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술시장 규모는 경매실적을 중심으로 증감율을 계산하여 추정하였으며, 그 추정금액은 전문가마다 상이하였다. 고점으로 보는 2007년도 미술시장 규모는 대략 3,5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추정하였으며, 이후 세계 금융윙기와 맞물려 한국미술시장 역시 폭락하였다는 2008년은 그 규모를 2,500억에서 3,000억 정도로 추정하였다. 이와 비교하여 본다면 「2008년도 미술시장 실태조사」에서 추정한 규모는 기존의 추정치와 큰 차이가 있다.

「2008년도 미술시장 실태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2009년도에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2007년도 미술시장의 급상승 이후 추락한 미술시장경기에 대하여 반등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언급되고, 시장에 대한 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2009년은 첫 조사시행 시점으로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되었었다. 그러나 2011년 미술품 양도차익과세 시행을 앞두고 과세 시행의 영향에 대한 우려와 걱정 속에서 미술시장 실태조사가 반겨질 리 만무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 조사가 과세와 연관되어 활용되리라는 우려에 대한 의심도 받을 여지가 있다는 걱정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미술시장 유통영역 운영현황에 관한 통계자료 수집,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미술작품 유통현황 및 실태를 파악, 이를 통해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수립에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목적에 따라 설계되었고 시행되었다.


우려와 달리 화랑 작품판매실적, 매출실적 응답률 높아

우려와 달리 화랑 작품판매실적, 매출실적 응답이번 조사를 설계하면서 가장 우려가 컸던 부분은 응답률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67% 응답률로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 일반적으로 통계조사의 조사응답률은 60~70% 정도이다. 조사대상은 주요 유통영역과 공공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주요유통영역으로 화랑과 경매회사, 아트페어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조사표에 의한 통계조사를 하였으며, 공공영역1)은 문헌조사 중심의 조사를 시행하였다. 주요 유통영역 중 화랑은 대관이 아닌 기획전시를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작품을 판매하는 183개 화랑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하였으며, 이중 121개 화랑이 응답하였다. 경매회사는 온라인을 포함하여 9개를 대상으로 하여 8개 경매회사가 조사에 참여하였고, 아트페어는 작품판매를 하는 대규모 전시행사 29개를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이중 20개 아트페어가 응답을 하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매회사는 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에 조사가 어려울 것이 없다고 한 것이 중론이었다. 예상대로 경매회사는 9곳 중에 8곳이 조사에 참여하여 89%의 조사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응답률에서 가장 우려한 영역은 화랑이다. 그러나 조사응답률이 높다고 하여 조사가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경매회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조사 시행이 어려워 모집단 수가 가장 적었음에도 조사기간은 가장 길었다. 또한 구조화된 조사지에 맞추어 응답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문항별 무응답이 비교적 많다. 이에 반해 화랑 조사는 (사)한국화랑협회와의 협력, 조사시행에 관련한 여러 제반사항을 사전에 충실히 계획하는 등 만전을 기함으로써 우려와 달리 66%의 높은 조사응답률을 얻었다. 또한 응답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였던 작품판매실적은 단 1곳만 모름 또는 무응답을 하였으며, 매출실적에 대해서는 7곳이 무응답을 하였다. 매출실적에 대한 무응답이 다소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의 5%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분석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이다. 매출실적 무응답은 응답한 화랑의 시설면적, 직원수, 전시개최횟수 등의 여러 독립변수를 통한 다중회귀분석으로 추정값을 도출하였다.



구분 조사모집단수 조사응답집단수 조사응답률
화랑 183 121 66.1%
경매 9 8 88.9%
아트페어 29 20 69.0%
221 149 67.4%

[표1] 2008년도 미술시장실태조사 주요유통영역 조사응답률



경매회사, 아트페어 설립 추이 미술시장 규모와 상호 연관성

대부분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시장이 크게 성장하였으며, 2007년 시장규모가 가장 컸다고 분석해왔다. 이번 조사에서 화랑, 경매회사 등의 연도별 설립현황에서도 확인되는 바이다.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화랑 및 경매회사, 아트페어가 2000년대에 들어서 급증하고 있는 것을 아래의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나마 화랑은 1970년대부터 설립·운영되기 시작하여 꾸준히 증가되는 추세였다가 2000년대 이후 다소 급증하였다면, 이와는 달리 경매회사와 아트페어는 1990년대 이전에는 거의 운영이 없다가 일부 90년대 이후부터 설립이 본격화되고, 2000년대 급격히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006년도 이어 2007년도의 미술시장의 호황이 화랑과 경매회사, 아트페어의 설립의 급증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아래의 그래프는 화랑, 경매회사, 아트페어의 연도별 설립현황이다. 2000년도 이후 설립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를 누적하여 비교한다면 아마도 그 급증세는 아래의 경매회사 작품낙찰금액을 통해본 미술시장규모추이 그래프2)와 많은 상호연관성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1] 미술시장 주요유통영역 시대별 설립현황


[그림2] 미술시장 주요유통영역 연도별 설립현황



[그림3] 경매회사 작품낙찰금액을 통해 본 미술시장 규모 추이


공공영역 포함, 2008년 미술시장 4,560억 원 추산

무엇보다 미술시장에 대하여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시장의 규모이다. <2008년도 미술시장실태조사>는 주요 유통영역과 공공영역 중심으로 조사를 시행하였기 때문에 미술시장의 규모 역시 이를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

우선 앞서 언급하였듯이 미술시장 주요유통영역인 화랑과 경매회사, 아트페어 총 221개에서 종사하는 인력수는 총 1,018명이다. 종사자는 65%가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화랑 종사자의 여성비율이 72.8%로 다른 부분보다 월등히 높다. 또한 2008년도 한해동안 화랑, 경매회사, 아트페어에 참여한 작가수는 총13,328명, 전시 및 아트페어, 경매에 참여한 관람객 수는 1,521,216명으로 분석되었다.



구분 시설수(개) 종사자수(명) 전시(경매)
개최횟수(회)
참여(낙찰)
작가수(명)
관람객 수
(경매 참가자수)(명)
작품판매금액
(백만원)
화랑 183 737 3,075 8,215 983,150 215,403
경매회사 9 118 340 1,837 39.570 133,222
아트페어 화랑참가 11 163 29 4,011 237.280 9,609
작가참가 18 3,276 261.216 31,498
전체 221 1,018 3,444 13,328 1,521,216 358,234

[표2] 미술시장 주요유통영역 규모

[그림4] 미술시장 주요 유통영역 종사자 구성비

또한 미술시장 주요 유통영역의 2008년도 작품판매금액은 총 3,582억 원으로 추정되었다.3) 이 외에 건축물미술장식품 설치, 미술은행 작품구입, 국공립미술관 작품구입 등 조사대상 공공영역을 모두 합산하였을 때 2008년도 미술시장규모는 4,560억 원으로 추산되었다. 유통 작품수는 약 25,000점 정도이다. 2008년도 총 작품매매금액과 총 유통작품수는 주요유통영역과 공공영역의 중복되는 부분을 감안 했다. 아트페어의 경우는 화랑참가방식과 작가직접참가방식을 구분하여 분석하였고, 화랑참가방식의 실적을 제외하여 총계를 산출하였다.4) 또한 화랑의 작품판매실적 중 건축물미술장식품 설치 실적은 역시 중복되어 제외하였다. 미술은행과 국공립미술관 작품구입금액 중 화랑, 경매회사, 아트페어를 통해 구입되는 부분은 제외하고 작가를 통해 직접구입부분만을 포함했다.



구분 작품매매금액
(백만원)
중복제외 작품매매금액 (백만원)
중복분 중복내용
주요
유통영역
화랑 215,403 205,495 9,907 ㆍ화랑 중 건축물장식 작품 거래 제외
(건축물장식 실적과 중복)
경매회사 133,222 133,222 -
아트페어 41,107 9,609 31,498 ㆍ화랑참가 아트페어 작품판매실적 제외
(화랑의 아트페어 판매와 중복)
공공영역 건축물
미술장식품
97,537 97,537
미술은행 2,105 1,764 341 ㆍ현장구입제 (아트페어구입) 제외
국공립미술관 10,570 8,361 2,209 ㆍ화랑, 경매, 아트페어 구입 제외
(직접구입부분만 포함)
전체 455,988

[표3] 2008년도 미술시장규모


기존 추정치와 상이한 결과

지금까지 미술시장규모는 경매실적을 중심으로 증감률을 계산하여 추정하였으며, 그 추정금액은 전문가마다 상이하였다. 고점으로 보는 2007년도 미술시장규모 추정은 대략 적게는 3,500억 원에서 많게는 5,000억 원으로 추정하였으며, 이후 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려 한국미술시장 역시 폭락하였다는 2008년은 그 규모를 2,500억에서 3,000억 정도로 추정하였다. 이와 비교하여 본다면 「2008년도 미술시장실태조사」에서 추정한 규모는 기존의 추정치와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미술시장 규모에 대한 추정은 명확한 기준이나 대상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조사를 통해 분석된 미술시장규모와 비교하는 것은 쉽지는 않다. 다만 이번 조사를 통해 추정된 미술시장규모는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실측값과 이 외 통계적으로 활용되는 추정방법을 활용하였고, 무엇보다 183개 화랑과 9개 경매회사, 29개의 아트페어와 건축물미술장식품설치, 정부 시행의 미술은행의 작품구입금액, 국공립미술관 작품구입금액이라는 명확한 대상에 대한 데이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간 경매시장을 크게 주목해왔던 것에 비하면 화랑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실제 비중이 간과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랑의 작품판매금액이 경매회사 실적에 거의 두 배에 달하였으며, 2008년도 미술시장규모의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10개 내외의 대규모 화랑의 작품판매금액이 화랑 전체의 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대규모 경매회사 2곳의 실적이 경매회사의 전체 실적의 거의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한국미술시장에 대한 소수의 화랑과 경매회사의 지대한 영향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지만 아트페어도 시장의 한 영역으로 주목된다. 아트페어는 전체 시장의 10% 정도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화랑참가방식과 작가참가방식을 구분하여 분석하였는데, 분석의 정확성은 물론 시장의 구조파악과 아트페어의 시장점유율을 파악하는 데에도 무엇보다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화랑은 아트페어 참가 성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작가직접참가 방식의 아트페어가 18개로 10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 상대적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주목을 요한다.

건축물미술장식품제도에 의한 작품설치 금액의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이 영역이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건축경기가 한국미술시장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양자의 연관성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결과로 많은 미술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 보다 구체적이고 풍부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전체 한국미술시장의 규모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추정과 자료를 활용한 2차, 3차의 분석을 통해 시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미술시장에 대한 정책마련과 시장의 발전이 보다 가속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장은 폐쇄적이지 않다

[그림5] 미술시장규모 추정대상 및 방법많은 우려와 걱정 속에서 시작하였던 조사가 생각보다 높은 응답률의 성과를 가져온 것은 어찌보면 폐쇄적일 것이라는 시장에 대한 기우였을 지도 모른다. 아직도 풀어야할 과제가 많지만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준비와 기대가 이미 그 내부에 자리잡고 있을 지도 모른다.

또한 처음 시행된 미술시장실태조사라 조사의 내용이나 그 활용이 미흡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의 조사결과에 대한 분석과 활용이 활발해진다면, 미술시장에 대한 평가와 대안마련, 나아가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으로 이어져 조사에 대한 의심과 오해가 불식될 뿐만 아니라 조사의 목적으로 상정하였던 미술시장의 발전에 든든한 초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여 본다.

보고서 보기
2008년도 미술시장 실태조사」(예술경영지원센터, 2010)


1) 미술시장실태조사 공공영역 조사는 건축물미술장식품과 미술은행, 국ㆍ공립미술관(28개)를 대상으로 문헌자료 분석과 일부 통계조사를 병행하였다.
2) 경매회사 작품낙찰금액은 서진수, &ldquo;2000년대 전반의 미술품 경매시장&rdquo;, 아트프라이스 Vol.79, 2010년 5월호 참조. 전체 실적은 해당연도별 경매회사 운영에 따른 실적이며, 이외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실적은 함께 표시함.
3) 주요유통영역의 미술시장규모 추정은 조사응답집단의 실측값과 무응답에 대한 다중회귀분석을 통한 추정값, 미조사집단에 대해서는 층화분류에 의한 등급 평균값 추정, 이외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자료 등을 활용하였다.
4) 화랑참가방식의 아트페어의 실적은 화랑의 아트페어 참가를 통한 실적과 중복되기 때문에 규모추정시에는 제외하였으며, 실제 상호 중복되는 값(약 300억)은 유사하였다.


최창희

필자소개
최창희는 영은미술관 큐레이터로 개관전과 두번째 전시《만남과 표현-장애와 비장애의 사이에서》전을 기획했다. 그 후 독립큐레이터로 다년간 활동하며 주안미디어문화축제의 블로그특별전《블로그.이름을불러주다》와 심포지엄 &lsquo;예술공간으로서의 블로그 모색과 제안&rsquo;을 기획하기도 하였다.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미술시장 실태조사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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