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이슈토크는 공공극장 경영의 모델들, 문화콘텐츠 가치평가 개선, 백신접종센터 예술작품 전시 세 가지 이슈를 다뤄봤습니다.
극장 경영과 관련한 내용은 다음 달에 웹진 특집으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이번 이슈토크는 일종의 예고편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극장 경영 전체를 이야기하려면 폭이 매우 넓어지므로, 지역극장의 운영과 제작극장의 가능성 등을 짚어보았습니다. 지역 문예회관들의 노후화부터 민간극장들의 성과까지 다루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문화콘텐츠 가치평가 제도 개선은 콘텐츠 산업이 최근 왕성한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편집위원들은 콘텐츠산업의 발전상에 맞는 평가방식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면서도, 투자지원을 위한 가치평가와 다른 영역의 평가기준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백신접종센터는 온 국민이 동일한 방식으로 일정 장소를 반드시 방문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편집위원들은 각자 경험한 병원과 접종센터의 분위기를 전하며 행정의 유연함을 촉구했습니다.

공공극장 경영의 모델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재개관, “완전히 달라졌다”...음향 업글, 명단 자리는?
대학로 연극의 진단과 활성화 방안 연구
지역극장 모델 발굴 및 지원사업 연구


  • 안태호

    안태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재개관 소식과 두 개의 연구자료를 붙였다. 이번 달부터는 이슈토크의 꼭지 하나를 다음 달 특집을 예고하는 성격으로 만들어볼 예정이다. 극장 경영 모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다.
  • 최정윤

    최정윤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3년 7개월 만에 재개관했다. 무대, 객석, 로비를 전면 개보수한 것은 1973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총사업비 658억 원이 소요된 이번 리모델링은 특히 음향이 대폭 개선되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제작극장으로서 국립극장이 새롭게 도약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장석류

    장석류

    국립극장은 1950년에 만들어져, 1973년 남산으로 이전했고, 최근 몇 년 해오름극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70주년을 지나고 있다. 국립극장만 리모델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전국의 많은 공공극장이 노후했다. 또한 공공극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화가 필요한 시대이다. 단순 시설을 넘어 공동체가 연대하고 특별한 공동의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가치의 중심지”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지역극장 모델 발굴 사업은 광역재단이 직접 공연장 공간을 운영하는 모델은 아니다. 지역문화 정책의 관점에서 지역극장이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전의 공공극장 정책과는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그 효과성을 검증할 수는 없지만, 이런 모델들이 자리 잡으면서 민간 중심, 예술인 중심의 작은 극장들이 활성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
  • 안태호

    안태호

    사실은 예산이나 인력 등을 보면 지역 기초문화재단이나 문화회관들이 모두 프로듀싱 시어터가 될 수도, 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다만,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나 공연 단체 등 좋은 파트너가 있다면 해볼 만한 게임이란 생각이 든다. 부천문화재단에서 일할 때 보면 재단 공연팀이 극단 한 곳과 공연 하나를 만드는 데 1년이란 시간을 꼬박 할애하더라.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 듯하다.
  • 연수현

    연수현

    장르의 경계를 허물거나, 무대에 작품을 올리는 최종 과정 이전의 실험적인 단계를 중시하는 과정 추구형 민간극장들의 등장과 성장의 역사도 주목해볼 만하다. 민간극장의 다양한 시도를 공공영역에서 그대로 차용한다기보다 공공극장이 지역과 연대하여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를 고민하는 공론의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
  • 주성진

    주성진

    예전에 박물관을 짓는다는 지자체의 회의 자리에서 그 자리에 참여한 사람들이 1년에 몇 번 박물관에 가는지 조사해본 적이 있었다. 측무대와 플라잉 타워가 있는 본격적인 대극장을 갖춰야 한다는 지자체의 신축 극장 논의 장소에서 오페라를 1년에 몇 편이나 보는지 물어본 적도 있었다. 결론은 짐작하는 바와 같다. 그러면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좋은 극장을 둔 지자체들이 왜 그런 공연장을 가지고 싶어 하고 박물관을 짓고 싶어 할까? 정말 시민을 위해서일까? 시민을 위한다면 헬기를 한 대 사서 주말마다 서울 공연장으로 관객들을 실어 날라도, 공연장 하나를 짓는 예산으로 수십 년 동안 그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말이다. 지자체들은 시민들이 결혼식이나 환갑잔치, 생일파티를 즐길 수 있는 작은 공공극장으로 눈을 돌려주었으면 한다.
  • 문화콘텐츠 가치평가 개선

    음악·콘서트로 평가서비스 확대...문화콘텐츠 가치평가 제도개선
    ‘기술·지식재산 가치평가 체계’ 대폭 개선...법 개정·가이드라인 제정
    기술·IP 평가 기준 마련...4차 산업혁명 대응


    • 안태호

      안태호

      정부가 문화산업의 가치평가 제도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다. 최근 K-POP을 중심에 둔 콘텐츠산업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미술 외에 다른 영역의 가치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좀 낯설기도 하다.
    • 장석류

      장석류

      가치평가는 최근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가치’는 한자로 ‘값 가(價)’, ‘값 치(値)’를 쓴다. 풀어보면 값어치이다. 이 값어치를 돈으로 측정하면 가격(價格)이 된다. 감정평가사의 주 활동 영역인 토지, 건물 등에 비해 음악, 콘서트는 수요의 변동성과 효용에 대한 주관성이 커서 평가가 상당히 어렵다. 그렇다고 문화산업 영역에서 가치평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음악, 웹툰 시장의 경우, 그 값어치를 평가하고 인정받으면서 저작권이 보호되고 시장이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산업의 영역은 적극적으로 그 값어치를 평가해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시장실패의 영역에 있는 순수예술은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 연수현

      연수현

      10년 전쯤 문화체육관광부가 콘텐츠 가치평가 모형을 만들어 발표한 이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 가치평가센터를 열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 최근 웹툰까지 장르를 확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발표는 기존에 다루던 게임, 방송, 에니메이션, 영화, 뮤지컬에 이어 음악과 콘서트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장르를 확대하고, 미술품 감정에 대한 고도화를 위해 제도를 개선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콘텐츠 가치평가의 궁극적인 목적은 투자지원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장석류 편집위원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산업 영역에서의 가치평가와 그 외 영역의 가치평가 목표나 기준은 어떻게 다르고, 평가의 활용 또한 달리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겠다.
    • 주성진

      주성진

      나는 에코브릿지와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20대의 어느 여름 뜨겁게 짝사랑했던 사람의 고향이 부산이었기 때문이다. 무작정 찾아가 함께 걸었던 부산 바닷가의 설렘과 혼자 잠들어야 했던 달맞이고개 찜질방의 아픔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 ‘부산에 가면’이라는 노래에 더 적확한 값어치를 매기는 것이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필요할까? 저마다 지닌 추억에 대한 가중 평균이라도 낼 것인가? 4차 산업이라는 냄비에 공공성, 경제성, 다양성을 어설프게 섞어 알 수 없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건 아닌가?
    • 최정윤

      최정윤

      기술이나 노하우, 콘텐츠에 관한 가치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에 다루던 영역에서 분야를 확대하고 민간 자격 신설을 검토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라. 물론 가치평가를 위해 과학적 분석기법을 연구하고, 가치평가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양성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실질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안목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서 전문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발굴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 백신접종센터 예술작품 전시

      노원구, 백신접종센터에 예술작품 전시
      예술 경험과 팬데믹: 그림 속 떡, 디지털 속 꽃
      코로나19는 예술기획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 안태호

        안태호

        지난 칼럼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의 새로운 예술기획에 대한 글이 있었는데, 최근 비슷한 기사가 나와서 함께 이야기해볼 만하다고 여겼다. 요즘 각자 백신을 맞으셨을 텐데, 그 공간에 뭘 해보면 좋겠다는 등의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 최정윤

        최정윤

        노원구 백신접종센터에서는 구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예술 백신 갤러리’를 조성하고 전시를 열었다. 첫 번째 전시는 <르누아르전: 빛과 색채의 대가>이고, 이후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리적 방역뿐만 아니라 마음의 위로와 심적 치유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미술관 내 전시공간을 백신접종센터로 쓰거나 혹은 접종센터에 예술작품을 진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예술 경험과 의료활동의 접목은 예로부터 예술에 결부된 치유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아무래도 명화 이미지가 저작권 문제라든가,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 전시하기에 더 좋을지는 모르겠다. 현대미술의 경우 사회적, 정치적 주제를 다루어 보는 이로 하여금 문제적 요소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도 많아서, 치유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형병원이나 소규모 개인병원에도 국내 미술작가 작품이 많은 것을 고려할 때, 국내 작가 작품을 전시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 안태호

        안태호

        사실 비용을 조금만 들이면, 그 안에서 전시를 하는 등의 방식도 얼마든지 있는데 아쉽더라. 백신접종센터로 쓰이는 큰 규모의 문화예술 기반 시설은 공연장, 도서관같이 여러 시설이 모여 있기 마련이다. 방문하는 접종자들에게 작은 전시를 열어준다든가, 도서관 관련 내용을 홍보한다든가 하지 않는 모습이 아쉬웠다. 전 국민이 동일한 목적으로 시설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다 보니.
      • 연수현

        연수현

        공연, 전시장에서 백신접종자에 대한 할인 혜택을 만들기도 했는데, 문화활동에 익숙하고 관심이 많은 사람은 유인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백신을 맞는 현장과 문화예술의 접점을 고민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요요마가 백신접종센터에서 첼로를 연주했다는 기사를 많이 보셨을 거다. 코로나로 인해 찾아온 우울감, 접종에 대한 약간의 긴장과 두려움 등을 이해하고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는 문화예술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주성진

        주성진

        작은 개인병원에서 백신을 맞았다. 입원실을 비운 것 같은 장소에 어색하게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고, 각자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미술작품이나 공연까지는 어렵더라도 시집 한 권, 만화책 한 권이라도 준비되어 있다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물론 책을 만지면서 감염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사실 그러한 상상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있는지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 연수현

        연수현

        이동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해 전용 혹은 순환버스가 백신접종센터를 오간다고 한다. 접종 전후 대기, 접종센터 입구나 로비 등을 지나며 백신접종을 위해 개인이 할애하는 시간과 방문하는 장소를 활용해볼 수 있다. 지역 내 문화예술 기관 이를 테면 공연장, 전시장, 도서관 등의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에 듣지 못했던 음악, 조각, 그림 등 예술작품을 접하는 것도 또 다른 의미에서 예술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접근이라고 본다.
      • 주성진

        주성진

        지난 2년간 수많은 재단과 문화도시센터들이 생겨나면서 많은 신입 직원들을 고용했다. 그 대다수의 행정가들이 재택근무나 화상 회의 같은 비대면 방식으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제한된 행정 경험을 쌓아가면서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능동적인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반면 현장의 활동가, 예술가들은 유례없는 상황을 몸으로 맞서가며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역량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면 현장과 행정의 역량 차이가 커질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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