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분야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주로 복지나 환경분야에서 시작되었으나 이제 문화예술계로 옮겨 오면서 그동안 비영리와 영리의 이분법적 구조에서 제3의 섹터를 창조하며 문화예술계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런 흐름에 맞추어 많은 예술단체나 기획사, 심지어 동호회 등도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쳐 사회적기업으로의 발전을 꿈꾸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또한 정책이 가지는 한계와 문화예술계 특유의 속성이 서로 잘 안 맞는데서 오는 불협화음도 들려오기도 한다. 사회적기업 인증제가 가지고 있는 제도와 행정업무로 인해 독특한 구조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예술계에서 적합한 제도인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특히 노무관리나 인사관리 그리고 근무형태 등 예술계의 특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평가의 기준을 적용하니 의욕이 저하되거나 시도를 두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감자꽃스튜디오는 주위에서 사회적기업과 가장 유사한 일을 하고 있으면서 정작 사회적기업 인증에 적극적이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간단히 말해서 정책을 반대하거나 지원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필자가 나름 지향하는 경영문화를 살리면서 무사히 인증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서’이다. 고용형태의 자율적 선택과 유연한 탄력근무제, 회사의 특성에 맞는 인사관리와 복지 및 교육에 비용을 아끼지 않으려고 하는 방침, 노마드적 스마트워크의 실천 등이 그 특징인데, 까다로운 노무관리나 각종 행정업무로 인해 퇴색될까봐서이다.
문화예술계 CEO의 열가지 경영 원칙
그러나 정책이나 사업은 언제든 발전하고 진화하는 법이니 그 상황이 활용할 만한 것이 될 때는 언제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신 필자는 사회적기업이 아니더라도 사회적가치를 지닌 사업을 하는 회사의 CEO로서 다음과 같은 경영의 원칙들을 충실히 지켜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1) 내용은 재미로 포장은 의미로 하자
일에 있어서 재미는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좋은 의미의 포장은 ‘의미’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의 본질이 가지고 있는 가치나 철학 등이 잘 포장되어야 참여하는 주체나 대상 그리고 관계자들이 그 일에서 보람과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2) 기획은 사회적이되 계획은 현실적으로 하자
기업활동의 사회적 가치는 분명 중요한 덕목이긴 하지만 그것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마케팅적 노력과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그리고 대단한 지구력을 가지고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사업계획이 필요하다.
3) 시장과 정책의 흐름을 파악하고 적극 활용하자
시장은 매출을, 정책은 지원을 이끌어 내는 원천적 환경이다. 기업이 활동하는 시장의 특성, 국내외의 추세와 미래의 전망 그리고 각종 정책과 지원에 대한 정보와 흐름에 대해서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부지런히 파악하고 참고하여 공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