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분야에서 창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이들이 있다. 나만의 아이템으로 사업자등록증과 투자를 받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그들은 곧 시장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하지만 예술기업 창업의 특징은 예체능 계열의 창업인 비중이 높고 소규모 인원의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장 경쟁력이 타 산업 분야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예술기업들에게 민간보다 우선 구매 제도가 있는 공공시장은 매우 좋은 기회의 땅이자 힘이 되는 곳이다. 하지만 공공시장도 절차와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공공시장 진출의 첫 관문 : 나라장터 이용하기

공공시장을 알기 위해선 우선 조달청과 나라장터(www.g2b.go.kr)에 친숙해져야 한다. 나라장터 사이트에는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의 모든 입찰 정보가 펼쳐져 있다. 먼저 나라장터에 나의 사업자를 등록하자. 나라장터에서 지정한 공인인증기관 사이트에서 사업자용 범용 인증서를 유료로 발급받는다. 이후 나라장터에서 입찰 참가 자격 등록 신청을 하여 승인을 받는다.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지만 이후 본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지문 등록이 필요하다. 보안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가까운 지방 조달청에 방문을 한번 해야 한다. 지방 조달청 방문 전 반드시 지문보안토큰이라는 기계를 공인인증기관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수령증을 출력해 가야 한다. 기계를 택배로 보내주진 않는다. 지방 조달청 고객지원센터에 가서 수령증과 신분증을 보여줘야 지문 등록을 할 수 있고 토큰 기계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토큰에 인증서를 복사하고 나라장터 사이트에도 인증서를 등록하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다시 나라장터를 둘러보자.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메뉴는 사이트 첫 번째 화면의 맨 좌측 윗부분에 있는 ‘입찰정보’ 버튼이다. 이곳을 클릭하면 입찰공고 검색란이 나온다. 여기에 본인이 알고 싶은 사업명을 입력한다거나 공고 기관 또는 수요기관(정부기관 또는 공공기관)을 선택하여 기간을 정해 검색하면 수많은 입찰공고 리스트가 나온다. 여기서 내가 원하는 사업 유형의 입찰 참가 자격 조건과 과업내용 등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좀 더 팁을 드리자면 입찰공고 검색란 맨 윗 부분의 ‘검색 유형’에서 ‘개찰 결과’를 선택하고 검색하면 공고 리스트들마다 입찰 참가자 수, 낙찰예정자, 투찰금액, 투찰률, 진행 상황 등의 매우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각 공고 리스트들마다 맨 좌측 ‘개찰 완료’ 버튼을 누르면 해당 공고에 대한 경쟁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참가업체들의 순위와 투찰금액, 입찰 미달 사유 등이 자세하게 나오기 때문에 시장 경쟁상황과 시장가격 형성 정보를 손쉽게 축적할 수 있다.

<입찰정보 중 개찰결과 조회 방법>

더 많은 공공조달 정보를 얻고 싶다면

좀 더 방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조달정보 개방 포털빅데이터 기반 조달업무 의사결정시스템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먼저 조달 정보 개방 포털에 접속하면 첫 화면 맨 좌측에 ‘종합 분석’ 아이콘이 보일 것이다. 이를 누르고 들어가면 여러 개의 리스트가 나오는데 이 중 ‘특정 품목 조달 내역’을 선택하고 들어간다. 검색란의 ‘조회 물품’에서 원하는 품목을 입력하고 조회하면 각 수요기관들의 해당 규격에 대한 수요 상황과 계약업체, 계약 금액 등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그 이외의 조달 관련 공공데이터들도 제공하고 있으니 꼭 들어가 보길 권한다.

빅데이터에 관심이 많다면 빅데이터 기반 조달업무 의사결정시스템을 모니터에 띄워보자. 화면에 사용자 유형별 관심분야 분석, 나라장터 분석, 빅데이터 기술 활용 분석 등의 메뉴가 보인다. 이 중 눈에 띄는 빅데이터 기술 활용 분석을 클릭하면 데이터 시각화라는 메뉴가 나온다. 이를 다시 클릭하면 나라장터 창업기업 현황(물품) 또는 나라장터 품명별 분석 등을 선택할 수 있고 시각화된 데이터 정보가 펼쳐진다.

<조달정보개방포털 조회 방법>

공공조달 계약의 유형

나라장터의 입찰공고 목록을 훑어보다 보면 계약 유형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경쟁 입찰 제도에는 정말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그 중 문화 예술 공공기관들이 자주 사용하는 경쟁 입찰 유형이 있다. 소액수의 견적입찰과 협상에 의한 계약 방법이다. 먼저 소액수의 견적입찰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임의적 1인 수의계약 방식이 아니다. 추정가격(소요예산에서 부가가치세를 뺀 금액) 2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임의적 1인 수의계약이 허용된다. 하지만 그 금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물품·용역은 추정가격 5천만 원 이하(현재는 한시적으로 1억 원 이하)까지는 소액수의 견적입찰에 의할 경우 나라장터에서 전자입찰을 해야 한다. 수요기관이 추정가격 2천만 원을 초과하는 물품·용역 계약을 소액수의 견적입찰로 계약을 체결하려고 한다면 복수예비가격을 통한 예정 가격을 작성하여 입찰공고를 하게 된다. 낙찰 기준은 예정 가격 대비 88% 이상으로 제출한 업체 중 최저가격을 제출한 자가 선정된다. 예정 가격 대비 88% 이상으로 낙찰률을 정한 이유는 과당경쟁에 의한 덤핑 방지와 최저가 낙찰에 따른 부실 성과를 막기 위한 장치이다. 소액수의 견적입찰은 빠른 절차로 계약이 체결되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 요소로만 낙찰자가 결정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과업 이행의 전문성과 창의성, 독창성, 업체의 기술성 등이 요구되는 계약의 경우 수요기관은 주로 협상에 의한 계약 방법을 채택하게 된다. 협상에 의한 계약은 수요기관이 제안요청서를 입찰 공고하여 다수의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제출 받아 이를 평가한 뒤 기술협상을 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평가 점수의 비율이 제안서에 대한 기술평가가 80%~90%, 가격평가가 10%~20%로 설정되기 때문에 입찰가격보다는 제안서 내용을 얼마큼 정성을 들여 구성했느냐에 따라 낙찰이 여부가 판가름 난다. 제안서 작성에는 시간과 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나라장터에서 입찰정보를 클릭하고 다시 좌측 메뉴에서 물품 또는 용역 버튼을 클릭하면 나오는 트리 중 ‘사전규격공개’를 발견할 수 있다.

<사전규격공개 검색 활용 방법>

사전규격공개제도는 본 공고를 올리기 전 과업지시서 또는 제안요청서를 사전에 공개하여 입찰 예정자들에게 의견과 이의사항을 접수받는 제도이다. 여기서 별다른 조정사항이 없다면 본 공고를 올리게 되는데 통상 5일~6일 정도 소요된다. 미리 관심 있는 분야의 사전규격공개를 모니터링하면 제안서 작성 시간을 벌 수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예술경영 아카데미에서도 제안서 작성의 애로사항을 도와주기 위해 기획서 작성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서 작성과 피칭 등의 기법을 배우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구매제도로 가능성을 높이자

공공시장 진출에 있어 우선구매제도는 예술기업들에게 매우 유리한 제도이다. 우선구매제도란 중소기업 또는 사회적 약자기업들에 대해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구매를 돕도록 하는 제도이다. 판로지원법에 의해 추정가격 1억 원 이하 물품·용역 입찰은 소기업·소상공인들만 참여가 가능하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에 장애인기업, 여성기업, 사회적기업일 경우 입찰 조건에 따라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추정가격 5천만 원 이하면 수의계약도 가능하다. 창업기업도 최근 7년 이내에 창업을 했다면 협상에 의한 계약 기술평가 시 신용에 대한 정량평가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혜택들을 받기 위해선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인증을 받아야 한다. 중소기업 확인서는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서 온라인 자료 제출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직전 년, 당해 연도 창업기업은 온라인 자료 제출 없이도 신청서 작성만으로 발급 가능하다. 장애인 기업과 여성 기업은 공공구매종합정보망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장애인 기업과 여성 기업 인증 시에는 실사 절차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창업기업은 창업기업확인시스템에서 발급할 수 있되 인증서의 유효기간 내 창업기업의 업력이 7년을 초과하는 경우 7년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까지를 유효기간의 만료일로 정하고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통합정보시스템에서 진행할 수 있다.

예술 분야에서 기업을 만들고 이윤 창출 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지난 2년여 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문화 예술 관련 시장은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예술기업을 창업하고 공공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러한 분들에게 본고가 조금이나마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필자소개

    김범훈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계약·총무 담당과 경영지원팀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기획조정팀장을 맡아 팀원들의 도움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