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예술극장의 색깔의 정해나가며, 신뢰감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 핵심적인 예술감독 선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점에 대한 강조였다. 경제적 이유에 의한 파트너십은 오래가기 어렵지만 '사람'(여기서는 예술감독)에 기반을 둔 신뢰관계는 진정한 네트워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역량 있고 창의적인 예술감독 선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두산아트센터 공연장 탐방
마방진 공연연습 참관
▲▲두산아트센터 공연장 탐방
▲마방진 공연연습 참관
피드백 세션
피드백 세션

지난 10월 14일에서 18일까지 ‘국제프로듀서캠프’가 서울과 광주에서 개최되었다. 5명의 해외 프로듀서를 초청하여 진행된 이번 행사는 2014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아시아예술극장(Asian Arts Theatre)을 홍보하고, 국내외 예술가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나아가 아시아 예술극장의 개관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주관했다. 참가자들은 한국 공연계의 현황과 공연장, 예술가들에 대한 정보를 상호 교환하였으며 개관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와 견해를 나누었다.

트레이시 로우(Tracey Low) 영국 맨체스터 인터내셔널 페스티벌(Manchester International Festival) 수석 프로듀서, 모건 반 프렐 프첼리(Morgan von Prelle Pecelli)미국 PS122 극장의 사업개발 감독, 장 필립 마찌아(Jean-Phillpe Mazzia) 프랑스 루이 주베 극장(Espace Louis Jouvet of Rethel) 예술감독, 아나 바그너(Anna Wagner) 독일 하우(Hebbel am Ufer)극장 무용담당 큐레이터, 세르주 페라(Serge Peyrat) 스위스 비디극장(Theatre Vidy-Lausanne) 예술자문인 등이 참석하였다.

극단 리허설에서 아시아문화의전당 건설현장까지

첫날의 일정은 서울아트마켓의 라운드 테이블로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외 아티스트와 지역 예술가의 협업이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지역민의 참여를 자발적으로 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한 협업 주체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형성을 핵심과제로 도출하였다.

이어 대학로 주변에서 이뤄진 공연장 탐방은 역사 깊은 학전과, 많은 에너지를 가진 젊은 극단인 마방진, 창작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는 두산아트센터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김민기 학전 대표는 대학로 소극장 연극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소극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마방진에서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 <칼로막베스> 연습으로 배우들의 땀 흘리는 리허설과정을 지켜보았다. 갤러리와 두 개의 다른 성격의 극장을 가진 두산아트센터를 견학하였을 때는 뉴욕의 PS122극장과의 유사점과 차별점을 가지고 논의를 나누었다. 뮤지컬 <빨래>와 <서편제> 관람에서는 평일인데도 젊은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우고 열정적으로 환호하는 장면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광주에서는 아시아문화전당의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전당 홍보관을 통해 전당 건립에 대한 세세한 계획들을 들을 수 있었고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을 잘 간직한 이장우 가옥에서 벌어진 쇼케이스에서는 진도북춤과 가야금 병창, 남도민요, 살풀이 춤 등을 선보였으며, 젊은 월드뮤직그룹 루트머지의 연주를 통해 전통과 현대음악의 만남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마지막 일정은 창경궁 후원 산책과 LDP 무용단의 공연 관람, 피드백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마지막 피드백 세션에서 이뤄진 토론은 아문단측의 예술극장의 개관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여러 준비사업들의 발제로 시작되었다. 문화창조원의 시범사업인 〈무아巫亞〉와 한예종과 스탠포드 대학의 협업으로 진행된 예술과 기술의 융합프로젝트 <네트워크 퍼포먼스 천.지.인>이 소개되었다. 특히 상여를 장식하는 인형인 꼭두를 모티브로 한 바람곶의 음악극 <꼭두>는 전통의 한국적 소재를 가지고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 샤머니즘의 세계를 담아내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내었다.

&ldquo;광주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서 출발해야&rdquo;

3시간이 넘게 진행된 피드백 세션에서 아나 바그너는 사이트 스페시픽(Site-Specific) 공연을 언급하며 21명의 아티스트가 21개의 아파트를 차지하고 관람객들에게 &lsquo;단서&rsquo;를 따라 공간을 찾아가게끔 유도한 엑스 아파트먼트(Ex-Apartment) 프로젝트를 소개하였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주었는데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중시되는 사적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예술적으로(?) 침범하게 함으로 공간에 대한 그리고 도시와 극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겨나게 하였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되었다.

이번 캠프를 통해 모든 프로듀서들이 공감한 주요 사안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아시아예술극장의 색깔을 정해나가며, 신뢰감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 핵심적인 예술감독 선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점에 대한 강조였다. 경제적 이유에 의한 파트너십은 오래가기 어렵지만 &lsquo;사람&rsquo;(여기서는 예술감독)에 기반을 둔 신뢰관계는 진정한 네트워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역량 있고 창의적인 예술감독 선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트레이시 로우는 맨체스터페스티벌이 어떻게 지역과의 협업을 통해 발전해왔는가에 대해 발표했다. 2007년부터 시작한 맨체스터페스티벌은 맨체스터 지역 예술가들과의 지속적인 논의 속에서 출발하였으며 지역 예술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점차적으로 페스티벌의 규모를 키워왔다. 특히 지역의 역사적 자원을 이용한 콘텐츠를 생성해 냄으로 지역 커뮤니티의 기대감과 호응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와 국내의 아티스트 간, 프로듀서 간의 작업과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공동제작의 여러 방식과 레지던시의 형태 등을 고민하고 연구할 때 그 중심에 광주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구체적인 작업, 아니 나아가 완성될 작품의 밀도와 농도를 더 진하게 한다는 생각을 상호 공감하였다.

김한상 필자소개
김한상은 경영학과 영화를 전공하고 다수의 실험영화, 단편영화를 연출하였다. 영화 <흑수선> 조감독,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작 음악극 <로즈> 영상 촬영감독, 창작뮤지컬 <완승 인 뮤직>에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현재 독립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사업팀 TF로 이번 국제프로듀서캠프를 기획, 진행했다. sonice21@naver.com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