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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프로젝트 이인, 무용극 <연인들은 바닥없는 호수에서 헤엄친다>

공모ㆍ기금ㆍ행사 내용
기간 2018-10-20~2018-10-21
주관 프로젝트 이인
링크 https://bit.ly/2OIDnli
게시일 2018-10-14 조회수 1106 작성자 프로젝트 이인




은빈은 미학을 공부하는 26세의 대학원생이다. 연극 무대는 몇 번 밟아 보았지만 무용은 해 본 적이 없다. 기섭은 37세의 안무가다. 남들보다 늦게 무용을 시작했으며 선천적으로 몸이 굉장히 뻣뻣하다. 두 사람이 함께 춤을 춘다. 


보통의 몸, 그 한계의 미학


무용은 흔히 무용수의 뛰어난 신체 능력과 기교를 바탕으로 하는 예술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오늘날 그러한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보통의 몸을 안무의 소재로 삼는 것은, 아름다운 몸짓이나 탁월한 기교를 전시함으로써가 아니라 각자의 몸이 가진 가능성을 그 한계까지 밀고 나감으로써, 춤이 춤이 되는 순간에 ─ 어떤 몸짓이 한낱 몸짓을 넘어서 볼 만한 움직임이 되는 순간에 ─ 다다르고자 하기 때문이다.


기섭은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유연한 몸을 가질 수 없었다. 앞으로도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춤을 춘다. 은빈의 오래된 연인에게는 지체장애가 있다. 사람들은 은빈의 사랑이 비극적인 결말이 뻔히 보이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은빈은 사랑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것은 모든 사랑이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사이에서, 몸은 실존의 근원적인 멜랑콜리와 만난다.



멜랑콜리: 열렬한 사랑의 어두운 이면


“우울은 사랑이 지닌 결함이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상실한 것에 대해서 절망할 줄 아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 앤드류 솔로몬, 『한낮의 우울』


삶과 죽음 사이의 간극이 멀지 않게 느껴질 때, 그러니까 살아간다는 것이 곧 죽어가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는 진실로서 마주해야 할 때, 우리는 우리 안의 어떤 심연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 멜랑콜리는 이러한 덧없음의 감각, 세계의 무의미함에 대한 인식과 그러한 인식이 가져오는 바닥없는 슬픔의 이름이다. 하지만 멜랑콜리는 허무나 체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삶에 대한 사랑의 배면인지도 모른다. 애초에 살아가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 않는다면, 무의미를 그렇게까지 슬퍼하지 않을 것이므로.



무용극 <연인들은 바닥없는 호수에서 헤엄친다>

2018.10.20-21 7PM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안무_ 라시내, 최기섭 / 연출_ 라시내

제작_ 프로젝트 이인 / 후원_ 서울문화재단 

공연 정보 및 예매 링크 https://bit.ly/2OIDn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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