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계열에 진학하는 여학생의 비율은 남학생보다  높다. 그러나 문화예술인력 성비는 정반대로 나타나 취업률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게다가 석사학위 취업자까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거의 2배 정도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박사학위 취업자부터는 남성의 숫자가 여성의 숫자를 완전히 역전한다. 문화예술 분야의 유리천장의 두께는 여타 사회문화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로 수행된「2009 성별 문화인력 통계DB」는 기존 문화인력 관련 통계자료를 재분석한 ‘기존문화인력 통계DB’와 실태조사를 통한 ‘신규문화인력 통계DB’로 나뉘어 구축되었다. 실태조사는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분야의 종사자와 활동가 3,063명(개인 2,562명, 단체 501개)을 표본으로 선정하여 2008년 11월 7일부터 2009년 1월 31일까지 ‘인력양성현황’, ‘노동시장진입’, ‘경제활동상태’, ‘취업자의 고용특성’ 등 4가지 영역에 대한 설문조사로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 문화예술분야의 경제활동상황에서 성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남성과 여성의 성별 특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문화예술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절실함을 알 수 있었다. 몇 가지 중요한 통계자료를 살펴보자.


전공자 성비와 활동인력 성비는 정반대

교육인적자원부의「취업통계연보」를 학교수준을 분류하여 성별 졸업생 수를 비교한 결과, 전문대ㆍ대학ㆍ대학원 등 모든 교육기관에서 졸업하는 여학생의 비율이 남성의 거의 2배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예체능계열에 진학하는 여학생의 비율이 남학생보다 높다는 의미이며, 다시 말해 예체능계열은 다른 전공계열보다도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전공계열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표1] 학교수준별 졸업생 수

그러나 문화예술 관련 학과의 입학생의 남녀 성비는 사회에서 문화예술인력으로 활동하는 인력의 성비와 정반대 현상을 드러냈다. 이것은 취업률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즉 석사학위 취업자까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거의 2배 정도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박사학위 취업자부터는 남성의 숫자가 여성의 숫자를 완전히 역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여성이 학력이 높을수록 전업주부로 남아있는 비율이 높은 것과 깊은 관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즉 문화예술 분야의 유리천장의 두께는 여타 사회문화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겠다.

[표2] 학교수준별 미취업현황 중 여성 전업주부 분포



남성은 정규직, 여성은 계약직 비중 높아

학력 수준이 높은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전업주부로 남아 있는 비중이 이렇게 높다는 점은 문화예술분야의 소중한 인재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규직 비정규직 비율의 남녀 차이와도 연결된다.

문화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인력 중 남성은 정규직의 비율이, 여성은 계약직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문화예술분야의 고용형태에서는 계약직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33.5%) 이것을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과 남성의 고용형태에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즉 남성의 경우 정규직(35.0%), 계약직(33.1%), 프리랜서(24.9%)의 순으로 분포했고, 여성은 계약직(33.8%), 프리랜서(32.8%), 정규직(25.2%)의 순으로 분포하고 있다.

[표3] 문화예술분야 고용 형태별 현황



입직 과정에서 성차별적 요소 작용

이러한 결과는 입직 과정에서 성차별적 요소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화예술단체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문화예술 분야의 입직과정에서 여성의 고용을 회피하는 이유로 ‘가사 양육의 부담이 크다’는 점이 가장 높게 지적되었다(34.3%). 그 다음으로 ‘사회차별적 분위기’(19.8%)가 지적되었다. 문화산업 분야 역시 ‘가사 양육의 부담이 크다’는 점이 가장 크게 지적되었고(37.6%), 그 다음 고용기피 이유는 ‘조직적응력 부족(20.2%)’, ‘사회차별적 분위기’(18.1%)라는 점이 지적되어 입직과정에 있어 성차별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이 여성의 계약직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분야는 여타 분야보다 여성적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뿐더러 많은 여성인력 자원이 적재되어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적재적소에서 문화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문화강국으로서의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성별 인력 특성에 대한 성인지적 접근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적인 항목이 된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관련자료
「2009 성별 문화예술 통계 DB Ⅰ-통계편」
「2009 성별 문화예술 통계 DB Ⅱ-구축방안」


류정아

필자소개
류정아는 서울대 인류학과 및 대학원과 파리 고등사회과학연구원 사회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실 연구위원으로 한국의 지역문화, 지역축제, 여성문화정책, 다문화정책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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