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일 대표의 예술경영지원센터 취임을 두고 문화예술계는 낯설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에게는 초기의 우려나 의구심 대신 능숙한 조율자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인터뷰 내내 김도일 대표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스스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평할 만큼 노력하는 이의 자신감처럼 읽히기도 했다. 그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예술창작 이후의 문제에 집중한다고 했다. 예술현장의 자생성을 위해 예술가들을 조력하는 역할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현장의 갱신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려주었다. 여전히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사업도 많고 정체성이나 지향도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예술현장의 합리성과 효율성, 유통과 마케팅을 가로지르는 인터뷰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역할과 지향을 조금이나마 더 밝혀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소통과 협력, 균형을 위한 시간


대표로 취임하신지 1년이 훌쩍 넘었다. 2019년 성과를 비롯해 취임 이후 집중해 온 과제는 어떤 건가? 아울러 개인적인 소회가 있다면 함께 부탁드린다.
지난 1년은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었다. 2018년 8월 취임 후 바로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PAMS(서울아트마켓), 미술 주간 행사 참여, 국정감사, 해외출장 등으로 하반기가 바쁘게 지나갔다. 고민할 시간도 없이 이미 계획된 사업들의 현장을 뛰어야 했다. 1년을 뒤돌아보면 기관에 체계를 더하기 위해 인사 노무, 근무제도, 노사관계, 임금문제 등 내부 시스템 개선에 힘썼다. 그리고 사업 측면에서는 작지만 큰 기관, 다시 말하면 사업 종류가 많아서 큰 기관이 아니라, 사업의 중요성에 비추어 큰 기관으로서 안정화나 재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기관의 위상과 사업은 선진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의외의 발견이 많았다. 예경과는 과거 10여 년 전 평가사업 평가위원 활동이 첫 인연이었다. 당시 예경의 홈페이지를 떠올리자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창작과 제작 중심의 사고만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 잘 이해되지 않은 건 당연했던 것 같다. 취임 전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관련 논문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기관 간 사업 중복성을 많이 지적하던데, 실제 활동하다보니 사업명은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대상이나 내용의 질이 다르기도 하고 단계별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외에는 지난해를 보내면서 직원 간, 사업 간 소통이 예전보다 원활해 져서 좋다. 사실 취임 초기 나에 대한 경계심도 있었겠지만 답답함을 느꼈던 건 리더십 문제랄지,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문제, 본부나 사업팀 간의 사업의지에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사실, 소통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은 모든 리더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닌가?
당연한 말씀이다. 나더러 기관장으로서의 핵심가치를 이야기하라면 소통과 협력 그리고 균형을 말할 수 있다. 소통으로는 두 가지, 먼저 기관 내부 직원 간 소통이고 외부적으로는 예술 현장과의 소통이다. 내부적으로는 주간회의, 간부회의, 월간 회의 등 직원들이 함께 모여 중요한 성과를 공유하여 각 본부와 팀들의 정보를 잇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예술 현장과의 소통은 현장의 소리를 경청하고 사업에 반영하려는 의도였다. 문화예술의 본질이 소통이듯이 기관 내의 소통은 업무 효율성과 위상에 근거하며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의 소통은 사회구성원의 기본이라고 본다. 협력은 기관과 기관의 협력을 의미한다. 과거 정부의 문화예술 기관들은 각자도생, 경쟁적 관계였다. 그 동안 예경은 타 기관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상호 협력을 위해 노력했다. 그간 꾸준히 문화예술 기관장들의 연석모임을 꾸려왔고, 신년에는 7개 주요 문화예술 기관이 합동 신년 하례회와 함께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최근 구체적 접근을 위해 각 기관 주요 본부장들의 정례 모임의 필요성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중요한 협력 사례의 하나로 예술의전당과 우리 기관이 ‘예비전속작가제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화랑과 소속 작가들을 중심으로 올해 10월,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를 진행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창작산실’ 작품 중 우수작품에 대하여 K-뮤지컬 로드쇼나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PAMS(서울아트마켓)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대학로에 위치한 문화예술 기관 간 바자회도 우리가 제안하여 이루어졌는데 직원 간 친목을 바탕으로 협업 모델들을 개발한다면 예술현장 지원과 성장에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세 번째 균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달라.
균형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대한 균형 있는 사업진행이다. 예경 사업 참여자들의 지역 분포를 살펴보면 대부분 서울이나 경기권 중심으로, 소위 ‘문턱이 높다’고들 이야기한다. 일단 공모사업에 응하는 게 먼저겠지만, 공모지원도 미미할 뿐만 아니라 지역 단체의 수혜도 많지 않다. 먼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대한 균형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에 예술경영아카데미 사업을 전년도에 처음으로 부산·광주·대구·대전·원주 등 전국 여덟 곳에서 진행했다. 지역 간 문화 불균형과 예술경영의 간극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매년 예술경영아카데미의 심화와 전국화에 힘쓸 계획이다. 그 외 ‘작가 미술장터’도 수도권 중심에서 비수도권과의 균형을 맞추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아직 미술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지역의 경우 작품 판매 실적이 저조할 수도 있지만 지역작가의 시장 진입과 미술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작년의 매출성과를 보니 의외의 성과와 가능성을 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사태에 깊이 연계되어 파장이 적지 않았다. 취임하며 후속과정을 약속하신 바 있는데, 어떤 조치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블랙리스트 사태는 우리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문화계의 불행한 사건이다. 아직 사회적으로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았고 손해배상 소송 등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불편한 분위기가 있다. 우리 기관은 취임 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공고 대상자에 대해서는 자체 징계를 시행하였고 홈페이지에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 직접 피해자인 예술가를 만나 사과도 했다. 피해예술가에 대한 보상 문제가 있었으나, 동일 사업은 다른 기관으로 이관되었고, 자칫 또 다른 특혜 시비의 위험이 있어서 별도의 보상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최종적인 답은 사건과 관련된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 법적 판단문에 근거해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정적으로는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도 싶지만 기관으로서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은 미사여구일 것 같고, 재판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예술현장의 자생력을 어떻게 뒷받침 할 것인가


예술가의 자생력 제고라는 부분이 예경의 미션인데 이 부분에 대해 판단들이 다들 다르다. 단체들 입장은 예술 활동을 계속하는 것을 자생력이라고 생각하고 기관 입장은 지원을 끊어도 계속해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자생력이라고 생각한다. 자생력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계시나.
자생력이란 스스로 살길을 찾아 살아가는 능력이나 힘을 뜻하는데 이를 지원을 받고 안 받고의 양비론으로 볼 건 아닌 것 같다. 미켈란젤로도 본인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동인은 경제적 욕망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근대 예술이 형성되는 과정 중에 일본을 통해서든 외국에서 바로 유입된 것이든, 예술가란 직업 인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예술을 고상한 직업으로 인식했다. 물론 고상한 직업이다. 그러나 예술 활동을 본인의 경제활동의 근거로 삼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술가의 인식과 사회적 시선은 넉넉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예술인들은 자기 예술 활동을 통해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수입을 창출해야한다. 여기에 지원과 비지원의 차이가 발생하고 예술현장의 지속적 성장을 지원하는 예경과 같은 기관의 미션이 있다고 본다. 예술현장의 자생력은 기본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자기의 힘, 다시 말해 문화예술의 예술적 가치, 사회적 가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운영을 통하여 지속성장할 수 있는 경영술이 필요하다. 이를 예술경영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자기 독립성을 가지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의미가 국내 시장만으로는 작아서 해외진출 개척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국가 단위에서 그것들을 프로모션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예경은 출범 이후 줄곧 한국예술의 해외진출을 매개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현재 한국 예술가, 혹은 작품의 해외진출 성과와 전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공연예술계는 초대권도 많고 축제 등 티켓 구매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이 많다. 예술시장 생태계를 우리 스스로가 교란하고 지속성장을 우리 스스로 자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경은 2008년부터 공연·전통 해외진출지원 사업을 진행했고, 해외 유수의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경쟁력 있는 예술단체에게 안정적인 해외 진출 활로를 제공하여왔다. 예술단체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진출을 위해 저니투코리안뮤직, K-뮤지컬 로드쇼, 서울아트마켓(PAMS), 서울국제공연에술(SPAF) 등 플랫폼 운영과 기반 구축은 물론 쇼케이스 참가지원, 센터스테이지코리아 운영 등 해외 진출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19년은 영국의 무용전문기관 <더플레이스>와 협약을 통해 유럽진출의 중요거점을 확보했다는 점과 제4회를 맞이한 중국에서의 ‘K-뮤지컬 로드쇼’가 브랜드화 할 수 기회를 맞이했다는 것이 주요 성과라 할 수 있겠다. 나는 글로컬리즘(glocalism)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한국문화와 예술을 세계화하면서도 정체성을 유지하는, 다시 말하면 세계와의 동질화를 추구하면서 한국 고유의 미학을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향후 축적된 정보의 현장 환원성의 문제라던가 성과물 도출을 위한 로드맵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진출 작품을 많이 보셨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공연작품을 많이 보았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면 웹툰을 원작으로 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이다. 발레를 소재로 청년과 노인의 교감과 성장을 그려낸 작품으로 ‘K-뮤지컬 로드쇼’에 참여한 작품이기도하다. 중국 현지의 상해광장 예술 감독도 박수를 아끼지 않은 작품이었다. 중국에서 뜨거운 반응도 있었지만 사업적으로는 좀 더 시간이 요구되는 것 같다. 그 외 무용분야의 안은미를 포함하여 음악분야의 잠비나이, 김소라, 더 튠, 그리고 그루잠 프로덕션의 ‘스냅’ 등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람을 하였다. 작년에는 공연예술단체와 기획자들의 국외 진출을 100여건 지원했다. 이들이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만큼 해외에 한국 예술의 저력을 보여주길 바라며, 해외 시장이 한국 문화예술을 더 많이 이해하길 원한다.

언론이나 학교에도 계셨지만, 극단 신명의 배우와 연출을 겸하기도 했다. 현장 출신으로 진단하는 현재 예술현장의 가장 긴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신명은 마당극을 통해 문화운동, 사회운동을 하며 80년대를 관통했던 단체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1990년대에 다시 극단 광주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천불천탑>이라는 작품으로 운주사를 처음으로 다루기도 했다. 1992년도로 기억하는데 일본 동경 국제연극제에 초청을 받아 <일어서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공연하기도 했다. 당시 이윤택의 <오구굿>과 김시라의 <품바>가 함께 참여 했었다. 연극사적 측면에서 민간 극단이 해외진출을 한 첫 사례로 기억하고 있다. 아무튼 일본 공연을 다녀오고 나니 700만원의 빚을 졌다. 그때부터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위해서는 경제적 기반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만약 당시에 예경과 같은 기관이 있었거나 후원을 받았다면 많은 고생을 덜었을 것 같다. 일단 예술 현장은 무엇보다도 제작단계부터 유통에 대한 자기 전략이 필요하다.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공연예술단체 연간 수입 중 지원금에 의한 수익이 50%가 넘는다. 지원금을 대부분 창·제작비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후 마케팅과 기획에 대한 자기고민이 필요하다. 공연예술 분야에서 뛰어나지 않고서야 공연만 가지고는 먹고살기 힘들다. 마인드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지원사업을 밑천삼아 수익 창출사업과 공연사업의 균형을 맞추면 경제적 조건은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예술단체의 자기갱신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각예술사업의 ‘예비 전속작가제 지원’을 사례로 들고 싶다. 2019년 처음 시행했던 사업이고 올해에는 잘 정착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공유회에서 전속작가로 참여한 미술가와 참여 화랑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참여 작가는 전속작가제에 대한 기대 반 불안 반으로 참여했는데 고정 수입이 생겼다는 자체만으로 굉장한 안정감이 생겼다고 한다. 처음 공모지원을 할 때 마음먹기가 힘들었지 지금은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기존 화랑전속이라는 것은 사실 굉장히 느슨한 계약관계다. 이 사업은 화랑과 작가가 표준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성립된다. 초기 단계의 화랑 입장에서는 화랑운영과 경영에 대한 발전 프로세스를 확인하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말도 들었다. 화랑과 작가가 잘 공생하면 상호 부가가치가 생기며, 지속 발전이 가능하다. 예술인들도 예술도 사업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생존 방식이다.

전속작가 지원사업을 보며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메이저 갤러리는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왜 지원해줘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지원이 필요한 곳은 오히려 작은 갤러리가 아닐까. 물론 작가들의 입장에서는 메이저 화랑의 전속이 되고 싶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 간극은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전속작가 지원사업의 심사 기준은 ‘선착순+정량심의’이다. 정량심의에서는 운영의 전문성이라든가, 연간 기획전시 횟수, 공간 소유 여부 등을 중심으로 선정한다. 그러다 보니 작은 단계에 있는 화랑은 진입할 수 없지 않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정량평가의 일정 기준을 맞추면 지원 받을 수 있다. 기본을 갖추지 않은 화랑을 활성화란 명분으로 무조건 지원할 수는 없다고 본다. 올해 2년차인 이 사업이 안전하게 연착륙했다고 보고 올해는 안정단계로 진입시키려 한다. 초기단계에 있는 화랑의 경우 화랑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발표도 있다. ‘예비 전속작가제’는 신진 작가들을 시장에 진입시키고 훌륭한 작가로서 육성하며 이를 통해 화랑 경영에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포석을 가지고 있다.

취임 후에 조사연구의 실질화를 내걸고 정보분석팀을 신설했다. 정보·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책연계를 목적으로 한다는 인터뷰가 있었는데, 조금 이를 수도 있지만 운영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다.
취임 시 정보와 관련된 업무들은 각 사업본부의 팀 사업에 분산되어 있었다. 또한 정보분석의 수준은 공연시장이나 실태 그리고 미술시장에 대한 현황만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정보자료를 근거로 정책적인 부분이나 예술영역의 아젠다를 발굴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능이 아쉬웠다. 공연법 개정이 돼야만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함께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이하 공연전산망)을 운영할 수 있었기에 4년 여 동안 진행되었던 법 개정을 2018년도에 통과되도록 노력하였고, 12월 개정과 함께 2019년 6월부터 의무 시행되고 있다. 현재 공연전산망의 경우 자료가 80%이상 들어온다. 다음 단계는 데이터에 대한 통계분석시스템과 마케팅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올해 사업 예산이 확보되어 명실공히 공연예술 분야에서 데이터 허브 기능을 충실히 하게 준비할 것 같다. 시민들에게는 공연정보를 제공하고, 기획사나 제작사에게는 마케팅 전략의 수립, 제작과 마케팅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와 기관 입장에서는 정책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유통, 기업 그리고 예술경제


앞서 업무중복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들의 역할조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타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 업무영역의 조율을 넘어 심지어는 기관통폐합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대표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통폐합 이야기는 2015년도에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예술계의 생태순환으로 보면 교육, 창작과 제작, 유통, 향유, 그리고 예술인들의 권익을 들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창·제작과 향유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문화재단, 유통은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인들의 권익과 복지는 예술인복지재단이 국가기관으로서 갖는 역할 분담이라고 본다. 이제 통폐합의 논의는 소모적이다. 모두에 소통과 협력 그리고 균형을 이야기 할 때 언급했듯이 사업 중복 문제는 낮은 단계 수준의 이야기이고 협업과정에서 사업들이 각 기관의 위상에 맞게 재배치 될 수 있다고도 본다.

그런 상황에서 예경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파트너는 누구인가?
일차적으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면 좋겠고, 이후 단계는 기업이라고 본다. 문화예술계의 자생력에 있어서 기업은 훌륭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예술계의 자생력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기업이 함께 동행하는 문화예술 사회적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한때 예술 산업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지금은 어떤 지향을 가지고 있는가?
처음 조직도를 보았을 때 공연·시각 산업본부라고 명칭이 되어있었다. 예술계는 예술산업이란 단어의 어감이 공장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어 매우 민감해한다. 시장과 산업은 다른 의미인데 개념을 혼용하는 것도 같았다. 예술의 사업화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예술경제가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업명칭을 사업본부의 명칭 중 하나를 예술경제지원본부라고 지었다. 예술경제라는 용어는 예술인들은 활동이 곧 경제활동이며 사회 구성의 중요한 요소임을 부각하는데도 괜찮을 것 같았다.

2020년은 어느 새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는 시점이다. 2020년 예경의 주요 사업방향과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들은 무엇인가?
기관장으로서 갖고 있는 2020년의 주요 방향은 안정과 변화, 그리고 도전이다. 안정은 경영관리의 안정화이다. 노사협의회를 활성화시키고, 선택적 근무제의 정착과 임금체계를 개선하려 한다. 직원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예산 확보를 통해 극복해 보려고 했으나 어려웠다. 하후상박의 원칙을 가지고 5개년 계획을 세웠다. 변화는 인사의 새로운 바람이다. 조직이라는 것은 반복되고 일정한 패턴이 형성된다. 이 패턴이 조직 내에서 고정 또는 관성화를 유발하고 있다면 개선해야 된다고 본다. 중간 간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인사운영을 뜻한다. 도전은, 예경의 핵심 5대 사업을 정했다. 예경의 미션과 비전에 맞는 핵심 사업들을 각 본부의 사업에서 뽑아봤다. 첫 번째, 문화예술정보 테이터 허브 강화이다. 문화예술정보와 데이터의 허브 역할을 위해 우리 기관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 플랫폼의 정보 기능을 강화하고 수용자 맞춤형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올해 새로이 진행할 예정인 예술경영주간의 활성화이다. 그동안 예술경영 대상과 투자유지대회, 취업박람회가 별건으로 진행됐는데 박람회 형식을 도입해 하나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예술경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세 번째가 기업협력-투자기관 매칭, 기업 지원의 활성화이다. 예술현장의 자생력은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예술단체 지원의 한계와 성과에 대한 지속 성장 방식 타진, 펀딩의 활성화, 기업 협력이 필요하다. 네 번째가 서울아트마켓의 새로운 전환이다. 서울아트마켓은 예경의 모태이다. 올해 부족했던 예산이 증액되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다섯째가 예비전속작가의 정착기반 마련이다. 2020년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 안태호
  • 안태호는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한국문화정책연구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민예총 활동가를 시작으로 웹진 ‘컬처뉴스’ 편집장, 부천문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 팀장 등을 거쳤다. 함께 쓴 책으로 『나의 아름다운 철공소』, 『노년예술수업』 등이 있다. 스무 살 무렵 빼어난 재능들에 주눅 들어 창작에서 도망친 후, 예술 동네 근처에서 얼쩡거리며 문화정책과 기획 관련 일을 해왔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문화 소비자가 꿈이며, 여전히 만화를 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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