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보편화는 생활패턴과 정보교류 체계를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문화예술에 있어서도 창작,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마트폰에 기반한 어플리케이션(앱), 소셜미디어 등의 활용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예술계 종사자들이 추천하는 어플 정보와 함께 어플 제작의 트렌드, 효과적인 제작 및 활용법을 소개한다. 연재순서 ③ 추천 어플 분석과 최신 경향

경기도미술관, 모마, LG아트센터, 아이파운드(iFound!), 새들러즈웰즈스크린(Sadler's Wells Screen) 등의 어플은 전형적인 정보 전달형 어플이며, 그 구성도 유사하다.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 등 여러 가지 형식의 시의성 있는 정보르 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정보 전달형 어플은 정보 업데이트가 잦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장치데이터에 의한 어플의 분류

[어플 랭킹 데이터] 출처 www.appannie.com

사운드하운드

사운드하운드

모마

모마

어플 제작자는 구현 이전에 설계 과정을 거친다. 이는 어플 제작의 기본이다. 이에 기본으로 돌아가, 어플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설계했을지 생각한다. 모바일 프로그래밍 언어는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모든 데이터를 오브젝트로 취급하여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 개념을 따르고 있다. 이에, 설계할 때에, 객체 지향 기법을 염두에 두어야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객체 지향 기법의 중심에는 데이터와 그에 연관된 함수가 있다. 이 중 데이터 속성은 어플의 목적과 결부되어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다음은 어플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위치에 따라 앞선 두 기사에서 언급된 추천 어플들을 분류한 결과이다.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장치, 서버, 외부  블룸(Bloom): 장치 브라보 구스타보(Bravo Gustavo): 장치 좀비부스 (zombieBooth): 장치, 외부 경기도미술관 어플: 서버, 외부 모마(MoMA): 서버, 외부 LG아트센터: 서버 아이파운드(iFOUND!): 서버 피들어(Feeddler)RSS: 외부 새들러즈웰즈스크린(Sadler’s Wells Screen): 서버, 외부
[그림1] 필요 데이터 위치에 따른 분류

우선 장치데이터 입력 여부를 통해 어플을 분류할 수 있다. 장치데이터란 맨 처음 어플을 다운받을 때 함께 다운되는 데이터, 장치 내부에 저장된 데이터, 장치의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입력하는 데이터(터치, 위치, 가속도, 카메라 등)를 모두 포함한다.

사운드하운드(SoundHound)는 음악검색을 위해 마이크로 음악을 입력하거나 아이패드 라이브러리의 음악을 재생해야 한다. 사용자가 타켓사운드클립(Target Sound Clip)을 입력해야만 음악지문을 채취하고 음악 비교를 위해 서버로 전송하는 등의 작업들이 진행된다. 불룸(Bloom)은 사용자가 스크린을 터치해야 작업이 이루어진다. 시퀀서 형식의 어플인 불룸은 사용자가 화면을 터치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루프를 구성한다. 사용자의 스크린 터치가 루프 내의 특정 위치에 파라미터(parameter)로 저장되며, 이를 바탕으로 어플은 사운드를 내놓는다. 브라보구스타보(Bravo Gustavo)는 박자 단위로 쪼개어 저장한 사운드클립(Sound Clip)을 사용자 입력에 따라 순차적으로 출력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인지적으로 흥미로운 어플 중의 하나이다. 강하게 흔들거나 스크린을 터치하는 등의 행위를 유도하여, 마치 사용자가 실제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좀비부스(ZombieBooth)는 카메라 입력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가 사진을 찍거나 포토 라이브러리의 사진을 선택하면, 눈과 입의 위치를 지정케 한 다음 좀비 동영상을 합성하여 마치 실제 좀비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과 같은 결과물을 내어준다. 이러한 어플은 사용자가 입력하는 ‘일상적인’ 데이터를 ‘비일상적인’ 결과물로 변모시킴으로써 사용자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안겨준다.

서버데이터 활용에 의한 어플의 분류

다음으로는 서버데이터를 활용하는가에 따른 분류이다. 서버데이터는 공급자가 관리하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인 서버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시의성 있는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정보성 어플들이 서버데이터를 주로 필요로 한다. 앞서 언급한 사운드하운드가 사용자가 입력한 장치데이터와 서버의 음악지문 데이터를 함께 이용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경기도미술관, 모마, LG아트센터, 아이파운드!(iFound!), 새들러즈웰즈스크린(Sadler';s Wells Screen) 등의 어플은 전형적인 정보 전달형 어플이며, 그 구성도 유사하다.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 등 여러 가지 형식의 시의성 있는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정보 전달형 어플은 정보 업데이트가 잦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껍데기만 어플의 형태를 갖춘 뒤, 내부적으로 보여지는 뷰는 웹 브라우저와 연동한 웹앱(Web Application)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는 외부 서비스 데이터를 활용하는가의 여부이다. 외부 서비스란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등 어플 공급자가 직접 관리하지 않으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API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의미한다. 이전보다 정보 공유 등의 니즈가 커지면서 자연스러운 네트워크 구성 효과에 초점을 둔 외부 서비스 데이터 활용사례가 늘고 있다. 사운드하운드, 좀비부스 등은 사용자의 사용 결과를 기존 SNS에 업로드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앞서 언급한 정보 전달형 어플들도 특정 정보를 SNS를 통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대부분 제공하고 있다. 연동 데이터에 따라붙는 해당 어플의 메시지를 통해 자연스레 어플의 홍보 효과도 얻는 셈이다.

피들러(Feeddler)RSS는 위의 어플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전형적인 구글리더 연동 어플로서, 구글 계정 없이는 어떠한 기능도 이용할 수 없다. 제한적으로 목록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구글리더에서 구성한 피드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내용을 읽는 기능만 제공한다.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사용편이성 블룸(Bloom): 학습용이성, 사용편이성 브라보 구스타보(Bravo Gustavo): 사용편이성 좀비부스 (zombieBooth): 사용편이성 경기도미술관 어플: 사용편이성 모마(MoMA): 사용편이성 LG아트센터: 사용편이성 아이파운드(iFOUND!): 사용편이성 피들어(Feeddler)RSS: 없음 새들러즈웰즈스크린(Sadler’s Wells Screen): 사용편이성
[그림2] 사용성에 따른 분류

데이터 형식이 아닌, 어플의 사용성에 따른 분류도 가능하다. 최초사용자에게도 허들(huddle)이 없도록 사용편의성에 초점을 맞추느냐, 반복 사용에 따른 고도화를 꾀한 학습용의성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어플의 구성에도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어플은 대개 사용 편의성을 어느 정도 고려하여 구성한다. 그러나, 피들러RSS 같은 어플은 기존 RSS 리더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사용하기에는 허들이 굉장히 높은 경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진입장벽이 있는 어플은 첫 화면에서 정보 버튼 등을 통해 기본 기능을 설명한다. 하지만 피들러RSS는 아무런 설명 없이 첫 화면에 구글 계정 입력폼만 보여지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없는 사용자는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실절적인 어플 개발의 시작

사실 대부분의 문화예술분야 추천 어플은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며, 정보성 어플이 아닌 경우에도 활용 패턴이 여타 어플보다 굉장히 짧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고도의 학습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이파운드!는 사용자가 선택한 이미지의 사용패턴을 저장하여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이미지를 추천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으며, 불룸은 섬세한 터치 조정을 통해 원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사용자들이 어플을 반복해서 사용하다보면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반복 사용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으며 느끼는 즐거움을 고려한 것이다.


[그림3] 일반적인 어플의 라이프사이클
[그림3] 일반적인 어플의 라이프사이클

아이러니하게도, 초기 계획(Initial Plan)에 따라 설계(Design)하고 구현(Implementat
ion)한 어플을 마켓에 출시하는 것이 실질적인 어플 개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어플을 사용하며 사용성과 버그에 관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개발자는 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설계와 구현을 반복한다. 위 과정은 사실상 어플을 마켓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이러한 어플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지 않고 제작된 어플은 출시 직후 사장되는 운명에 처하곤 한다. 물론 이 사이클을 모두 고려하여 운용계획을 세운다 하더라도, 초기의 계획대로 어플을 구현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대부분의 초기 계획은 모바일 UI 문법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고려하여 구현한다 해도 UI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아 출시 리뷰 과정에서 어플 출시를 거부당하기 일쑤이다.


[그림4] UI 디자인툴 발사믹 목업(balsamiq mockup)의 예
[그림4] UI 디자인툴 발사믹 목업(balsamiq mockup)의 예

이러한 갭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 발사믹 목업(balsamiq mockup) 등을 활용한 사전 모의구현이다. 구현 계획을 손쉽게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목업을 통해 계획을 시각화함으로써 제작팀과의 소통을 보다 유연하게 하여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작을 진행할 수 있다.

정보성 어플들은 간단한 목업 제작만으로도 구현계획을 시각화 할 수 있으나, 불룸, 브라보구스타보, 좀비부스 등 자체 특색을 핵심 역량으로 내세우는 어플들은 목업만으로는 그 기능을 구현하기 어렵다. 더욱이 기존에 출시된 유사 어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제작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쉽다. 이런 어플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직접 개발 능력을 갖추거나, 데이터 구조와 알고리즘의 수준에 이르는 세부제작과정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한 구현기획과 사용자의 니즈 파악이 중요

출시된 어플들의 동향과 어플 랭킹 데이터를 살펴보면, 기획이 제작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었는지 아닌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됨을 알 수 있다. 정보성 어플의 초기모델인 LG아트센터는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기도미술관은 지속적이고도 다채로운 정보 제공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어플 중의 하나이다. 구현기획이 제작과 잘 맞물려 성공을 거둔 어플로는 불룸, 아이파운드! 등이 있고, 사용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제작한 사운드하운드는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어플 전체 판매량 상위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초기 계획이 구현으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느냐 아니냐에 따라 해당 어플이 일회성으로 그칠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아트 어플로 거듭날지 성패를 좌우한다. 브라보구스타보, 좀비부스 등은 조악한 제작 결과가 초기 기획의도를 따라오지 못해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어플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는 못했다. 그러나 불룸은 기존의 시퀀서 어플에 비해 특별한 장점이 있지는 않지만, 잘 조정된 음색, 컨셉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제작이 뒷받침되어 아트 어플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할 수 있다. 음색을 구성하는 음원, 음원을 출력하는 어플의 소리 출력 구조 등에 대한 기획자의 충분한 이해 없이는 이처럼 성공적인 구현이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조정을 ‘알아서’ 이해할 수 있는 개발팀은 스뮬(Smule) 정도가 유일할 것이다. 하지만 글리(Glee)에서 스뮬에 의뢰하여 출시한 글리 가라오케(Glee Karaoke)는 스뮬의 명성을 드높여 주었을 뿐이다.

결국 기획한 대로의 결과를 원한다면, 어플의 구조와 구성 요소에 대해 숙지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플 제작 방법을 누구나 습득해야 하는 이유라 하겠다.



[특집] ‘나의 추천 어플’ 다른기사 보기
① 5인의 추천 어플1
① 5인의 추천 어플2


오재혁 필자소개
오재혁은 프로그래머로 다양한 설치형 인터랙티브 시스템 제작에 참여하였으며, 팀구루넌(team Gurunun)에서 아이폰을 타깃으로 ‘Da Fish’ 등의 아트 어플을 기획·제작하였다. 아이폰 제작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return2musi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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