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weekly@예술경영]은 창간 3주년을 맞아 예술경영의 최신 이슈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예술경영의 이슈'를 마련했다. 웹진 국내외 편집위원들의 분석을 통해 지금 세계 예술경영이 고민하고 있는 키워드를 권역별, 이슈별로 구성하고 이를 통해 각국의 현황과 대응을 살펴보고자 한다.③ 유럽

경제불황에 대한 대처와 예술을 통한 친환경의 실천 등 유럽예술경영의 두 가지 최신 키워드는, 변화하는 사회와 외부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예술활동을 위해 문화예술계가 스스로 발견해야 할 해결방안에 대한 모색과 더불어 변화와 혼돈의 시기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강력한 질문을 받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기사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해외편집위원 주디스 스테인즈(영국)의 월례레포트와 관련전문지의 기사를 인용∙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자생력 모색

아이슬란드아트센터
네덜란드 예술폭탄 캠페인

▲▲ 아이슬란드아트센터
▲ 네덜란드 예술폭탄 캠페인

유럽 지역은 전 분야를 막론하고 ‘경제불황’과 그에 따른 대처가 현재의 가장 큰 화두라 할 수 있다. 2010년을 전후한 세계 경기침체의 진앙지인 유럽은 불황의 영향을 가장 먼저, 크게 받고 있고, 공공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시장성이 낮은 문화예술은 그 안에서도 가장 크게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경제불황이 문화예술 분야 예산 삭감으로 직결된 나라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40년간 예술계 전체예산의 90%를 지원해왔으며, 이런 지원은 네덜란드에서 신진예술가가 성장하고 혁신적인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전체 9억 유로이던 문화예술 예산이 2억 유로로 삭감되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공연예술이다. 단적으로는 네덜란드 공연예술의 핵심적인 지원기관으로 역할을 해온 네덜란드연극협회(Theatre Institute Netherlands: TIN)가 지원기관으로서는 폐지되고, 복합예술공간으로 전환되어 운영하도록 결정된 사례를 들 수 있다. 관련기사 “더아프로-다이얼로그” 보기

영국에서도 예술위원회로부터의 공공지원금이 최근 몇 년간 대폭 삭감되면서, 영국 내 최장수 예술감독(27년) 재임기록을 갖고 있는 트리사이클 씨어터(Tricycle Theater)의 예술감독이 퇴임하는 등 민간극장에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더가디언]

네덜란드 문화예술인들은 예산삭감이 결정되기 이전부터 국내는 물론 예술폭탄 캠페인 등의 컬처360 관련기사 보기 국제적인 연대활동을 호소해왔다. 하지만, 결국 뜻을 관철시키지 못한 채, 예산 삭감은 현실이 되었고, 현재 네덜란드 문화예술계는 예술에 대한 공적 지원의 의미를 환기하고, 예산삭감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예술활동을 현재도 지속하고 있다. 한 가지 사례로서, (오렌지 군단 캠페인)을 들 수 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의 레지스탕스를 다룬 영화의 주제곡이자 국가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동명타이틀의 음악(오렌지군단)을 유럽 및 전 세계 45개 오케스트라가 1분 정도씩 녹화하여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공적 지원과 공연수입 외의 수입원을 개발하거나,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공연의 규모를 키우거나,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개발에 힘쓰는 등, 부정적이지 않은 변화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예술의 자생을 위한 움직임에 보다 일찍 눈을 뜬 국가는 아이슬란드이다. 공연예술 전문 매거진인 [아츠프로페셔널]은 2011년 8월호에 ‘생각보다 풍요롭다’(Richer than you think)라는 헤드라인의 기사를 통해 “2008년 세계 경기침체만큼이나 문화예술계에 오히려 이로웠던 사건도 없을 것”이라고 서두를 꺼내며, 가장 혹독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아이슬란드 문화예술계의 자생노력을 소개한 바 있다. 아이슬란드의 경제규모에 비해 예술에 대한 지원이 풍족한 편은 아니었다고 하나, 경기의 영향으로 인해 유망한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고, 국가의 이름을 내걸고 시상하던 ‘아이슬란드 시각예술상’도 폐지되는 등, 풍족하지 않았던 정부지원은 거의 대부분 중단되었다.

대부분의 뮤지엄, 갤러리의 수입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재환기되고 있는 것이 아이슬란드아트센터(Center for Icelandic Art)이다. 이곳은 2005년 개관 당시부터 부족한 정부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중소기업과 개인의 후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왔고, 현란한 대형전시보다는 내실있는 기획을 중시하여, 독립적인 재정구조를 마련, 경기침체의 영향 없이 아트센터의 고유한 미션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전례를 통해, 아이슬란드 예술인들은 예술작품의 유통과 조직운영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각 기관의 빠듯한 예산으로 아이슬란드 예술인들이 오히려 드러나고 있다. 작품을 걸거나 보관할 만한 기획이나 공간이 여의치 않자 학교가 소장한 컬렉션을 학교 건물 곳곳에 전시하면서, 학교 공간 자체가 예술공간으로 바뀐 아이슬란드대학의 사례도 소개됐다. 실제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전시횟수는 줄었고, 전시내용도 해외작가가 아닌 아이슬란드 작가의 작품이나 소장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하지만, 미술관람객의 숫자는 오히려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아이슬란드 예술에 대한 국내, 그리고 국제적 관심도는 오히려 높아졌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아츠프로페셔널]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문화예술계는 지금의 상황이 자국 국민들로 하여금 진정한 국가적 자산이 문화예술 활동임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또한 유럽 전반에서도 지금의 경제적 위기가, 예술가로 하여금 국내외를 막론한 협력의 필요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고, 공적 지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보다는 자구적인 수익구조 개발과 함께, 예술이 사회에 보다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개입을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을 공유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천 가능한 친환경 방안

벨그레드 극장
『친환경 공연예술 투어링 가이드』

▲▲ 벨그레드 극장
▲『친환경 공연예술 투어링 가이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라 친환경이 전 사회의 당면과제가 된 지금, 유럽에서는 예술활동에서 친환경주의를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공통의 이슈가 되고 있다.

유럽의 예술가들 역시 환경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춘천마임축제에서도 공연된 영국의 뉴잉튼 인터내셔널 에어포트(Stoke Newington International Airport)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레지던시, 일반시민 및 국내예술가 워크숍 등을 통해 (라이브 아트 스피드 데이트_Live Art Speed Date)라는 새로운 공연형식으로 선보이며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환기한 바 있다. [주간한국] 관련기사 보기

[아츠프로페셔널] 8월호에서는 ‘10개의 친환경 기관’이라는 타이틀 아래, 친환경 예술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영국 내 예술기관 10곳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극장환경을 만들고 있는 런던의 아콜라씨어터(Arcola Theatre), 모든 조명기구를 LED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 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실천하는 벨그레드 극장(The Belgrade Theatre), ‘그린투어’를 표방하며, 단체 내의 행정사무 부문부터 투어시 친환경 숙박시설이나 교통기관을 이용하는 등 ‘그린 투어’라는 내부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런던 계몽주의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 등, 공간과 시설 운영부터 공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친환경을 실천하는 방법들을 고민하는 문화예술기관들을 소개하고 있다.

줄리의 자전거(Julie';s Bicycle홈페이지 링크)는 예술의 친환경 활동을 연구, 컨설팅 하는 대표적인 단체다. 2007년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기업으로, 대학의 환경전략 연구소와 함께 연구자료 발간, 개별단체에 대한 교육, 컨설팅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다. 예술단체나 기관들이 자신들의 활동에 맞춰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컨설팅회사로서, 위의 영국 사례 중 많은 수의 기관이 이들에게 컨설팅을 받은 바 있다. 줄리의 자전거는 유럽의 네트워크 조직인 온더무브와 함께 『친환경 공연예술 투어링 가이드』(Europe’s first Green Mobility Guide for the Performing Arts)를 제작, 배포한 바 있기도 하다책자 보기.

경제불황에 대한 대처와 예술을 통한 친환경의 실천 등 유럽예술경영의 두 가지 최신 키워드는, 변화하는 사회와 외부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예술활동을 위해 문화예술계가 스스로 발견해야 할 해결방안에 대한 모색과 더불어 변화와 혼돈의 시기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강력한 질문을 받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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