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안공간 반디의 김성연 디렉터는 10년ㆍ20년을 내다보는 “작은 시도”를 시작했다. 그 시도는 반디로 재개관하기 전인 1999년 대안공간 섬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열악한 부산 지역 미술계로부터 “무언가 해보자”는 자발적인 것이었다. 반디는 지금까지 작가들의 네트워크 확장과 대외활동을 지원해왔다. ‘대안공간’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지금까지 반디에서 진행된 일들은, “참신하고 실험적인 작가를 수용할 시스템이나 기획력”을 갖추고, “비평과 미술담론의 장”을 형성하여, “타 지역과의 네트워크, 지속적인 작가지원과 교육” 등을 계발하는 것이었다. 비영리공간을 운영하는 애로 사항이라든가 작은 성과들을 얘기하는 곳곳에 그의 순수한 열정이 묻어나온다


김성연
지금 당신이 하고 있던 일은?

내년 신진작가전을 위한 심사가 있어 준비하고 있었다. 또 반디의 최종 2009년 기획회의, 부산국제비디오페스티발 결산, 반디 기금관련 입금 및 결산, 다음전시 준비에 바쁘다. 개인적으로는 개인전준비, 학생들 성적처리 등등을 하고 있었다.



2008년 가장 보람된 일은?

그래도 2008년 가장 보람된 일은 특별한 사안보다는 지속적인 반디의 역할로 지역작가들의 활발한 대외 활동을 돕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신진 작가 작품들을 모아 영어로 된 홍보용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국내외로 배포하고, 더불어 소규모의 아카이브를 구축하였으며, 미술이론에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특히 디지털미디어 활용을 위한 워크샵 등은 작가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어냈다. 그러자 국내기획자나 큐레이터를 비롯하여 해외 기획자들도 문의해오기 시작했고 그 결과,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맺거나, 우수한 기획전시에 참가하게 되는 작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기회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예산이나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을 아쉬워했다.)



아직 마무리 못한 일은?

오랫동안 시도는 했지만 매체발간(잡지)을 아직 못하고 있는 일이다. 현재 지역에서 필요한 비평과 담론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려고 하는데 작은 규모라 해도 내년엔 꼭 시도하려고 한다.



대안 공간 경영 상태는 어떤가?

매우 불안정하다. 다른 대안공간들도 그렇겠지만 기금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정책이나 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경제사정으로 후원과 같은 다른 경로의 지원도 위축될 것이다.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반디를 후원할 의사가 있다, 후원회를 결성하겠다, 후원을 받으라는 얘기들이 많았었는데 내년부터는 기본적인 운영을 위해 이를 구체화 해볼까 한다.


김성연 새해 당신의 계획 3가지를 꼽는다면?

첫 번째 자신에 충실하기. 여유도 좀 갖고, 건강도 챙기고, 가족과 함께 하는 것 같은 일에는 너무 소홀한데 그것도 반성한다. 두 번째는 일 안 벌이기. 특히 돈 안 되는 일말이다.(하하) 지금까지 쭉 해온 일이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반디에 대해 신경 안 쓰기. 반디의 안정적 운영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당신이 전망하는 2009년 예술계는?

전반적으로는 아무래도 경기와 맞물려 위축될 것이다. 단체나 작가들의 위치나 활동의 격차들도 좀 더 커질 것 같다. 이제 좋은 작업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하) 그동안 미술시장의 활황이 어느 정도 작가들과 신진들 그리고 미술전공 학생들에 까지도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뭐 대부분의 지역작가들이야 미술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없었기에 크게 영향 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다만 젊은 작가들의 미술계 내부로의 유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또 그래서 반디가 좀 더 바빠질 것 같다. 또 불황을 계기로 다각적인 노력과 긍정적인 시도들도 있을 것이다.



새해를 여는 당신의 키워드는?

여유. 나의 부족한 능력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너무 정신없이 지나온 것 같다. 차분히 나와 반디의 10년을 되돌아보고 정말 이 시대에 필요로 하고 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설계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오수수

필자소개
오수수(본명 오세원)는 포천아시아비엔날레 및 dna 프로젝트매니저, 『책방전시리즈』(갤러리 무이) 등 다수의 전시를 기획했고, 현재 전시기획사 SW(청록파) 대표이자 계원예술대학 전시디자인과 겸임교수로서 전시기획, 강의, 평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시카고미술대학에서 예술행정 석사학위를 받았고, 홍익대학교에서 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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