 위해 교육 내용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국제교류 인력을 예로 들어보자. 이 분야에는 프로모터와 프로듀서, 프리젠터, 투어 매니저, 축제감독 등 여러 역할이 있는데 이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 극장 종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역할과 직종이 무엇인지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해외의 사례를 통해 예측하는 연구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이 또한 해볼 생각이다.


홍기원 인력의 전문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교육계와 현장의 미스매치는 아직도 심한 것 같다. 센터가 이 간극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실무형 교육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기대감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선도적으로 예상 직업군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술경영에서 더 세부적으로 나뉘지 않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세분화하면 구체적인 교육이 가능해지고 교육과 현장의 간극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예술경영과 관련된 심층적인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기관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중에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생산해내고 있다는 것을 놀라워했다. 집중적 정보를 생산하는 것은 굉장한 강점 중의 하나라고 본다. _홍기원

그리고 또 센터의 업무 중에 높이 평가 받는 것이 질적으로 우수한 정보의 수집과 유통이다. 2010년도에 내가 소속되어있는 학과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미국에서 개최된 예술행정교육가협회(AAAE, Association for Arts Administration Educators)에 참가했다가 센터의 영어 뉴스레터 및 각종 실태조사 자료의 요약 등 다양한 자료를 접한 외국 학자와 전문가들이 한국의 예술경영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에 대하여 놀라워하는 것을 보았다. 예술경영과 관련된 심층적인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기관이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중에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이런 정보를 생산해내고 있다는 것을 놀라워했다. 이런 식의 집중적 정보를 생산하는 것은 굉장한 강점 중의 하나라고 본다.

정재왈 외부에서 이런 평가를 해주면 고맙기도 하지만 부끄럽기도 하다. 아마 ‘희소성’ 때문에 그런 호평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현재 센터에는 세 가지 매체, 즉 ‘웹진(weekly@예술경영)’, ‘더아프로(theApro)’, ‘더아트로(theArtro)’가 있다. 이런 온라인 미디어는 오프라인 매체에 비해 무한대의 확장성이 있다. 담고 싶은 이야기들을 마음껏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전담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고혈을 짜내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빠르게, 많이 실을 수 없어 아쉽다. 그나마 자체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각 매체 간 연계 정도이다. 그래서 서로 좀 더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정보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테면 해외에 소개할 만한 웹진의 기사를 영문으로 번역해 ‘더아프로’나 ‘더아트로’에 싣거나, 그 반대의 경우이다. 매체별 독자층이 상이해 이런 정보 교환은 나름 효과가 높다.

홍기원 센터의 업무를 찬찬히 살펴보면 개별적으로는 매우 필요한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센터가 주도적으로 계획하는 방향성과는 다른 사업들이 편재되어 있거나 유기적 연계성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수행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큰 테두리에서 관련성이 있을 경우 센터의 업무로 배정하여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겠으나, 특정 조직이 성취해야 하는 핵심역량의 발전을 지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지향점을 갖고 환경적 변화에 대응할 계획인지?

정재왈 올해 내가 센터 경영의 모토로 삼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사업간 융복합적인 협력이다. 이를 통해 팀별 역량을 강화하며 그 효과를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서울아트마켓 기간 중, 교육 컨설팅 사업을 연계하거나 프로그램 속에 적극 배치함으로써 서로 윈윈하는 것이다. 서울아트마켓은 참가자들을 더 모을 수 있고, 교육사업은 프로그램 내용을 더욱 튼실하게 가져갈 수 있다. 이럴 경우, 사업적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센터의 직원들에게도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되면서 역량도 높아질 것이다.

자생력을 키워 공연예술 발전에 기여할 준비가 돼있다

홍기원 차기 정부의 예술정책 방향이 아직 구체적으로 공표되지 않았지만 과거의 선례를 볼 때 개별 정책의 방향성은 공표된 국정운영의 기조 내에서 수립되고, 그 안에서 정책과 사업의 디테일이 확정되는 것이 관례였던 것 같다. 앞으로 센터의 역할 기능이 어떻게 설정될 것인지 궁금하다.

정재왈 앞서 말했듯이, 센터는 사업 내용의 충실도와 평가에 비해 조직으로서, 특히 공공기관으로서 위상이 취약한 편이다. 경상운영비가 없어 기관 스스로 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하며, 성과를 적극 홍보할 동력이 부족하다. 이런 취약성을 해소할 방법으로 ‘법정법인화’가 필요한데, 새 정부의 공약 가운데 그 근거가 될 만한 사항이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것이 실현이 된다면 사업 영역의 한 축이 더 늘어나게 된다. 이 외의 어떤 변화에도 맞서, 센터는 충분히 자생력을 키우며 한국 공연예술의 발전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

사진

홍기원 센터의 영문 명칭(Korea Arts Management Service)을 보면 ‘이 기관이 예술가 및 예술단체들의 온전한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여러 종류의 지원, 즉 ‘서비스’를 제공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센터가 ‘○○원’이나 ‘○○단’ 등으로 불리지 않는 것은 이런 점에서 기관의 본질적인 성격을 규정해 주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정체성을 굉장히 잘 나타내주는 용어라는 생각이 드는데, 센터가 센터의 고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기를 원하는지?

정재왈 개별 사업 중심의 한계로 인한 잦은 인력 이동에도 불구하고 센터의 업무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다. 놀라운 점이다. 다만 외부에서 보기에 사업 참여자들, 지원의 수혜자들에게 문턱이 높다는 인식이 있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들에게 정감 어린 방법으로 수용되지 못해서 생기는 불만인 것 같다. 이런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좀 더 조직의 개방성을 높임으로써 오해를 줄이로 노력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강사와 컨설턴트, 평가위원, 지원수혜자, 수혜단체 등의 풀을 넓히로 ‘기회의 확산’이 옳은 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센터가 자주 보면 더욱 좋고 안보면 서운한,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편하고 친한 벗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홍기원 센터가 매우 세심하고 열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다소 엘리트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받는 고객’ 조차도 그 역량에 따라 서비스의 내용을 수용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상반된 의견이 있다. 지원을 받지 못한 사람이나 단체들의 입장에서는 문턱이 더 높게 느껴지는 이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적은 인력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다 보니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대상이 선정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서비스’를 보다 잘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직구조, 사업구조, 운영 및 예산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정재왈 옳은 지적이다. 매개자 중심의 간접지원이 궁극적으로 문화예술의 파이를 키우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 때문에 센터가 생겼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식이 축적되지 못해 센터의 성장은 답보 상태였다. 그래서 센터의 획기적인 위상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좀 더 나은 결과가 분명 있을 것이다.

홍기원 새해에는 무엇보다 센터의 사업들이 유기적인 구조로 짜여 질 수 있기를, 또한 사업 간의 융복합적인 연계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홍기원 필자소개
홍기원은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정책ㆍ산업대학원에서 문화행정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국제문화교류, 다문화정책, 정책평가이다. 현재 유럽연합, ERICArts, IFACCA가 운영하는 WorldCP(Compendium on Cultural Policy)의 한국 프로파일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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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추천하고 싶은 나의 좋은 습관 ③ 현장인 5인의 신년계획 ④ 트렌드전망 2013(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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