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색 전문가 대담

꿈, 일 그리고 삶 예술, 경영을 디자인하다 배영호(배상면주가 대표이사) │ 이선철(감자꽃스튜디오 대표)

예술경영지원센터 <4인4색 전문가대담> - 배영호어느 분야든 자신의 분야에 큰 성취를 하고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로 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ldquo;꿈&rdquo; 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글로서 표현되지 않는 꿈은 한낱 허상일 뿐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들의 꿈은 늘 구체적이고 명료하다. 일찍이 꿈을 정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적절한 계획을 세우며, 거침없이 나아간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lsquo;일&rsquo;을 이야기할 때 가장 신나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 일이 가장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놀이판에서 그들은 오히려 불편한다. 일을 이야기하는 그 곳이 바로 그들의 최고의 놀이터 이다.

또한 대부분 자신의 &lsquo;삶&rsquo;에 긍정적이며 어려움이 있어도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살이에 스스로 꼬여있고 사회에 태생적으로 까칠한 인간들과는 근본이 다른 것이다. 그들은 항상 열정적이며, 동시에 영감과 에너지로 충만하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고 통쾌하기까지 한 것이다.

큰 양조장집 아들과의 만남은 이런 기대 속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부터 이 이벤트에 자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배영호 사장은 성공한 사람으로 분명 그럴 것이고, 나의 몸에도 비슷한 기질이 흐르고 있어 예술과 경영이라는 두 이질적인 키워드를 섞어서 즐거운 이야기판을 펼칠 수 있을 자신 말이다. 문화예술계 특유의 추상적이고 공허한 담론에 진력이 나 탈피하고 싶은 나로서는 더욱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이래저래 신이 났다.

역시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예술과 경영,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영역이지만 오히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그 간극은 넓지 않았던 게 아닐까. 융합의 시대의 예술의 가치를 말하지 않아도 예술은 이미 충분히 융합적이다. 경영은 그런 면에서 더 융합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돈의 문제에도 명쾌하다. 투자를 기반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경영과, 지원에 바탕을 두고 공공성을 추구하는 예술 사이에서 차이는 분명 있다. 그러나 또한 그 둘은 결국 &ldquo;가치&rdquo;의 추구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리고 이 가치가 사회성을 띨 때 둘은 더욱 가까워진다.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최고의 마케팅이 되는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예술과 경영의 융합은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이제 새로운 개념의 아티스트가 정의되고 있다. 과거처럼 화가와 음악가만 아티스트가 아닌 것이다. &lsquo;art&rsquo; 라는 단어가 본디 그런 의미도 있듯이 기술이 정점에 이른 상태를 이야기 한다. 그런 면에서 이미 빌 게이츠도, 워렌 버핏도, 리차드 브랜슨도 모필자소개: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겸임교수두 이미 아티스트의 범주에 들어간다.

시장을 사랑하고 일을 가장 재미있어 하며 자신의 상품에 대해 뚜렷한 자부심이 있는 인생. 그 안에서 나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배상면주가는 그런 비전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으며 대표는 그 비전을 실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배상면주가와 감자꽃은 여러 면에서 닮아 있음을 발견하고 더욱 신이 났다. 그래서 자연스레 둘의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




기술, 예술, 인문학의 심각 컨소시엄 상상력의 확장인가? 예술의 과용인가? 진중권(미학자,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겸임교수) │김재엽(극단 드림플레이 대표)


예술경영지원센터 <4인4색 전문가대담> - 진중권우선 미학자 진중권 선생님과의 대화는 예상대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또 그만큼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디지털 문화에 대한 담론을 인문학이 주도할 수 있다는 발상은 예술의 내용이 인간과 철학에서 비롯된다는 당연한 사실로부터 시작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비롯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담보하고 있는 인문학적 깊이는 이를 증명해주는 좋은 예임에 틀림없다. 인문학이 콘텐츠를 주면, 아티스트가 이미지를 떠올리고, 기술자가 그것을 기술로 구현하는 이른 바 - 기술, 예술, 인문학의 삼각 컨소시엄, 그것이 미래의 생산 패러다임이 될 것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웹2.0세대에게 디지털 문명 기기들은 일종의 유희의 도구이자,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사회적 장치들이며, 나아가 자신의 미학적 가치를 구현하는 표현수단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듣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컴퓨터예술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멀티미디어로서 공연예술에도 접목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보이고 있으며, 사회적인 발언뿐만 아니라 예술세계에서도 지극히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 사이를 넘나들 수 있는 미래상을 예측하게 한다. 전자계산기에 불과했던 초기의 컴퓨터를 예술의 한 영역으로 발전시킨 일본 노교수의 이야기와 그의 저서를 확인한 것도 좋은 정보가 되었다. 가상과 실재에 대한 철학적 담론 또한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현실이 변하는 것은 가상과 실재의 역동적인 상호관계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이야기했고, 이미 현실에서는 가상과 실재가 어떤 것도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공존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아트를 위한 기술미학세미나가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고, 예술 각 분야에서 디지털 아트의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소수 관심 있는 디지털 아트 종사자들이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 감상하고 토론하는 수준이지만, 해외의 아티스트들에게도 열려 있는 자리였다. 디지털 아트는 자본과의 동맹으로 대중성을 의식한 예술시장에 어떻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문과 회의를 갖게 한다. 시장 친화적으로 보이는 컴퓨터예술이 인문학적 담론과 자본주의적 생산시스템에서 상호 모순되지 않게 그 가치를 발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하게 된다. 기업의 후원이나 대중들의 취향에 기대어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받기 이전에 디지털 아트의 운명은 그 효용가치를 높이고 또 새로운 가치들을 창조하느냐에 달려 있는 듯하다.

진중권 선생님은 놀이와 미학을 일치시키는 일종의 유희정신의 소유자이다. 그가 견지하는 사회비평가적 태도 또한 세상에 대한 유쾌한 관심을 자신만의 언어로 전달하고자 하는 유희정신에서 비롯된다. 도덕적 가치가 아닌 미학적 가치로 현상을 바라보며 세상을 비평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도덕적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미적 가치를 중시 여기는 필자소개: 연출가, 극작가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극단 드림플레이 대표예술가적 자의식의 소산이다. 덧붙여 미래의 윤리학은 &lsquo;상상력&rsquo;에서 나온다는 오래된 믿음으로부터 출발한 태도였다. 이는 세상을 향한 진보적 가치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고도 볼 수 있다. 정치와 사회 각 분야에서 상상력을 중요시 여기면서 대안적 사고를 할 수 있다면, 좀더 미적으로 성숙된 인간들에 의해서 세상이 움직인다면, 예술과 사회가 서로 충실히 교류하면서 좀더 나은 세상으로 향한 길이 열리지 않을까. 디지털 아트의 인문주의적 시각은 충분히 생산적이며 대안적인 담론을 생성할 가능성이 여기에서 찾아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