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은 2009년 새해를 맞아 예술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획경영인 여덟 명의 새해 계획을 들어보았습니다. 땀내 나는 현장에서 일구는 희망과 기대로 새해 새날을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뮤지컬 해븐은 2004년 창립된 이후 <김종욱 찾기>, <쓰릴미>, <스위니 토드>, <필로우맨> 등 많은 화제작을 제작해 왔다.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신장세를 이룩한 대표 겸 프로듀서인 박용호는 지독한 일벌레로 알려져 있다. 작품 보는 눈이 좀 유별나다는 평이 들리기도 하지만 그는 일단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정말 많은 작품을 쉴 새 없이 본다. 2009년 기대작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하반기 연강홀에서 장기 공연할 예정이다.

박용호
신년 계획은 무엇인가?


3월, 신촌 근방에 250석 규모의 &lsquo;더 스테이지&rsquo;라는 소극장을 개관한다. 국내 공연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소극장 작품이 한국 시장에 적합하다고 본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장기 공연체제가 가능하고 작은 공연장이다 보니 배우들도 쇼맵쉽이나 애드립보다는 연기력으로 정면승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것을 곧잘 &lsquo;진정성&rsquo;이라고 표현한다. 제작자 입장에서 작품을 잘 만들어야 잘 팔 수가 있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이다. 관객들에게 이러한 진정성이 전해질 때 작품의 예술성과 흥행이 모두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극장 운영방향은?

극장이 개관하면 무엇보다 회원제 관객들을 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싶다.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작품의 컨셉을 정하기보다는 적어도 뮤지컬 해븐을 인정하고 믿어주는 관객들과 함께 안정된 극장 운영을 하고 싶은 것이다. 5천명의 회원들만 있어도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공연계의 당면과제를 꼽는다면?

한편으로는 관객들이 작품을 고를 때 더 고민을 했으면 한다. 우리 관객들은 고른다는 것에 인색하다. 공연은 수백 개의 스크린과 달리 일회적인 경험으로만 감동이 제공된다. 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시장의 규모를 무시하고 왜곡된 연기와 대본을 가려볼 수 있는 똑똑한 관객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절실한 희망이다.

박용호

2009년 가장 잘 하고 싶은 일은?


국내 공연시장의 산업화는 아직 본 궤도에 들어서지 못했다. 불안정한 시장의 상황을 예측하기란 어렵고 하지만 지금 당장의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제작을 미룰 수도 없다. 내 입장에서 매 작품마다 적어도 2~3년 이상의 제작구상과 기간이 필요하다. 새해라고 해서 특별한 계획이나 구상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다만 이 모든 것이 계속 지속되는 선상일 뿐이다. 열심히 일을 할 뿐이다.


2009년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당연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다. 베데킨트 원작의 이 작품은 120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작품의 정통성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취향대로 작품을 고르지만 이러한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작품을 통해 관객의 오감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그것이 다시 작품의 부메랑을 통해 관객들을 극장으로 연결시키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왜곡된 작품과 배우들이 그나마 이쪽을 향한 관객들을 등돌리게 하는 것이 문제지만.



새해를 여는 당신의 키워드는

현실주의. 나는 현실주의자이다. 하지만 예술적 이상을 버리지는 않는다. 아마도 발전적인 개념에서 이상과 좀 타협하는 현실주의자일 것이다. 그것이 미래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현실에서 접목가능한 방식이라고 본다. 이는 현명함의 문제이다. 배우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분별 있게 판단하고 자신의 역할을 알아야만 하는 것처럼 제작자로서 이상과 현실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염혜원


필자소개

염혜원은 연극학을 전공했고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월간 『한국연극』 편집팀장으로 근무했으며 최근에는 공연, 미술, 건축 분야에서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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