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이어진 특집 ‘예술경영, 지역을 사고思考하다 Ⅱ’는 6대 광역시(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인천)와 특별자치도 제주의 문화 인프라 및 네트워크 현황, 지역 예술경영인들의 화두를 전하며 전국의 문화예술 지형도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도내에 광역시가 없고, 제주도에 비해 면적이 10배에 달하는 강원도가 빠지면서 그 꿈은 완성되지 못했다. 이에 ‘강원도 문화예술 지형도 그리다’ 특집을 준비했다. 2014년 9월 선보이는 1편에서는 강원도 문화예술을 움직이는 정책과 제도, 그리고 곳곳에서 ‘강원도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문화공간들을 소개함으로써 강원도 문화예술 지형도의 밑그림을 그려본다./[칼럼] 강원도 문화공간 현황과 문화예술 생태계 조망/[이.상.공간] 복합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정책제도Q&A] 강원도 문화예술사업을 움직이는 정책·제도

기업의 예술 기부와 문화 소비 촉진

Q. ‘폐교재산 활용을 위한 법률’과 정부 지원 사업 주요내용은 무엇인가?

A. 2000년대 이후 폐교가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어 왔다. 폐교가 지역의 문화공간이 될 수 있는 배경에는 1999년 폐교 활용의 촉진을 위해 ‘폐교재산의 활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폐교특별법)이 있다. 폐교특별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폐교를 문화예술 또는 문화산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 폐교를 대부 또는 매각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폐교 시설 사용료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해지며 사용료를 감액 혹은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전국에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이 수십 개에 이르고 있다.

폐교특별법이 마련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도 정책을 도입해 왔는데, 대표적으로 ‘폐교활용 창작스튜디오 조성 지원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농어촌 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폐교를 활용해 문화예술 스튜디오를 조성하여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주민들의 문화향유권을 높여나가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사업 기간(1998~2004)동안 30개의 예술창작스튜디오가 조성되었다. 또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생활친화적 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시행하여 폐교를 스튜디오 문화공간으로 개조할 경우 공간 개조 경비와 프로그램 운영 경비를 지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운영비 마련의 어려움, 스튜디오 운영 프로그램 미비 등으로 인해 조성된 스튜디오의 대부분이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만 한다. 우선적으로 운영 주체는 지역 주민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하면서,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지자체 및 중앙 부처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Q. 하지만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고 하는데…

A. 폐교의 대부분은 지역 교육청의 재산이다. 대부분의 운영 주체들은 까다로운 무상대부 조건으로 인해 폐교를 임대하여 문화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자연히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개보수의 문제 등도 폐교의 활용에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개보수가 필요한데 개보수에는 법 규정상 제약이 따른다. 교육청의 폐교재산 관리의 기본 원칙은 임대 당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며, 변경이 허가된 경우에도 계약 해지 시 시설물은 원상 복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폐교의 문화공간 활용을 위해서는 이와 같이 제약에 대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Q. 까다로운 조건 해결을 위한 개선 사항이나, 관련된 좋은 사례가 있다면?

A. 가장 좋은 방안은 지자체가 폐교를 매입해 개보수하여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지자체가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의 긍정적인 기여 효과를 인정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강원도와 평창군이 폐교를 활용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지역 내에서의 긍정적인 효과를 인식하여 평창군 이곡리에 위치한 구 노산분교를 감자꽃스튜디오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조해 민간 전문가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강원도와 평창군, 문화예술 기획자, 지역 주민들이 합심해 지역문화관광 활성화를 도모한 민/관 협력의 사례의 하나이다. 사실 감자꽃스튜디오와 같이 지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문화공간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 문화/생태/자원 관광과 같은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 축제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감자꽃스튜디오 사례처럼 문화 소외 지역에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개보수 과정에서 운영 주체의 의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전문 건축가의 참여도 필요하다. 이는 기능적인 보수와 수리의 수준을 넘어 향후 스튜디오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지자체가 스튜디오 운영을 민간 전문가에 위탁하여 운영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해야할 일은?

Q.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폐교를 매입하는 데는 대체적으로 소극적 입장인 듯하다. 성공보다는 실패의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일 텐데, 이를 위한 당장의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A. 지자체가 운영비의 일부를 보조해 줄 필요가 있다. 지역 문화공간 운영자들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공간 운영비는 이들에게 언제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운영비는 기본적인 운영 인력의 고용에 필요한 인건비(대부분 1명)와 전기료 및 광열비, 수선비 등으로 구성된다. 폐교의 경우 건물의 특성상 건물의 난방과 냉방, 제습과 방수 등에 항시 비용이 발생하며, 동절기의 경우 난방비에 따른 재정 부담이 심하다. 꼭 보조금 지원이 아니더라도 문화공간을 공공 목적으로 쓰는 공간으로 간주하여 전기료 요율 감액이나 면제, 대납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지역의 스튜디오 문화공간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다양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겠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 중에서 ‘학교 지역사회 연계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과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문화예술교육사업’, 즉 문화예술교육 분야 지원 사업은 초기 스튜디오 공간 운영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Q. 향후 폐교 활용을 통한 문화예술교육활성화 정책의 전망은?

A. 낙후된 지역의 대부분은 문화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인데, 폐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은 지역민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교육이라는 요소가 가미된 문화 활동은 일반적인 문화 활동에 비해 지역민의 호의적인 반응을 받기도 한다. 특히 교육적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청소년 문화 활동에 대해 학부모들의 참여 의지가 높을 수 있다. 또한 주민들은 폐교가 문을 닫아도 교육적 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향수를 가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지역민들을 문화에 대한 접근을 높이는 방안의 하나로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농어촌 지역에서 수요자 부담 형식으로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운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근거하여 지역의 문화공간이 농어촌 지역의 지역 거점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로 발전할 있도록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시행령에 지역 문화예술교육지원 지정 관련 제도가 있지만, 대부분 광역 단위로 지정되어 있다.

[ 지역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지정 관련 제도 ]/지역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으로 지정되는 것으로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시행령에 명시된 지정요건은 다음과 같음 -최근 2년 이상 지속적으로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 추진실적이 있을 것 -지역센터 업무수행에 필요한 재정 확보 및 운용능력이 있을 것 -전문인력이 1인 이상 상근하여 관련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것 -지역센터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및 장비를 보유할 것./위의 요건을 갖춘 기관이라면 문화공공기관이나 교육기관, 민간단체에서도 지정을 받을 수 있음

기초 자치단체에 기반을 둔 지역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설립이 가능한 제도가 도입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렇게 된다면 지정된 지역의 스튜디오 문화공간은 지역민들에게 지속적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공간 운영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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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사진_전병태 필자소개
전병태는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예술정책연구실 책임연구원(연극학)이다. 공연예술, 커뮤니티 아트, 장애인 문화복지, 지역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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