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말,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실시한「미술시장 현황조사 및 발전방안 연구」는 미술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작가, 유통, 소비 중 유통시설, 특히 화랑의 기초자료 마련을 위해 한국화랑협회와 공동으로 131개의 회원 화랑(2007년 11월 기준)을 표본대상으로 한 매출현황 파일럿 조사를 실시하였다.

현재 국내 화랑의 수는 대략 400~500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목표 모집단을 설정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화랑의 경우 별도의 등록절차가 없으며 매년 경제상황 및 경기변동에 따라 화랑수의 변동폭이 넓어 리스트를 작성하는 일도 쉽지 않다. 또한 화랑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그 대상의 수는 크게 다를 수 있다. 물론 한국화랑협회의 회원화랑 중에서도 성격이 모호한 화랑들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사실 엄격하게 상업화랑이라는 기준을 놓고 본다면 그 숫자는 훨씬 줄어들게 될 것이다.

화랑 파일럿 조사는 구체적인 거래현황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출의 구간 또는 비율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62.4% 연간 총 매출 3억 미만 응답

[그림1] 2006년 대비 2007년 상반기 화랑 매출 현황

2006년도 연간 총 매출규모를 묻는 질문에 ‘5천만~1억 원 미만’이 24.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5천만 원 미만’과 ‘1~3억 원 미만’이 각각 19.5%, 18.2%였다. 전체 응답화랑 중 62.4%가 연간 총 매출 ‘3억 원 미만’으로 응답하였다. ‘50억 원 이상’이라고 답한 화랑도 3.9%로 나타났다.

2007년도 상반기의 총 매출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5천만 원 미만’이 34.6%로 가장 높았으며 ‘1~3억 원 미만’이 16.7%, ‘5천만~1억 원 미만’과 ‘9~11억 원 미만’이 14.1%로 나타났다. 2007년 상반기 매출로만 계산해도 ‘50억 이상’이 3.9%를 차지하고 있다.

2007년은 상반기만을 고려하였기 때문에 2006년에 비해 5천만 원 미만의 수가 증가하였으나 매출규모가 클수록 전년도와의 차이가 크게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2007년 연간매출을 고려하였을 때 전년 대비 연간매출은 상승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소수 화랑의 매출 집중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하여 일부 화랑의 2007년, 2008년의 연간 매출을 살펴보면 대부분 2007년 대비 50% 이상 매출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화랑의 경우 전년대비 매출이 줄었다고 하지만 2008년 말 기준으로 가나아트갤러리, 갤러리서미,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등 전체매출 중 상품매출만 보더라도 수백 억 원대의 규모를 보이는 화랑도 있음을 볼 수 있다. 국내 화랑 매출 중 상당수가 몇 개의 화랑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고 많은 군소화랑들은 연간매출이 낮음을 상기 그래프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연간 화랑매출 60%, 상설 및 기획초대전 작품 판매

[그림2] 항목별 매출규모 비중

2006년 화랑의 전체 매출 중 상설 및 기획∙초대전의 작품판매액이 58.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트페어 판매수입액이 27.2%이다. 2007년 역시 비슷한 비율로 매출을 구성하고 있으나 전년 대비 작품판매액은 소폭 상승하였고 대관 및 기타수입액은 줄었다. 이는 2007년 미술시장 활황기를 맞아 작품판매가 상승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작품과 거래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필요

미술시장에서 화랑은 작가의 작품을 소장자에게 판매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일차적이고 직접적으로 유통과정에 개입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중개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작품 가격 결정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즉, 작가의 의도를 고객에게 알리는 기본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실제 시장에서 작품의 경제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미술시장은 주관적 요소가 다른 어떤 시장보다 우세하기 마련이므로 가치교환이 불확실하고 그로 인해 늘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어떤 시장보다 신용이 중요하며 이를 확립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오늘날 화랑은 과거와 같이 단순히 작품만을 사고파는 소극적인 거래에서 벗어나 운영의 전문화와 각종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미술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동시대 미술현장의 최전방에서 한 나라의 미술문화를 이끌어가는 화랑의 역할은 막중하며, 특히 미술유통의 자유화, 국제화시대를 맞아 문화의 수출입 창구로서 그 역할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맞게 화랑은 그림 자체와 거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개하여야 한다. 정확한 거래정보를 토대로 한 통계치와 작품에 대한 정보는 미술시장 정책결정의 기초가 되고 컬렉터들에게도 미술품 향유를 위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고정완

필자소개
고정완은 통계와 경영학을 전공하고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미술시장 관련 연구사업 및 통계조사를 담당하였다. 현재 ㈜아식스스포츠에서 고객분석과 마케팅전략 기획, 스포츠시장 조사 및 분석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미술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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