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위주의 음악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바라보고 응원하는 음악 스타트업이 있다. 스페이스오디티는 음악시장에서 가장 큰 소비자인 팬덤을 응원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로 뻗어 있는 한국 음악시장의 소비자를 조망하는 기업이다. 음악분야의 산업구조가 디지털,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오프라인 기반 기획 역량과 경험은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자양분이 된다. 대학시절부터 공연 현장에 뛰어들어 꿈을 키워오며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한 김홍기 대표는 시장의 경향에 부응하면서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시도하는 음악 콘텐츠사 경영인으로 가장 이상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다. 음악을 사랑하여 시장에 뛰어든 스페이스오디티의 성장기를 살펴보자.

스페이스오디티의 시작에 대해 듣고 싶다. 어떻게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나?

음악을 좋아해서 대학교 3학년부터 음악업계에 몸담은 지 약 22년이 된 것 같다. 공연기획사에서 일을 시작하여, 이후 매니지먼트 마케팅 회사, 네이버 뮤직, 카카오, 메이크어스 등을 거치면서 음악을 기반으로 한 공연, 매니지먼트, 모바일 콘텐츠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기획했다. 거쳐왔던 회사의 규모로 보자면 네이버는 직원이 약 3천여 명 정도 되는 대기업이었고, 카카오는 당시 약 300~400명 규모였다. 메이크어스는 입사 당시에 직원 수가 100명이 안되는 스타트업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모험을 계속해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몸담았던 메이크어스에서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 미래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인 딩고라이브, 이슬라이브, 세로라이브 등을 기획했다. 이때부터 뉴미디어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제안이 많이 들어왔던 것 같다. 당시에는 대기업을 다니다 모험을 시작해서 바닷가 끝까지 왔는데 다시 대기업에 들어가서 임원을 하거나 혹은 이직을 한다는 것이 내키지가 않았다. 그럼에도 창업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현재의 제페토 대표께서 콘텐츠를 맡아달라는 입사 제안을 했다가, 역으로 투자를 해줄 테니 창업을 한번 해보라는 제안을 해주셔서 창업을 하게 되었다. 월급만 받는 직장인이었다가 이때부터 회사를 어떻게 만들어야 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게 5년 전, 40대 초반에 막 들어왔을 무렵의 상황이었다.

스페이스오디티의 사업모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희의 사업 모델은 음악의 생산자 역할에서 소비자들에게 중점을 두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스스로 정의하곤 한다. 창업 초반에는 콘텐츠를 주로 만들었다. 약 50곡 정도를 만들었는데, 그중 히트곡이 20개 정도 된다. 폴킴이나 멜로망스 등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해서 히트곡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디깅 클럽 서울 같이 80년대 옛날 노래를 힙한 인디 뮤지션들이 다시 부르는 프로젝트를 론칭하기도 했다. 그리고 콘텐츠와 브랜드를 엮어서 하는 작업들도 했던 것 같다. 음악을 소개하는 우리 뉴스레터의 구독자가 약 2~3만 명 정도 되는데, 이런 활동들을 바탕으로 저희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힙한 음악 베이스의 콘텐츠, 광고, 마케팅 등을 하는 기업이라고 인식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현재는 데이터와 IT 기반의 사업으로 전환되었다. 하나는 팬들을 포커싱 해서 그들의 활동을 편리하게 도와주고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플랫폼인 블립(blip)이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케이팝을 조망하는 플랫폼인 케이팝레이더(K-pop Radar)이다.

블립(blip)

케이팝레이더(K-pop Radar)

스페이스오디티를 창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키워드는 데이터였다. 음악 분야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한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데이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케이팝레이더(K-pop Radar)에서는 국내 700명 아티스트들의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스포티파이, 틱톡 등 소셜 플랫폼의 공식계정 뷰수와 구독자 수의 변화를 수집해서 마치 음악 차트처럼 1시간 단위로 어떤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제일 많이 보고 있는지 랭킹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아티스트들의 대시보드가 있어서 특정 아티스트를 검색하면 마치 주가 그래프처럼 데일리 구독자수나 뷰수가 얼마만큼 올라가고 떨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모이면 의미 있는 자료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케이팝 세계지도를 만들고 있다. 소셜 플랫폼 데이터를 통해 누가 어느 나라에서 얼마만큼 인기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이 화제가 되어서 여러 플랫폼에서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 트위터의 제안으로 케이팝이 10년 동안 어떻게 성장을 했는지 알아보기도 하고, 틱톡에서 10개 섹션의 케이팝 컨퍼런스를 만들기도 했다. 컨퍼런스에서 코로나 시대의 팬덤 문화에 대해 데이터 발표를 하기도 하고, 누가 갑자기 인기를 얻으면 이게 무슨 현상인지를 알아보기도 하고, 역주행했던 사례들도 밝혀냈다.

블립(blip)은 팬들의 활동(덕질)을 위한 앱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활동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한 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쉽게 말하면 팬들의 활동을 응원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팬들은 음악 시장에서 돈을 많이 쓰지만 고객으로 대접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들을 위한 서비스는 거의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희는 이런 팬들의 활동이 소중하고 중요해서 ‘사랑하는 것을 더욱 사랑하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케이팝세계지도를 냈을 때 다들 충격받았던 사실 중 하나는 한국음악 소비의 90%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미 케이팝은 글로벌 음악이 되었고, 해외 팬들도 많이 생겨났다. 예전에는 팬들의 활동이 하위문화였는데 지금 MZ세대들에게는 보편적인 문화가 되었고, 연세 드신 분들도 팬으로서 활동을 활발하게 하신다.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플랫폼을 론칭했다.

대표자가 쌓아온 업력과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글로벌 마켓을 지향할 수 있는 시대라는 점도 많은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

사실 사업 모델의 아이디어는 내한공연 기획이나 홍보 마케팅을 하던 시절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전에 에릭 클랩튼 공연에 투자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Where is Eric Now.com”에 들어가 보란 이야기를 했다. 에릭 클랩튼의 광팬이 1년 내내 에릭 클랩튼만 따라다니면서 공연 후기를 올리는 사이트인데 여기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한창 기업에서 활동할 때는 국내 아티스트가 해외시장을 생각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단군 이래 한국이 이렇게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한국의 음악이 세계 시장의 시스템을 흔드는 상황은 처음일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이 시대에 음악과 관련된 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겠다.

스페이스 오디티의 기업 문화가 궁금하다. 어떤 인재를 선발하고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시나?

팬덤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저희의 주요 고객인 소비자를 잘 이해하기 위해 신입사원을 뽑을 때 팬으로서의 활동을 기재한 이력서를 받는다. 그러면 응시자들이 자신의 스토리를 열심히 담아서 제출한다. 문서만 보아도 이력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런 활동 일지를 쓰는 것 자체가 너무 신나고 행복해한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저는 40대이지만, 변화하는 시장을 따라가기 위해 20대들과 함께 일하면서 눈높이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 등 팬덤에 전혀 관심이 없는 직원들도 있다. 아마존이 고객 집착 경영을 한다는데, 저희도 팬에 집착해야 한다는 의미로 정직원, 인턴 등이 포함된 덕잘알TF를 구성해서 2주에 한 번씩 덕질 퀴즈대회를 한다. 재미있게 소비자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5년간의 조직 변화를 돌이켜 보면 현재 초기 멤버들은 모두 교체된 상황이다. 창업 멤버의 교체가 저만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리콘 밸리에 관한 책들을 보며 스타트업들의 숙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춘기와 같이 찾아오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한 5년 차 정도 되니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터득하고 있는 점도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투자자가 들어와서 일부러 창업 동지들을 내보내는 등 셔플을 시키는 경우들도 많이 있다. 처음에는 온정주의나 관계 중심으로 일을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업무의 전문성이 더 중요한 시기가 온다. 그러다 보면 직원을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직원들도 회사를 평가하게 되는 것 같다.

초창기에는 조직문화나 HR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저에게 가장 많이 영향을 준 회사는 카카오였는데, 네이버에서 탑다운 방식으로 일을 해오다 카카오에서 경험한 기업 문화는 아주 충격적이었다. 옆 팀에서 비용을 얼마를 쓰고 있고,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를 전 직원이 알 수 있도록 공유하는 시스템이나 직원들끼리 서로 마음껏 충돌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있었는데 홍길동이 율도국을 만들면 이런 거였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스페이스오디티를 창업할 때 카카오의 기업 문화를 기반으로 낭만적인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런데 5년간 기업을 경영해오다 보니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생겨나면서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들과 자유로움을 주어야 하는 것들에 선을 그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 등을 다시 정하고 있는 시기여서, 직원들과 소그룹 토론도 하는 등 기업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있다.

반면에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은 계속해서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덕질 퀴즈 대회를 비롯하여 저희 회사는 직원 1명 당 1년에 60만 원 한도 내에서 본인이 쓰는 덕질 비용의 50%를 제공해 주는 덕질 지원금 제도가 있다. 또 하나는 땡땡이 찬스인데 한 달에 한 번은 오후 2~3시쯤 당일에도 나갈 수 있다. 다만, 지난달에 3번 이상 지각한 직원을 이 찬스를 쓰지 못한다. 지각을 열심히 카운트해서 벌을 주기보다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하였다. 또 하나 반응이 좋은 제도 중 하나는 매주 금요일마다 한 주 동안 내가 고마웠던 사람들을 태그하여 왜 고마웠는지 릴레이로 쓰는 제도이다. 직원들이 귀찮아서 안 할 것 같았는데 고마운 점을 기억해두었다가 장문으로 올라오는 경우들이 많다. 이런 글들을 적다 보면 한주 동안 내가 누구와 어떤 일을 했었는지 업무적인 내용이 복기될 뿐 아니라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이 누군가에게는 큰 선물이 되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또 내가 회사 안의 누군가에게 받은 감사한 기억들로 한주를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기업의 연차가 쌓일수록 대표는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문화 예술을 다루는 회사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하는 동기부여 항목은 직원의 정체성에 대한 부분인 것 같다. 요즘 직원을 채용하다 보면 2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람이 매우 귀하다. MZ세대들을 보며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돈을 얼마를 버느냐보다 회사가 나의 정체성이 될 수 있느냐, 소명의식이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 쪽으로 오는 친구들은 더욱더 그런 경향이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전과 미션 등을 가꿔가야 하고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더욱더 든다.

최근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하셨다는 기사를 접했다. 기업의 자본조달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말씀을 부탁드린다.

사실 창업 당시에는 투자에 대한 개념을 잘 몰랐다. 당시 투자자도 기업에 이만큼 투자를 했으니 돈을 벌어서 다시 가지고 오라고 하지는 않았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했던 일을 했는데 히트곡들이 나오면서 저작인접권으로 인한 수익이 정산되고, 만들어준 광고들이 히트를 하면서 2~3년 동안은 크게 돈 걱정을 하지 않았다. 또 저의 직장 경력이 네이버, 카카오 등이다 보니 투자자들에게 이런 점들이 어필이 되어 초기 투자까지는 수월하게 받았다. 이 투자금으로 약 4년간을 버텨온 것 같다. 그런데 이후 IT기반 플랫폼 서비스로 사업모델을 전환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기 시작했다. 이 비용은 지원 사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블립의 경우 베타서비스 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ICT 뮤직테크 지원사업에서 1등으로 선정되어 3억을 지원받았다.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에도 중소벤처기업부와 구글플레이가 함께하는 창구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해서 지원을 받았다. 돌아보면 이런 지원금들이 없었으면 회사를 지속할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은 저의 이름값으로 투자를 받았다면, 5년 차가 되니 그동안 우리 회사가 무엇을 했느냐에 대한 성과의 증빙이 투자의 조건이 되었다고 본다. 여러 상황이 쉽지는 않았는데 투자자 분들을 많이 만나고 또 힘든 고비를 겪은 후 연초에 투자를 받게 되었다. 지금이 혹한기라고 투자 받기가 쉽지 않은 시기라고들 했는데 운 좋게 투자 유치가 된 것 같다. 지금은 다음 성과가 무엇이 될 것인가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한 의견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경험해 보셨는데 문화예술 기업의 성장에 있어 필요한 지원이나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정부의 지원사업은 기업이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지원사업을 기획할 때 카테고리를 나누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러한 카테고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경우들이 있다. 최근 들어 기술과 예술이 접목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해당 카테고리를 만들어 지원하면 어디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들이 생긴다. 국가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보다 시장은 더 빨리 나아가기 때문에 점점 지원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것 같다.

제약을 하지 않는 자유부문을 만들거나 차년도 사업계획 수립 전에 공모 제안을 받는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시장과 함께 갈수 있는 지원 방향도 나왔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해외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최근 한미스타트업 서밋에 참가하셨다는 기사를 보았다. 해외진출에 대해 생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저희가 케이팝을 주제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데이터를 보니 이미 음악시장이 글로벌화되어 있고 이것이 순간적인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즉, 우리가 국내 시장이 작으니 해외 진출을 해야겠다가 아니라 오히려 글로벌 시장이 메인이 되어버린 상황으로 바뀐 것 같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에 더 집중을 하게 되었다.

창업 이후 5년 간 많은 활동을 해오신 것 같다. 앞으로 회사와 대표님의 비전은 무엇인가?

사실 이 고민을 매년 1월마다 하고 있다. 저도 사실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지금 당장 올해가 중요하고 남은 자금으로 몇 개월이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는 한다. 그런데 제 스스로 동기부여가 있어야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매년 제가 이걸 왜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포스트잇으로 계속 써서 정리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저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좋아하는 일을 했고, 동경하던 아티스트들과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으니 이미 버킷리스트를 이룬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어쨌든 창업을 했고 바퀴가 굴러가고 있으니, 매년 스스로 이 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저의 숙제이다.

콘텐츠를 만들다가 플랫폼 론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가 크다. 시간이 지나면 저도 트렌드에 뒤쳐질텐데 저의 노하우가 시스템이 되고 플랫폼이 되어야 오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우리 회사에서 만든 플랫폼이 저의 페르소나가 되어 나중에 제가 나서지 않더라도 저희 회사의 직원 중 누군가가 케이팝레이더(K-pop Radar)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블립(blip)을 가지고 팬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술기업을 창업하고자 예비창업가나 초기단계에 있는 창업기업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저는 음악이 좋아 음악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마케팅 일도 해서 광고도 하게 되는 등 점점 갈수록 저변을 넓혀왔던 것 같다. 제가 기획했던 이슬라이브만 해도 술을 마시면서 노래를 부르는 콘텐츠인데 주류 업체가 협찬을 하면서 사이즈가 커지게 되었다. 또 뮤직비디오를 만들면서 그 감독님들이랑 광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광고업을 하게 되고 이런 식으로 음악을 매개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방식을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이것은 다른 예술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공연이나 전시에도 적용해 보면 극장이나 전시장 안에 몇 명이 오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에서 더 확장하여 외적인 상황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과 결합하면 시장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이런 부분들이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유니크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 스페이스오디티 소개

    스페이스오디티는 '음악으로 세상을 이롭게'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음악 스타트업으로 각종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만들어 오다가 최근에는 케이팝과 케이팝 팬덤에 집중하고 있다. 케이팝레이더 www.kpop-radar.com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각종 플랫폼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매년 케이팝 세계지도를 발표하고 있다. 또한 팬들을 더욱 편리하게 도와주는 모바일앱 서비스이자 '사랑하는 것을 더욱 사랑하라'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는 브랜드 ‘블립(blip)’ 을 통해 음악의 소비자인 '팬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 이선철 대표 소개

    이선철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와 런던대(City) 예술정책&경영 대학원을 졸업한 후 김덕수패사물놀이 사무국장과 벤처기업 폴리미디어 대표이사 및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2년 강원도 평창으로 이주 폐교 활용 복합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를 2021년까지 운영했다. 현재는 문화관광 기획, 교육,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연세대, 국민대, 경희사이버대, 북동연방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예술경영, 로컬 크리에이터, 지역개발 등과 관련하여 청년창업가와 예술기획자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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