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이 [해외동향]으로 개편했다. 앞으로 [해외동향]에서는 예술경영 연구논문 및 연구보고서를 소개해온 '해외논단'의 기획이 계속되며 더불어 해외 예술경영 전문저널의 주요 기획과 기사를 함께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식, 위험성, 집단적 관계맺음, 신뢰는 공연의 가치를 측정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며 관객들이 공연에서 관객 경험의 4대 핵심요소들과 관련된 기대치를 충족했을 때 해당 공연을 재방문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아래 글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아츠 매니지먼트](International Journal of Arts Management, IJAM) 2009년 봄호에 게재된 「관객경험: 공연예술에서의 질 측정」(The Audience Experience: Measuring Quality in the Performing Arts)을 요약한 글이다. (제니퍼 라스본, 카티아 조한슨, 힐러리 글로우, 타비타 와이트 공동연구)

공연예술에서의 질 측정은 공연예술 단체뿐만 아니라 공연예술작품에 대한 지원여부를 결정하고 투자 타당성을 검토하는 정책개발자, 지원금교부기관, 재단, 후원기관 등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공연예술의 질을 측정하는 기준에는 비평과 수상경력, 관객 수와 접근성, 감독과 주요 연기자/연주자들의 명성, 후원과 지원금의 규모, 축제참여 여부 등이 활용된다.

이 논문은 공연예술의 질을 측정하는 대안적 방법으로 관객의 관점에서의 평가기준들을 살펴본다. 이 논문은 공연관람이라는 주관적 경험의 핵심적 요소를 지식, 위험성, 집단적 관계 맺기, 신뢰 등의 4가지로 밝히고 있다. 공연예술 단체가 이 핵심 요소들을 공연예술 평가의 기준지표로 활용하여 관객의 긍정적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활용한다면 관객은 해당 공연예술작품의 질을 높이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제안한다.

이 연구는 호주 멜버른의 5개 공연예술 프로덕션의 관객들을 대상으로 5개 포커스 그룹을 구성했고 인터뷰를 통해 이들 그룹의 공연관람 경험을 강화/약화시킨 긍정적/부정적 요인들을 조사하여 관객경험의 4대 핵심요소로 구분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로 제시된 관객경험의 4대 핵심요소는 다음과 같다.


지식/학습

지식은 관객들이 자신들이 경험하는 공연을 더 잘 이해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와 관련된다. 지식 전략 활용의 근거는 관객의 공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감상의 폭이 넓어지고 더 풍부한 경험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재방문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지식이나 학습에 내포된 긍정적 의미는 관객경험을 교육적 개념과 연계시켜 추가적인 사고와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것이며 부정적 의미는 공연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따라서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예술경험은 관객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예술 공연에서 관객이 무언가를 알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이 불안감은 더해진다. 지식/학습 경험에 대한 관객의 기대는 관객경험에 가치를 부가하는 공연프로그램 정보의 중요성의 논의로 이어진다. 또한 점점 더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추구하는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제공되는 공연관련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관객경험의 만족도 또한 높아지게 된다.


위험성

위험성은 쾌감대를 벗어나는 경험의 의미를 내포한다. 관객들에게 라이브 공연 관람과 관련된 위험 요소는 ‘불편함’과 ‘노출’이다. 관객들에게는 라이브 공연 중 사고발생 가능성, 고가의 연극 티켓을 구입한 후 연극에 몰입할 수 없거나 연극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또한 위험성으로 인식된다. 관객들은 티켓 가격이 높을수록 익숙하지 않은 공연을 관람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위험성은 또한 불쾌한 결과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우려하는 위험에 근접함으로서 위험부담의 보상으로 공연경험의 향유를 극대화하는 결과를 얻기도 한다. 관객들은 한편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관계를 맺고 여기에서 느끼는 연대감, 소속감의 경험을 통해 위험성을 줄일 수도 있다.


집단적 관계 맺기

관객으로서 몇 가지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의 형식이 공연의 가치에 영향을 주며 라이브 공연의 생생함을 즐기는 데 중요하게 기능한다. 상호작용의 형식에는 퍼포머와 관객 간의 소통, 관객이 퍼포머에게 전달하는 소통, 관객들 간의 소통이 있다. 첫 번째 형식의 경우 관객들은 퍼포머가 어떠한 형태로든 관객으로부터 기대하는 바를 표현할 때 더 큰 성취감을 얻는다. 두 번째 형식은 시의적절 하면서도 풍부한 박수갈채, 웃음소리, 침묵 등의 관객의 행동이 프로덕션의 질적인 면에 기여하는 경우이다. 세 번째 형식은 답변자들로부터 가장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경우로 관객들 사이의 의사소통과 집단적인 전체의 일원으로 포함된 연대감, 소속감의 느낌이다.


신뢰Authenticity

관객들은 공연의 예술적 신뢰(Authenticity), 즉 ‘실제’ 또는 ‘신빙성’과 연관하여 공연의 질을 판단한다. 관객은 공연에서 더 많은 신뢰를 느낄 때 관람경험으로부터 더 큰 즐거움을 얻게 된다. 신뢰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제공되는 상품에 대한 신뢰이다. 공연이 기술적 수준에 부합하는가, 관객들이 프로그램에 적혀있는 극작가의 작품임을 믿는가, 연주가 악보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다른 하나는 관객의 감성적 인식으로서의 신뢰이며 주로 관객이 느끼는 현실, 진실, 신빙성(믿을 수 있는)과 연관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들은 개별 관객들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이해되며 어떠한 경험에서 신뢰를 느끼는가는 개별 관객의 인식에 달려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대본이나 원작에서 벗어나는 공연에서도 신뢰하는 관람경험을 할 수 있고 해당 공연의 질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공연예술에서의 질 측정기준

지식, 위험성, 집단적 관계맺음, 신뢰는 공연의 가치를 측정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며 관객들이 공연에서 관객경험의 4대 핵심요소들과 관련된 기대치를 충족했을 때 해당 공연을 재방문 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관객 충성도와 재방문 빈도가 공연예술행사의 성공여부와 질을 평가하는 기준임을 볼 때, 공연예술단체들은 관객경험의 4대 요소를 공연예술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로 삼아 체크리스트나 포커스그룹, 설문조사 자료 등을 개발하여 단체활동을 평가하는 데 반영하고 관객들의 방문 가능성과 참여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논문필자소개
제니퍼 라스본(Jennifer Radbourne)은 호주 디킨대학교 (Deakin University)의 예술/교육대학 학장으로 예술분야의 관계마케팅과 창의산업분야의 비즈니스개발에 관련된 연구 및 저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정부와 예술기관들의 전략기획, 거버넌스, 마케팅 관련 자문활동을 해왔다.
카티아 조한슨(Katya Johanson)은 디킨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창작예술대학의 강사로 호주문화정책과 예술, 정치, 국가정체성에 대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힐러리 글로우와 함께 문화정책과 원주민공연예술, 필름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힐러리 글로우 (Hilary Glow)는 디킨대학교의 예술/엔터테인먼트경영 프로그램의 디렉터이자 조교수이며 예술과 문화정책 분야의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타비타 와이트 (Tabitha White)는 빅헬스(VicHealth)의 지원으로 예술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디킨대학교와 멜버른대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한 바 있다.

원문보기
[International Journal of Arts Management] Spring 2009 바로가기





심재욱

필자소개
심재욱은 ‘안국동 가옥 문화생산자 레지던시’의 프로그램 매니저로 활동하며 번역 및 미술 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전시부 교육정보축제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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