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 2009년 문화부와 노동부의 업무협약 이후 문화예술분야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어 왔다.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기업을 둘러싼 최신 이슈를 점검하여 문화예술분야가 유념해야 할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을 고민해 본다. 연재순서: ③ 나는 이렇게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구성원이 창작활동을 통해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사업모델임을 사례로서 꾸준히 선보였다. 그 결과 작년 8월 마포구와 함께 성산2동에 위치한 유휴공간을 찾게 되었고 첫 번째 모델이자, 1호점으로 창고와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유휴공간은 함께 찾되 공간의 유지 · 운영에 들어가는 경비는 전적으로 문화로 놀이짱이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수익구조는 재활용가구 판매, 재활용재료를 활용한 공간기획, 마을작업장만들기 등의 프로젝트 사업비로 구성된다.
건물전경
가구교환시장 캠페인

▲▲ 건물전경
▲ 가구교환시장 캠페인

“홍대앞 거리, 지난주까지만 해도 옷가게였던 곳이 어느새 카페로 수리중이다. 부서진 채 가게 앞에 내 놓은 집기들이며 창문, 벽 구조물 등을 넋을 놓고 보고 있다. 아깝다… 그리고 저 녀석들로 뭔가 다른 걸 만들어보고 싶다. 저 창문은 작가한테 보내면 작품제작에 도움이 될 텐데. 옥상공방 문을 연다. 오늘은 작가가 공방에서 작업을 하기로 했다. 도시에서의 삶은 늘 엄청난 가능성들을 보여주지만, 도시민의 창조적 생산력을 뒷받침해 주기엔 일상적 창작공간이 부족하다. 소유로서의 해결이 아닌 더 많이 공유할 거리들을 찾고 싶다. 내 능력으로 다 갖추긴 어렵겠다. 공유할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든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다.” (2009.09.26)

버려진 가구들의 미래만들기

하루가 멀다 하고 교체되는 홍대앞 가게들, 매립을 기다리는 집 앞에 내놓아져 있는 버려진 가구들의 대부분은 소량의 재활용, 대량의 매립과 소각으로 정리된다. 우리에게 버려진 가구는 목재제작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유해성분들이 이미 배출된 건강한 목재이며, 또 다른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오브제로 자리한다. 다만, 버려진 가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특별한 무언가를 하나 만든다는 것보다 우리의 일상에서 버려지는 가구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고민들이 그저 좋은 생각, 가치를 넘어 공감과 파장을 형성하고, 적용가능한 사회적 시스템을 디자인해내야만 최소한의 공공성을 확보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서 출발한 것이다. 바로, 사회적기업 문화로놀이짱으로!

문화로놀이짱 1/4HOUSE 사업모델은 지역에서 배출되는 목재(가구 및 소품, 건축 구조물 등)를 수거, 해체하여 보관하는 창고와 목재를 재활용하여 상품을 만들고, 공간을 기획하며, 재활용 목공워크숍을 진행하는 공방 운영을 통한 사회서비스 제공에 있다. 버려지는 가구들에서 나오는 목재들을 재가공하여 수납하고, 다시 가구 및 소품을 만드는 작업장은 1/4HOUSE의 활동과 생존 공간이다. 또한 공간과 재료, 기술의 공유를 통해 지역민들이자 소비에 익숙한 도시민들의 문화공간, 창작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문화예술기획단체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지 1년 반이 되었다.

지속가능성의 핵심, 적용가능한 시스템 설계

생각 하나. 문화로놀이짱의 구성원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작업자들이 많고, 버려진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며, 만들기를 좋아하는, 그리고 제도권을 벗어난 예술가들인데 대부분이 취약계층이다.

생각 둘. 패브릭, 현수막 등과 같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와는 달리 가구, 목재의 재활용은 단순한 재사용에 그치고 있고, 그마저도 미비한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부피가 크고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에 버려지는 가구는 많은데 부피는 크고, 버리는 것들을 안타까워하고 뭔가 만들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여기서 창의적인 공공재만들기의 프로세스가 디자인되었다. 재활용목재창고는 수거에서부터 해체, 다시 적재로 이어지는 시스템으로 설계되었고, 이 부분에서 일자리가 창출된다. 창고의 확보와 생산적 운영은 유휴공간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민관이 함께 협력할 때 현실적으로 지속가능해 질 수 있게 된다.

창틀로 만든 테이블

창틀로 만든 테이블

종이컵수납함 이동식 수납의자
종이컵수납함 이동식 수납의자

그렇지만 운영만큼은 우리가 해야만 잘 할 수 있는 모델을 통해 만들기로 했다. 국내에 아직 없는 사업모델로서, 3%밖에 안되는 생활폐목재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행정기관과 공유하였다. 지역사회구성원이 창작활동을 통해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사업모델임을 사례로서 꾸준히 선보였다. 그 결과 작년 8월 마포구와 함께 성산2동에 위치한 유휴공간을 찾게 되었고 첫 번째 모델이자 1호점으로 창고와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유휴공간은 함께 찾되 공간의 유지․운영에 들어가는 경비는 전적으로 문화로놀이짱이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수익구조는 재활용가구 판매, 재활용재료를 활용한 공간기획, 마을작업장만들기 등의 프로젝트 사업비로 구성된다.

현재의 공간에서 창고와 공방을 조성하여 본격적으로 가구 및 소품만들기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2월부터이다. 운 좋게도 구매자들의 입소문과 언론 홍보의 도움으로 꾸준한 가구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지역주민들의 일상적인 공간사용을 위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마을작업장을 조성하려고 한다. 공간을 확장하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기획․운영과 제품별 프로토타입 개발을 통해 다량제작상품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소비를 생산으로 전환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삶의 기술들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라는 꿈들을 일상에서 해결하는 문제해결사이자 사회적 디자이너로서 활동해 오던 문화로놀이짱은 이제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좀 더 구체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현실과 만나 그에 걸맞은 실질적 생산성을 갖춰가며 활동하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조직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해 볼만 하다

문화로놀이짱 운영절차

문화로놀이짱 운영절차

현재 사회적기업이라는 정책, 제도를 넘어서는 ‘일상의 상상력과 사회적기업가의 뚝심’이 필요하다 진단한다. 왜냐하면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열정과 행동이 정책과 제도라는 형식의 안과 밖을 유연하게 넘나들어야만 지속가능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연해지기 위해서는 내공이 필요하며, 특히나 한국사회에서 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하려면 문화예술이 가진 공공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기업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유무형의 생산물들을 선보여야 할 것이다.

문화로놀이짱 역시 마찬가지로, 정책과 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키워나가길 바란다. 문제해결의 다양한 상상을 서로가 지원하고, 생산력을 갖출 수 있는 준비를 연대하며 뚝심 있게 밀고 간다면 ‘제도로서 바라본 사회적기업’을 한번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로놀이짱-문화로놀이짱은 너무 많이 버려지고 대부분이 매립· 소각되는 목재들을 저장할 수 있는 공공창고와 스스로가 일상의 창조자가 되는 지역의 공동작업장인 공공 공방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1/4 HOUSE 는 한 집, 두 집, 세 집, 네 집... 네 집의 자원을 재활용하면 한 집의 필요한 자원을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우리 주변에서 버려지는 가구들을 수거 · 해체하여 재활용 가구와 소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문화로 놀이짱의 브랜드이다.




안연정 필자소개
이십대에는 십대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삶의 방식으로 ‘기획’을 가르쳤고, 홍대앞 예술가들과 십대들을 매개하는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로 활동하였다. 삼십대를 맞이하며, 사람들의 일상을 소비가 아닌 생산으로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며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 일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획들이 좀 더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적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민하는 시스템 디자이너로서, 버려지는 가구들의 다양한 쓰임을 고민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영자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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