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컴퍼니. 영화 대부의 ‘돈 꼴레오네’를 연상시킨다. 마치 고금리 사채 대부업과 심부름센터 사업을 광범위하게 영위할 것만 같은 이 회사명은 실은 줄임말이다. 그 줄임말을 풀어서 쓰면 정말 순수하고 예술적인 기업명이라는 것에 놀라며 웃을 수밖에 없다. 바로 ‘마음만은 피아니스트’. 디지털 뮤직 플랫폼 스타트업으로서 올해 8년차를 맞이한 예술기업이다. 공유오피스에서 우리를 맞이해준 이 스타트업의 대표가 너무 어려 보여서 또 한 번 놀랐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어볼수록 만만찮은 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은 실력자임에 틀림없었다.

저 또한 음반·공연기획사를 운영했던 적이 있어서인지 왠지 음악 분야 스타트업 기업이 각별하게 느껴진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를 알고 싶다.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1학년 때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다는 도전정신에 이장원 전 대표(현 콘텐츠테크놀로지스 대표)와 함께 비전공자들을 포함한 피아노 연주팀을 운영했다. 총 8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었는데, 전문적인 피아니스트는 아니었지만 좌충우돌 하며 작곡도 하고 공연도 하는 재밌는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곡들은 쌓여갔지만 한번 공연하고 사장되는 게 안타까워 음원 유통과 악보 출판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지금이야 좋은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디지털 음원 콘텐츠들이 즐비하지만 당시는 음원 유통을 하기 위해 터무니없이 높은 유통 수수료는 물론이고 인기장르 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통 관리비를 별도로 내야했다. 악보집을 출판하기 위해 충무로를 휘젓고 다녀야했음은 물론이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장원 대표가 정인서 초대 대표, 허상민 CTO와 함께 창업한 것이 지금의 마피아컴퍼니이다.

본인 팀의 PR에 그칠수도 있었는데 뮤지션들을 위한 사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피아노 연주팀으로 활동하면서 몇가지 불편한 사실을 깨달았는데 음악산업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연주음악분야 뮤지션들의 수익모델이 여전히 공연과 음원 발매 등 제한적이며 그 수익마저도 상위 1%의 뮤지션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향유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양질의 콘텐츠도 부족했다. 특히, 개인 창작자가 본인의 창작물을 직접 유통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러한 시장구조 속에서 창작행위는 계속 이루어져야 되고 그 원천은 결국 생계유지로 귀결된다. 세상에는 재능 있는 뮤지션들이 많은데 그들의 삶의 터전인 음악계 내에는 정작 그들에게 유의미한 수익 모델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에 가장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마피아컴퍼니는 탄생하게 되었다.

마피아컴퍼니의 사업모델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플랫폼 이용자를 통해 자생적으로 콘텐츠가 생성되고 소비되는 생태계를 꿈꾼다. 디지털 악보 콘텐츠는 음원처럼 제작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 본인 고유의 창작물만 있다면 누구든 판매자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악보를 구매하던 소비자가 성장하여 악보 판매자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뮤지션에게 독립적인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쉽게 말해, 정부지원금이나 단발성 프로젝트 참여가 아니어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활용한 음악활동으로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꽤나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적, 제도적 해결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저작권과 정산이다.
저작권의 경우 악보는 그 안에 담겨있는 곡 내용을 전달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나의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보호는 물론이고, 타인의 곡을 채보한 악보의 경우 그 곡을 만든 작곡자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작권협회 등의 단체를 통해 저작권료를 내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런 내용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았다. 악보는 마음대로 공유하고 이용해도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의 초기에는 매출보다도 이 저작권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들여야만 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계약을 맺고 최소한 사이트 내에서 공유되는 악보라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무료 악보라 하더라도 무조건 운영진이 대신해서 저작권료를 납부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렇게 한 이유는 그것이 악보 비즈니스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었고 더 나아가 이러한 인식 개선 작업을 통해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 증진되고 그 수익이 보전되어야만 뛰어난 창작물이 계속하여 탄생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마피아컴퍼니는 지속적으로 이미지 머신러닝 기반 불법 저작물 색출 알고리즘, 불법배포 방지를 위한 유저식별코드 등 저작권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지금은 270억 개의 곡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글로벌 악보 저작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50개국에서 매월 100만 명 이상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본인의 악보를 판매하는 뮤지션은 5천여 명 정도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과 같은 음악활동이 중단된 팬데믹 기간에 뮤지션에게 지급한 수익은 몇십억 원 규모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 플랫폼은 다수의 판매자의 콘텐츠에 대한 방대한 양의 판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산 시스템이 고도화 되어 있다. 판매자에게는 단순히 판매 수익을 확인하고 정산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판매 데이터를 토대로 음악활동의 방향성, 악보 콘텐츠 소비 트렌드 등을 참고할 수 있는 종합 대시보드가 제공된다.

한국 플랫폼 ‘마음만은 피아니스트’

글로벌 플랫폼 ‘마이뮤직시트’

마피아컴퍼니의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조직 운영 철학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마피아컴퍼니는 현재 1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프로덕트팀과 그로스팀 두 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프로덕트팀은 서비스 UI/UX에 대한 고민부터 콘텐츠 유통 서비스에 필요한 제반기술 개발까지 모두 담당한다. 그로스팀은 해당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우리의 철학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이다. 신규사업을 위한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때 설령 그 사업이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 하더라도 “꼭 지금, 꼭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인가?”라고 자문한다. 그럴때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변을 내릴 수 없다면 검토하고 또 검토한다. 이 세상에 우리 말고도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익도 남길 수 있는 회사는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그것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고 믿을 때 전장의 최전선에 뛰어든다. 지금의 마피아컴퍼니 팀은 이 운영 철학을 함께하는 분들로 이뤄져있다.

창업 할 때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였고 그 비결은 무엇인가?

디지털 콘텐츠 유통 사업 특성상 사업 초기에는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비용이 필요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공동창업자 전원 무보수로 근무하며 인건비를 아끼고 우연한 기회에 엔젤투자를 받게 되었다. 이외에 서울대학교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로 공간을 제공받기도 했다.
2019년 Series A 투자 유치 당시 IR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음악과 뮤지션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하여 모바일 연주 게임 개발, 독점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하여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투자 유치의 비결이랄 것은 특별히 없지만,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팀이라는 것과, 비록 악보 시장이 틈새시장이지만 끈질기게 파고들어 새로운 가치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팀이라는 것을 좋게 봐주셨기에 운 좋게 투자 유치가 이뤄진 것 같다.

마피아컴퍼니라는 기업명에서도 독특함이 느껴져 플랫폼사용자들에게도 선명한 각인이 될 것 같다. 마피아컴퍼니만의 마케팅 노하우가 있는가?

장단점이 있겠지만, 마피아컴퍼니는 SNS나 블로그, 검색광고 등 일체의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불특정다수에게 우리 상품을 노출시키고 홍보하는 데에 비용을 쓰는 대신, 그만큼 뮤지션에게 수익을 더 지급하고 그들의 음악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그들이 스스로 그들의 콘텐츠,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서비스의 마케터가 되어주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로 많은 뮤지션들이 유튜브 채널, SNS 등에서 그들의 음악을 소개할 때 우리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는 악보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한 악보를 찾는 전 세계 유저들에게 효과적으로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도록 검색엔진 최적화 작업 등 서비스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진출 현황을 알고 싶다.

디지털 콘텐츠 유통 비즈니스 자체가 해외 진출에 유리한 면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악보콘텐츠의 경우 콘텐츠에 내재된 언어 자체가 전 세계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악보를 읽고 악기를 연주할 수만 있다면 전 세계 모두가 잠재고객이 되므로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기에 용이하다. 현재 한국, 일본, 글로벌 각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플랫폼 3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중 글로벌 플랫폼의 경우, 접속국가에 따라 50개의 화폐와 15개의 언어를 지원하고 로컬 페이먼트를 연동하는 등 글로벌 유저 사용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로컬 페이먼트 연동은 한국인이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듯 세계 각지의 유저가 가장 편리한 환경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별 결제수단을 최적화한 작업을 의미한다.
최근 온라인에서의 음악 교육, 공연/이벤트 등 영상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최근 영상 콘텐츠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이제 막 시작하는 창업자나 초기기업들이 미리 알면 좋겠다 싶은 조언의 말씀이나 응원의 말씀 부탁드린다.

예술분야에서 기업활동을 할 때에는 공감대 형성 및 이해관계의 일치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예술분야 뿐만 아니라 각 업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고충점(Pain Point)과 니즈를 최대한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각종 데이터 수집과 분석도 물론 중요하지만, 때로는 구성원을 직접 만나보고 소통하면서 통계 데이터로는 파악할 수 없는,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마피아컴퍼니에게는 그러한 존재가 뮤지션이었고 우리는 많은 뮤지션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끊임없이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공감대 형성을 넘어서 그들과 한 팀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관계의 일치라고 표현하고 싶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을 꾸준히 실행에 옮기고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내려면 역설적이게도 선한 의지와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술계 내 구성원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기업이 하는 일이 그들에게도 진정으로 좋은 일이 될 수 있도록 밸류 체인을 조직한다면 기업이 비전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아갈 힘이 될 것이다.

  • 회사 소개

    마피아컴퍼니는 뮤지션과 함께 성장하고 뮤지션을 위해 존재하는, 음악산업분야 IT 기업이다. 우리는, 저작권의 권리가 보호 증진되고 그 수익이 보전되어야 뛰어난 창작행위가 지속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자유롭게 저작물을 이용하여, 결과적으로 저작자의 창작활동이 장려되고 전 세계 음악콘텐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이선철 대표 소개

    이선철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와 런던대(City) 예술정책&경영 대학원을 졸업한 후 김덕수패사물놀이 사무국장과 벤처기업 폴리미디어 대표이사 및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2년 강원도 평창으로 이주 폐교 활용 복합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를 2021년까지 운영했다. 현재는 문화관광 기획, 교육,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연세대, 국민대, 경희사이버대, 북동연방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예술경영, 로컬 크리에이터, 지역개발 등과 관련하여 청년창업가와 예술기획자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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