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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꿈을 품고 에딘버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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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2-12 조회수 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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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꿈을 품고 에딘버러를 가다

배정자(투비컴퍼니 기획실장)

안녕하세요. 투비컴퍼니 기획실장 배정자입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저에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에딘버러를 다녀왔던 기억을 몇 자 적어봅니다. 2005년에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을 가지고 세계 최대의 공연 예술 축제인 에딘버러 프린지에 참가하여 8월 한 달 동안 C-venue에서 공연을 했었습니다. 극단 여행자는 이제는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시고, 인정해 주시지만, 그 위치까지 도달하기에 무척 어려웠습니다.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로 하고 시작한 해외 공연은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고, 그만큼 힘도 들고, 과연 노력에 비해 언제쯤 성과가 나올 것인지 불안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에딘버러 프린지에서 공연을 하기로 결정을 한 것은 큰 규모의 시장에서 우리 공연도 알리면서 동시에 우리 역시 세계의 훌륭한 작품을 만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5년도 에딘버러 프린지에는 한 달 간 천여 개 팀이 천 칠백 개 가량의 공연을 올렸습니다. 에딘버러 프린지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는 메인 스트리트는 천 칠백 개 되는 공연들이 거리 홍보 및 쇼케이스 등을 하여 축제 참가자뿐만 아니라, 관객 및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공연팀들은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일이라면 정말 가리지 않고 다 했습니다. 관객뿐만 아니라, 공연 마케터, 프로듀서들이 공연을 보러와 주어야 하니까요.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언론과 홈페이지를 이용한 홍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 수많은 공연 중에서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공연은 그다지 많지가 않습니다.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 같은 경우는 화려한 분장을 한 도깨비들과 신나는 군무 등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입소문을 타서 관객이 매일 끊이지 않았습니다. 성과가 상당히 좋은 편이었지요. 그리고 공연이 끝날 때 즈음에는 세계 최고의 극장이라고 인정받는 런던 바비칸 센터의 예술감독이 우연히 공연을 보게 되어 2006년 여름에 바비칸 센터 무대를 밟아보는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비교할 수 없게 대다수의 공연이 관객을 한, 두 명 앉혀놓고 공연을 했습니다. 에딘버러 인터내셔널 공연과 다르게 에딘버러 프린지는 모든 예산을 자비로 충당해야만 합니다. 에딘버러 프린지에 참가하는 것은 말 그대로 모험이고 도박이라는 것이지요. 역시 극단 여행자를 예로 들자면, 인터내셔널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시작했기 때문에 입소문을 탈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고, 또한 공연이 낮 시간 때였기 때문에 인터내셔널 공연을 보는 데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인에게 익숙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재창작했기에 외국인이 공연을 선택하는 데에도 역시 부담이 없었습니다. 2005년 에딘버러 프린지에 참가하여 좋은 공연을 많이 만났습니다. 향후 몇 년 안에 또 그런 기회가 올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연극, 무용, 뮤지컬, 쇼 등 짧은 기간 안에 그렇게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쉽지도 않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기회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에 한국의 많은 연극인들이 에딘버러를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공연팀이 어떻게 하면 리스크를 가장 최소로 할 수 있을지, 자신들의 컨텐츠가 천 몇 백 개 되는 공연 중에서 흥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공연의 완성도에 자신이 있는지는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심사숙고하여야 합니다. 에딘버러 프린지뿐만이 아니라 좋은 시장은 세계에 어디에든 있습니다. 더 넓은 곳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국내 연극인들에게 많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 사이트 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http://www.edfringe.com/

필자약력 現 투비컴퍼니 기획실장, 前 극단 여행자 프로듀서 〈한여름 밤의 꿈〉, 〈연 카르마〉, 〈미실〉, 〈제 1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발〉 등 다수의 공연 기획 폴란드 말타 국제 연극제, 콜롬비아 마니살레스 국제 연극제, 에콰도르 국제 실험 연극제,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발 外 다수의 국내, 외 페스티발 참가 2006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초청공연, 영국 브리스톨 타바코 팩토리 초청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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