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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서울아트마켓(이하 ‘팸스’)이 2014년 10주년을 앞두고 팸스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 앞서 과거 성과에 대한 2회의 좌담이 사전에 진행됐다. 첫 번째는 중견급 기획자분들이 모여 팸스의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해 두 번째는 ‘팸스세대’라 불릴 수 있는 8년 전부터 팸스가 생길 때부터 한창 기획자, 프로듀서, 프리젠터로서 활동했던 젊은 기획자들이 모여 좌담을 했다.
전체적 문제제기는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팸스가 앞으로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가? 유통인가, 네트워크인가? 둘째, 팸스는 올해를 보면 국립극장, 국립극단, 세종문화회관으로 장소가 나뉘어져 있다. 심지어 네트워킹 파티조차도.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한 장소의 집중화가 필요하다. 셋째, 팸스초이스 선정방식이다. 심사위원들의 풀이 작은 편인데 실제 수요자들인 해외 델리게이트들을 포함해 팸스초이스 선정에 대한 문호개방이 필요하고, 작가적인 성격들의 작품도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한다. 넷째,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KAMS’) 내에 팸스를 운영하는 국제인력들의 잦은 교체, 그로 인한 네트워크가 약화되고, 그로 인한 전문성의 저하 등에 대한 얘기들이 나왔다. 우선 패널들의 각 소속기관 및 단체들의 고민과 함께 팸스에 대한 의견들을 들어보겠다.
쥬느비에브 구엥(이하 ‘구엥’) 사회자가 얘기했듯 팸스의 성립에도 기여한 바가 있는 시나르(CINARS)라고 하는 국제공연예술 교류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시나르는 28년 전 시장을 좀 더 확대하자는 취지하에 알랭 파레(Alain Paré)가 공공창립자이자 주주로 처음 설립되었다. 경계가 점차 확장되는 환경이 예술가들의 커리어개발에 시장이 충분히 넓지 않다고 생각해 시나르가 생겨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만나서 얘기를 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취지였다. 2014년에는 시나르가 30주년을 맞이한다. 2012년에는 1천3백여 명이 모였고, 170여개 정도의 공연들이 소개되었다. 팸스가 던지고 있는 질문들에 대해서 우리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완벽한 공식, 모든 사람들을 만족할 수 있는 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패트릭 드 그루트(이하 ‘그루트’) 오랫동안 팸스를 방문을 해오고 있다. 우리 ‘스핑크스 믹스드 페스티벌(이하 ’스핑크스‘)’은 국제행사로 한국 공연들을 페스티벌에서도 계속해서 소개하고 있다. 스핑크스 관객들은 한국 공연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왜냐하면 한국의 정체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인류보편적인 것들을 한국 공연들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팸스에 와서 여러 공연을 보면서 한국의 예술가들도 만나고, 공연단체를 픽업해 가기도 하면서 친구들도 생겼고, 많은 네트워크들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면서 좋은 페스티벌을 새로이 발굴하게 되었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이 내겐 팸스였다. 팸스가 종합아트마켓으로서 보편적인 접근방법을 가지고 있지만 팸스에 연계된 각 분야 특화 페스티벌들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재즈의 경우엔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팸스로 연결이 되면서 상위 음악레벨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됐다.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같은 경우도 프로그램과 제 생각방향이 맞아 떨어졌다. 그러면서 팸스라는 큰 틀과 팸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축제들, 네트워크들과 굉장히 상호보완적으로 우리에게 기회를 준다. 앞으로도 이런 네트워크와 커넥션의 기회들이 더욱 더 확장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부분은 해외방문자들에게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국내 참석자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개별적으로 충족하기에는 프로그램의 한계가 있을 것이기에 팸스가 네트워크의 가장 큰 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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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자체는 지속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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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미 마루오카(이하 ‘마루오카’) 통상적으로 ‘티팸’이라고 불리며 내년 18회를 맞이하는 요코하마공연예술미팅(TIPAMiY, 이하 ‘티팸’) 공연예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 1회 때부터 매년 팸스에 참석하고 있다. 티팸은 도쿄연극제와 같이 시작돼 연극제 기간 동안 이틀만 진행된 하나의 견본시장으로 시작됐다. 처음 몇 년 동안은 공연예술 전반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특별한 장르 제한 없이 공연예술이라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진행을 하면서 규모, 예산의 문제들이 부상했고, 당시 다른 마켓과의 관계라든가 운영의 문제 등 좀처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2005년 감독직을 맡으면서 티팸의 대상을 당대의 컨템포러리 공연예술에 포커스를 맞춰 재출발했다. 당시 일본의 공연예술 중에서도 컨템포러리 아트가 주목이 되고 있다는 판단과 예산의 규모로 인해 모든 장르를 포괄적으로 진행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더 나아가 전통적인 것, 상업적인 것들을 다루는 다른 마켓이 존재했고, 또는 아예 다른 방식의 해외에 진출의 방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티팸이라는 행사가 ‘국제교류기구와 지역창조’라는 의미하에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단체의 지원 즉, 세금으로 비용을 충당 받아 운영됐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만으로는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모임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컨템포러리 퍼포밍아트의 실험성과 ‘마켓’은 다양한 측면에서 본다면 모순된다. 티켓수입으로 유지가 되고 있는 페스티벌, 이벤트성 공연은 우리가 하는 것과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번에 20명밖에 수용 할 수 없는 극장에 2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투여되는 공연이 있다고 할 때 왜 그것이 그렇게 운영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쾌락성, 공감의 추구 같은 것들을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 어떤 위화감을 느낀다. 그렇게 불쾌감이 드는 것들을 우리 스스로 새롭게 만들어 나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야말로 이것이 공공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내용에 제한을 받지 않는 공공적 장에서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가치의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1년에 공연장을 도쿄에서 요코하마로 옮겼고, 이름을 ‘마켓’에서 ‘미팅’으로 바꿨다. 티팸에서 다루고 있는 많은 작품들은 평가가 한 번에 갑자기 높아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여러 번 보면서 이해하게 되고 서로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의미가 깊어지는 경우가 있다. 한 번만의 성과로 이것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대화라든가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면서 실현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그런 것을 맞춰나가려 한다. 팸스라든가 시나르처럼 제대로 된 규모라면 모르지만 사실 티팸의 경우에는 일본의 여러 사정, 특히 예산에 의해 내년에도 개최를 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서 계속 개최를 해나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내년엔 18회까지 맞이하게 될 텐데 언제 이것이 중단이 될지 모른다.
네트워크는 자체는 지속적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계를 만들어나가는데 하나의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마켓’이 아닌 ‘미팅’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퍼포밍아트미팅인요코하마’가 된 이후로는 공연 쇼케이스를 실시하지 않고, 거의 모든 공연을 프리퍼포먼스로 진행을 하고 있다. 쇼케이스 대신 ‘티팸디렉션’을 운영해 차세대 프로듀서, 감독에게 스스로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그것은 평상시 본인들의 활동영역에서는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을 티팸 속에서 실현하게 하면서 본인의 작업을 다시 한 번 리뉴얼시켜보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제작한 작품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고자하는 의미에서도 기획이 되었다. 이것은 굉장히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국제적인 회의도 같이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작년에 ‘온팜(ON-PAM, Open Network for Performing Arts Management)’이라는 ‘온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오픈네트워크 조직이 만들어졌다. ‘온팜’은 사람에게 소속되는 것이고, ‘티팸’은 장소, 플랫폼으로서 그 네트워크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장소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과거를 없었던 것으로 삼고 미래를 리뉴얼하는 기회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어떤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런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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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토대는 유지하되, 젊은 그룹을 위한 배려 늘려야
오세형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는 12만 스퀘어 미터, 4만평 정도 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미술관, 공연장, 다양한 아시아에 관련된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들어올 예정이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넓은 공간을 채운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고, 이것들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10년 전부터 처음 시작돼 지금 와서는 그렇게 여러 개의 문화시설이 집약적으로 모여 있는 그런 문화공간들이 이 시대에 맞는가라는 고민도 같이 든다. 시기적으로 이동형 네트워크들이나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공간지향적인 문화공간들이 우리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을까. 8년 전에 팸스에 처음 온 뒤로 지속적으로 참여했다. 그때 했던 생각은 광주에서 느끼는 것과 반대로 아트마켓이란 것이 너무 이르지 않는가, 과연 우리가 이런 공연예술 네트워크나 쇼케이스를 통한 교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이지 않은가라는 것이었다. 반면에 지금 몸담고 있는 곳에서는 문화를 이렇게 집중적으로 모아 놓는 프로젝트들이 너무 지나간 모델이 아닌가 하는 굉장히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느끼면서 라운드테이블 패널로 초대돼 이야기하게 되었다. 우리가 광주에서 아시아 문화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발굴하고, 애를 쓰면서 느끼게 된 것인데 그전에 서울아트마켓에서는 어쨌든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관계자가 왔으니 그 네트워크를 묶고, 쇼케이스를 보면서 교류를 한다는 기쁨이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시아’라는 콘텐츠 여건 하에 어려움을 느끼며 일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라는 지역은 일본, 홍콩, 대만 그 정도의 몇몇 나라를 빼놓고는 마켓 즉 시장이라고 할 만한 성숙된 문화를 가진 곳이 없다. 공연뿐만이 아닌 전시, 다른 문화도 다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마켓들이나 쇼케이스를 여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데 많은 어려움들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서울아트마켓이 8년씩이나 이런 규모로 이어왔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격려를 해야 한다. 물론 티팸이 겪었듯이 팸스도 변화의 요구를 받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팸스를 통해 본 것은 여기서 다양하고, 많은 관계들이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그 어떤 관계들보다 친구를 만들고, 초대하고 다음에 와서 그 친구들을 또 보면서 국제적인 장에서 본인의 활동이나 비전들을 그려나가는 도화지 역할을 팸스가 했다고 생각한다. 이젠 8년이란 길지만 짧은 시간이었으니 이제 막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긴 세월이 아니었고, 몇 번 만나고 나니 그 세월이 지나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어떤 변화를 모색하더라도 현재 가지고 있는 토대들, 만들어 놓은 관계들, 사람들이 아직 가지고 있는 드러나거나 만들어지진 않았지만 가지고 있는, 막연한 기대들이 잘 담아지고 모여질 수 있는 그런 모색이 되길 바란다.
근년에 티팸에 갔을 때 보니 티팸은 젊은 예술가들을 위해 특화된, 실험성을 지닌 다원예술 감독들과 예술가들을 위한 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루오카씨도 얘기했지만 내가 느끼기에 팸스는 공연예술하는 팀들의 발표회 장이었다. 티팸에서는 이제 감독들이 전면에 나선다. 예술가들은 오히려 뒤로 붙고, 감독들이 자기 작품들 중 대표적인 작품을 가지고 와서 전체를 보여주고 어떤 기획력, 작품 제작력들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미팅으로 서서히 변화되어가고 있다. 팸스는 개별적인 예술작품들을 뽑고 거기에 예술가들이나 대표들이 와서 보여주고 미팅을 하면서 직접 본인이 네트워크를 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형식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젊은 그룹, 디렉터, 기획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티팸은 민간단위사업이고, 팸스는 공공지원으로 규모가 큰 사업일 수밖에 없으니 그런 차이점을 잘 반영했으면 좋겠다. 처음에 KAMS는 이 마켓을 여는 서비스기관이라고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예술경영이라는 역할 자체가 시장을 이끌고 새로운 것을 창출해나가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잘 다듬고 매만져 나가면서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7-8년 하다 보니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면서 이 마켓을 새로운 방향으로 주도하길 원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것 또한 양날의 칼이다. 결론적으로, 서울아트마켓의 철학, 가치관, 비전을 가지고 다시 운영을 하고 정립해야 될 시기가 아닌가 고민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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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강화인가, 페스티벌 형으로의 확대인가?
사회자 서울아트마켓이 현재처럼 쇼케이스형 마켓의 형태를 유지할지, 페스티벌형 마켓으로 확대해야할지 아니면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체재로 가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엥 아주 좋은 질문이다. 시나르도 계속 그렇게 자문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질문한 것처럼 페스티벌을 지향하는 형태를 가지면서 수준 높은 작품들을 올리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관객들에게 더 많은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은 이 마켓 개최 초기의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페스티벌의 목적과는 조금 다르다. 페스티벌이라면 지역주민, 방문객, 참여자들을 많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많이 오게 되면 더 많은 국가 간의 연계가 만들어질 수 있고, 프리젠터와 아티스트들과의 관계도 많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시나르에는 에이전트들, 컴퍼니 대표들도 있고 다양한 직종들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두 가지 기능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마켓투어링을 지원하는 등의 기능들도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었다. 페스티벌이라는 측면이 추가된다면 더 많은 관객저변을 넓히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루트 내가 마켓을 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다. 마켓에서는 네트워킹 기회도 더 많고, 양질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흥미로운 미팅도 가질 수 있다. 마켓이라 하면 그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미리 유튜브도 찾아보고, 새롭게 나온 것이 있나 검색도 하고 조사도 한다. 서울 아젠다도 보면서 팸스 말고도 다른 흥미로운 이벤트들이 있나 찾아보기도 한다. 내 업무는 여기저기 다니며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폭의 선택권을 가져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페스티벌도 가고 콘서트도 간다. 어떤 기회, 가능성이라고 본다면 실제 콘서트에 가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가능성들이 넓게 열려 있는 곳이 마켓이라고 본다. 단 며칠간 사람들과 만나 논의하고 또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동제작이라든지 협업까지 발전시킬 확률은 낮다. 내 생각으로는 페스티벌적 정신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미팅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마켓이든 페스티벌이든, 콘서트이든,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중간 중간 이 네트워킹은 계속해서 이루어지게 된다. 내가 마켓에서 사는 입장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것이 이벤트의 핵심에 없다면 협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한 될 것이다.
마루오카 두 가지를 어떻게 공존시키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페스티벌은 작품과 바로 연결되는 것이다. 마켓, 플랫폼이라는 것은 작품과 관객을 연결하는 중간 중계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제공하고, 의식을 제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자리이다. 각각의 역할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도 여러 축제가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도 팸스는 어떠한 정체성, 본질을 가지려는지 생각해야할 것이다. 물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외에 왜 이 곳에 페스티발의 기능을 추가하려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더 많은 관객을 모으려고 하는 것인지, 그 작품들을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 교류방식을 바꾸려 하는 것인지, 이런 것을 우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것을 하나씩 논의하면서 결정하면 될 것 같다. 팸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세형씨가 얘기했듯이 여러 해외 분들이 모이게 되면 아무래도 정책적인, 제작적인 측면, 그 지역과 정부차원의 관여가 있기 때문에 규모를 크게 만들려 하는 부분을 지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은 어디까지나 2차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한국, 아시아, 나가서 세계의 무대예술 공연예술의 현재상황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러한 형태를 취해주실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오세형 사실 나도 아트마켓이나 여러 가지 진행 되는 사업들을 보며 부분 부분적으로 비판적이고 불만적인 사항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10년 가까이 지나오면서 많은 것이 너무 빨리 진행이 돼 부분적 진단만 할뿐 우리가 다 판단할 수는 없다. 마루오카씨가 얘기한 부분들, 사람들이 고민하고 보고 느끼고, 가고, 다음에 오고, 이런 흐름들이 어쨌든 가장 중요한 여기에서 생겨난 관계의 원천이었고, 사람들이 마음을 담았던 그릇이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이런 모색의 장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그것을 여기의 스태프들과 참가자들과 공유하고, 그런 생각들이 돌아가 다시 피드백을 주는 것이 생명력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만들어진 관계들, 그 관계 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이게 짧은 시간동안 진행되는 행사가 아닌 1년 전부터 여러 관계자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만들어진 관계들의 집적이다. 그게 여기서 이제 펼쳐지는 것이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잘 이해하고 풍부하게 하면서 내년엔 다른 것들이 피어나올 수 있게끔 한다는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다.
팸스는 국내 문화예술계에서 하나의 둥지로 자리했다. 광주에서도 그렇고 아시아 공연예술 미팅이 대전에서도 열리고 있다. 그쪽에서는 어떤 특화된 프로그램들,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들만 보여준다든지 어떤 한 분야만 특정해서 마켓화 시킨다던지 그런 시도들이 계속 될 것이다. 이제 맏형격인 팸스가 그것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묶어나가는 역할들을 할 것이라 기대를 한다. 그리고 그런 영향들이 10년 정도 발전해 온 예술경영, 전문 기획자들, 국제교류, 이런 분야에 일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과 관련 직종이 많아졌기 때문에 팸스는 자체 프로그램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시도들에 대한 일종의 리딩하는 네트워크, 프로그램도 모색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광주에서도 그런 것이 분명이 기획이 되고 만들어질 것이다. 아시아 콘텐츠, 아시아문화예술과 관련된 네트워크들, 그러나 아직 광주의 영향만으로는 충분히 국제화하거나 규모 있는 프로젝트로 키우기가 힘들다. 그럴 때 같이 이런 팸스에 있는 성과들이나 네크워크들이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계성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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