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4(금)부터 25일(토)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캐나다 아티스트 그룹 ‘매멀리언 다이빙 리플렉스’가 연출하고 광주 동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우리 이웃을 소개합니다>(출처: 아시아예술극장 홈페이지)

2015년 을미년(乙未年)에도 극장들은 저마다의 미션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기 위해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과연 이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를 기대해보며 국내 주요 극장들의 2015년 라인업을 살펴보았다.

국립극장

영국 컴플리시테의 <라이온보이>

▲ 영국 컴플리시테의 <라이온보이> 포스터
(출처: 국립극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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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 기반을 둔 동시대의 공연예술 창작’ 미션 구현에 집중
국내외 예술가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한 신작과 우수 레퍼토리 작품


국립극장은 2015년 1월부터 ‘2014-2015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의 후반을 향해 달려간다. 상반기에는 ‘전통에 기반을 둔 동시대의 공연예술 창작’이라는 극장의 미션을 잘 구현할 수 있는 국내외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신작과 우수 레퍼토리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먼저, 영국에서 온 세계 공연예술계 최신 화제작 연극 두 편이 첫 신호탄을 울린다. 2·3월에 걸쳐 NT Live <프랑켄슈타인>, 영국 컴플리시테(Théâtre de Complicité)의 <라이온보이>가 연달아 올라간다.

국립극장의 대세로 떠오른 창극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된다. 3월에는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국립창극단 역사상 최초로 브레히트의 대표작 <코카서스의 백묵원(가제)>을 창극화한다. 5월에는 <변강쇠 점찍고 옹녀>(고선웅 극본․연출, 한승석 작창․작곡)가 레퍼토리화 되어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이번 시즌 최고 화제는 한국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지휘자 ‘임헌정’과의 만남이다. 이는 그동안 존재해오던 국악관현악과 서양관현악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허무는 것으로 이 만남을 통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음악적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무용단 역시 해외 곳곳에서의 투어 준비를 위해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다양한 신작을 선보인다. 또한, 국립극장은 국립극단·국립발레단의 우수작들을 시즌 프로그램으로 함께 편성하여 2015년을 더욱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서울시청소년국악단 미스터리 청소년 음악극 <꿈.꾸.세>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서울시청소년국악단 미스터리 청소년 음악극 <꿈.꾸.세>
(출처: 서울시예술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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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르와 공연장별 특색을 살린 콘셉트 공연
시민 중심의 다채로운 기획 공연과 축제의 향연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서울시 산하 9개 예술단을 중심으로 오페라, 연극, 클래식, 뮤지컬, 국악, 합창, 무용 등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공연이 연중 펼쳐진다. 2007년부터 시작된 대표적인 나눔 공연 ‘천원의 행복’은 3월부터 시작된다. 올해는 특히 공연장마다 지니고 있는 특징을 최대한 살린 콘셉트 중심의 공연을 기획했다. 창단 3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오페라단의 기념공연 <오르페오>(7월)와 <파우스트>(11월)를 주목해볼 만하다. 국악관현악단 역시 창단 50주년 기념음악회를 선보인다. 2015년 세종문화회관의 행보 중 눈에 띄는 것은 시민 중심의 다채로운 기획이다. 시민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경선과 축제 형식의 ‘시민예술제’, 기성 클래식 전문가들이 조력하고 시민 예술가들이 주축이 되는 ‘생활 예술 오케스트라’와 ‘어린이 페스티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밖에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고 있는 삼청각, 북서울 꿈의숲아트센터에서도 다양한 공연과 기획전시, 상설공연, 미술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대표 기획시리즈 <토요콘서트>(출처: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 예술의전당 대표 기획시리즈 <토요콘서트>
(출처: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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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금)부터 25일(토)까지 캐나다 아티스트 그룹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가 연출하고 광주 동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함께하는 <우리 이웃을 소개합니다> 포스터

▲ <우리 이웃을 소개합니다> 포스터
(출처: 아시아예술극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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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애호가들과 일반 관객의 지적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프로그램
장기시리즈의 지속성을 위한 심도 있는 분석과 기획력


2015년 예술의전당이 선보이는 공연 중 단연 기대가 되는 것은 바로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 기념음악회>다.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는 예술의전당의 신규 대형 기획물로, 5월부터 11월까지 매달 1회 공연된다. 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피아니스트들과의 협연으로 구성된다. 후기 낭만파 대표 작곡가 브루크너의 교향곡 전곡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완주하는 장기 기획 시리즈물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과 일반 관객의 지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만한 공연이 될 것이다.

지난 2004년 9월부터 시작한 예술의전당의 대표 기획시리즈 프로그램인 <11시 콘서트>도 계속된다. <토요콘서트> 역시 티켓 소지자에게 커피를 무료 제공하여 대표적인 주말 ‘브런치 콘서트’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예술의전당 아티스트 라운지>는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파 신예 및 중견 아티스트를 초청하여 연주와 해설이 있는 실내악 무대로 진행된다. 오페라당에서는 먼저 연극 <멜로드라마>(연출 장유정)가 공연된다. 뒤이어 뮤지컬 <원스>, 셰익스피어 대표적인 낭만극 <페리클레스>(연출 양정웅), 가족오페라 <마술피리>, 뮤지컬 <명성황후>, 우수어린이연극시리즈 3편, 현대무용 <투오넬라의 백조> 등이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예술극장

9월 동안 개관 페스티벌 진행, 10월 시즌 프로그램 운영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극장들과 공동 제작 추진


올해 개관을 앞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예술극장은 제작극장으로서 예술가를 중심으로 동시대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것에 미션을 둔다. 극장은 동시대성에 관해 “오늘날 사회, 문화, 예술 등에 대한 고정관념에 문제 제기를 던지는 예술가 자신만의 분석과 비전을 관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태도”라고 밝힌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앞으로 이러한 관점에 맞는 새로운 예술적 표현을 가지고 있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9월 한 달 동안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10월에는 시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관 페스티벌에는 아시아예술극장이 세계적인 축제 및 극장들과 공동 제작한 차이밍량(Tsai Ming-liang)의 <당나라의 승려>, 호추니엔(Ho Tzu Nyen)의 <만 마리의 호랑이들> 등이 공연된다. 개관 페스티벌의 일부 작품은 이미 제작이 완료돼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와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이러한 제작 방식으로 제작극장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기획 단계부터 공동 제작자들을 통한 순회공연을 담보하는 유통망을 가지고 나갈 전망이다.

반면, 시즌 프로그램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한 지역 예술 창작자들의 작품이 공연된다. 선정된 작품은 워크숍과 프리젠테이션 등의 과정을 거쳐 제작될 예정이다. 이로써 지역 예술인들과 동시대 예술 간 접점을 확대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극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명동예술극장

1월 23일(금)부터 26일(월)까지 공연되는 <여기가 집이다> 포스터

▲ <여기가 집이다> 포스터
(사진출처: 명동예술극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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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목)부터 19일(토)까지 공연되는 로베르 르빠주 연출 <바늘과 아편>

▲ 9월 17일(목)부터 19일(토)까지 공연되는
로베르 르빠주 연출 <바늘과 아편>
(사진출처: LG아트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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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존재의 뿌리, 현대인이 상실한 인간 근원적 가치 성찰
세 편의 유럽의 최신 현대희곡을 감상할 수 있는 낭독공연


명동예술극장의 올해 라인업은 <여기가 집이다>(작·연출 장우재)와 <어머니>(작·연출 이윤택) 초청공연으로 시작해 자체 제작공연인 <리어왕>(연출 윤광진)과 <문제적 인간 연산>작·연출 이윤택, <아버지와 아들>(연출 이성열)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집’과 ‘가족’을 화두로 던지며 우리 존재의 뿌리, 그리고 현대인이 상실한 인간 근원적인 가치를 성찰하려는 테마를 가지고 있다. 명동예술극장은 각각의 작품 속에서 다르게 투영되고 있는 작품 속 ‘문제적 인간’들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부모와 고향, 그리고 조국과 개인의 관계에 대한 질문들을 던지고자 한다.

이 밖에 2014년 8월 공연되었던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연출 한태숙)>이 올라가며, 중국고전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조씨고아>(연출 고선웅), 세계적인 극작가 버나드 쇼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성녀 조안(Saint Joan)>이 김광보 연출에 공연된다. 이외에 해외신작 낭독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의 향후 제작공연 후보작의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세 편의 유럽 최신 현대희곡 <나는 사라진다>(작 아르네 리거), (작 마틴 크림프), <소립자>(원작 미셸 우엘벡, 각색 쥘리앙 고슬랭)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LG아트센터

각 장르별 세계적인 거장들의 잇따른 내한 공연
CoMPAS 라인업에 포함된 2편의 엔터테인먼트 작품


LG아트센터는 2000년 개관 이후 15년 동안 엄선된 ‘CoMPAS’ 라인업으로 관객들의 예술적 감성을 충족시켜 왔다. 올해의 ‘CoMPAS15’ 역시 실속 있고 검증된 작품들로 알차다. 우선, 설명이 필요 없는 동서양의 연극 거장, 로베르 르빠주와 니나가와 유키오가 돌아온다. 로베르 르빠주는 자신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 <바늘과 아편>으로 8년 만에 내한한다. 니나가와 유키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 <해변의 카프카>를 연극으로 무대화한다. 2014년 <사회의 기둥들>로 화제가 된 연출가 김광보도 신작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를 선보인다.

올해는 특별히 2편의 엔터테인먼트 작품이 CoMPAS 라인업에 포함됐다. 지난 4회의 공연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가 9년 만에 돌아오고, 2013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최고 화제작 오피스 어드벤처 <블램!>이 국내 초연된다. 또한,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의 10년만의 내한을 필두로,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브라질 출신의 데보라 콜커 무용단이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그밖에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과 ‘댄싱9’으로 주목 받고 있는 LDP무용단 신작, 안무가 정영두가 함께 하는 현대무용 프로젝트 <푸가>도 공연된다.

클래식 라인업은 유독 처음 내한하는 예술가들이 많다. 영국 합창계를 이끌고 있는 더 식스틴을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 클라리넷 앙상블 트리오 디 클라로네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공연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1월 24일(토) 컨템포러리 토크  첫 강연자인 대만의 영화감독 차이밍량(Tsai Ming Liang)&#13;&#10;

▲ 1월 24일(토) 컨템포러리 토크 첫 강연자인 대만의 영화감독 차이밍량(Tsai Ming Liang)
(사진출처: 두산아트센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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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센터

아시아예술극장과 함께하는 ‘컨템포러리 토크’ 무료 강연 진행
두산인문극장 2015 ‘예외’를 비롯한 차세대 공연예술가들의 기대되는 신작들


두산아트센터는 2015년 아시아예술극장과 함께 기획한 ‘컨템포러리 토크 Contemporary Talk’를 1월부터 7월까지 한 달에 한 번, 총 7회 진행한다. ‘컨템포러리 토크’는 동시대 공연예술계를 이끌고 있는 예술가, 프로그래머, 큐레이터의 현재 고민과 비전을 들어보는 무료강연 프로그램이다. 영화감독 차이밍량과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前 쿤스텐페스티벌 예술감독 프리 라이젠 등이 강연자로 참여하며, 영화평론가 정성일과 2014 미디어시티서울 예술감독 박찬경,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 시각예술분과 수석 큐레이터 안젤름 프랑케 등이 대담자로 참여한다. ‘컨템포러리 토크’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은 2015년 9월 아시아예술극장 개관페스티벌에서 만날 수 있다.

매년 상반기, 사회적인 화두를 다루는 작품을 선보이는 <두산인문극장>의 2015년 주제는 ‘예외’이다. 연극 <구름을 타고>(작·연출 라비 므루에)와 <차이메리카>(작 루시 커크우드, 연출 최용훈),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작 이와이 히데토, 연출 박근형)가 3~6월에 걸쳐 공연된다. <구름을 타고>는 작가와 작가의 동생이 직접 출연하며 강연과 프리젠테이션을 오가는 렉쳐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차이메리카>중국(China)와 미국(America)의 합성어로, 천안문 사태를 소재로 중국의 인권 문제와 미디어, 중미 관계의 세계사적 변화를 개인의 이야기를 매개로 엮은 작품이다.

이처럼 두산아트센터는 올해도 동시대 예술가들과 다양한 형식과 방식으로 사회와 예술을 고민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밖에 두산연강예술상 신작,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Doosan Art LAB을 통해 차세대 공연예술가들의 신작과 작품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필자사진_김미지 필자소개
김미지는 대학에서 연극학을 공부하고 월간 <한국연극> 기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문화, 예술, 놀이를 통해 협동하며 다함께 잘 놀고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웃문화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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