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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9월 4일 개관한다. 광주광역시 옛 전남도청 일원에 위치한 문화전당은 아시아의 문화 창조 및 지식 교류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총 5개 원-예술극장(공연), 어린이문화원(어린이 콘텐츠), 문화창조원(창·제작), 문화정보원(연구·아카이브·교육), 민주평화교류원(국제 교류)으로 구성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핵심 시설이다. 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예술극장, 문화창조원, 어린이문화원 3개 원은 각각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아시아 공연예술의 허브 - 예술극장
예술극장은 9월 21일까지 국가나 지역, 장르 구분 없이 오늘에 대한 질문과 다양한 관점을 집약해 놓은 ‘개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초청된 30개의 공연 프로그램은 문화전당의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서로를 비추어 변화시키기 위한 태도, 서로 부딪혀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상징적으로 그려낼 계획이다. 특히, 개관 페스티벌은 큰 틀 안에서 오늘날 이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아시아 예술가들의 관점 그 자체에 주목한다. 이에 참여 작가들 역시 근대에 작동해 왔던 시스템과 사유 방식, 예술적 형식에 질문을 제기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즉, 예술극장은 미래의 대안을 제시해 줄 아시아 예술가들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작가들은 그러한 미션에 맞춰 근대로부터 밀려났던 수많은 가치와 지식을 다시 불러들여 오늘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태국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만든 첫 공연 <열병의 방>, 우즈베키스탄 출신 탈가트 바탈로프의 <우즈벡>, 테헤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출가 및 극작가 아자데 샤미리의 <다마스커스>, 미술 작가 김성환의 음악극 <피나는 노력으로 한> 등이 있다. 차후 예술극장은 진취적인 목소리로 오늘을 이야기하는 아시아 동시대 예술 작가의 작품을 제작하고, 이들을 체계적인 연결망(네트워크) 속에서 유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아시아 동시대 공연예술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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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바르티스(Ricardo Bartis) <The Idiotic Machine> ⓒ the artist |
아핏차퐁(Apichatpong) <열병의 방> ⓒ the artist |
신화와 근대 다시 보기 - 문화창조원
문화창조원 복합4관에서는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 수석 큐레이터인 안젤름 프랑케(Anselm Franke)가 기획한 전시 <신화와 근대, 비껴서다>가 약 2년간 열린다. 이 전시는 아시아의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동서 문화의 충돌과 갈등, 수용의 순환 구조와 역사의 그늘 속에 침잠되었던 혼돈의 흔적을 예술가들의 문화인류학적인 시각과 집념 어린 창작열을 통해 살펴보는 자리이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으로 다양한 복합매체 예술가인 타이완 출신의 인주 첸(Yin-Ju Chen), 2007년 일제의 731부대의 만행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필름 <731: Two Versions of Hell>로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 제임스 티 홍(James T. Hong, 洪子健), 백남준의 제자로 알려진 안젤라 멜리토풀로스(Angela Melitopoulos), 어릴 적 덴마크로 입양되어 세계적인 영상미술가로 성장한 제인 진 카이슨(Jane Jin Kaisen) 등 총 7팀이 참여했다. 특히 영화 ‘아바타’를 제작한 그래픽 팀과 협업해 비디오아트가 영상미술로 확장되는 실험을 보여 주는 호 추 니엔(Ho Tzu Nyen)의 <두세 마리 호랑이들>, 필름메이커이자 페미니즘 이론의 거장인 트린 티 민하(Trinh T. Minh-ha)의 서사가 담긴 서정적 영상 <베트남 잊기>, 인간과 기계의 공생 관계를 담은 오톨리스 그룹의 영상 설치 작품 <왼쪽에서 밤으로>는 반드시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기획자는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신화적 가치로 상징되는 전통 사회, 새로운 근대사회의 급작스러운 대면과 이에 따른 충돌과 대립, 수용 그리고 공존의 상황을 집약적으로 그려내고자 한다.
트린 티 민하(Trinh T. Minh-ha) <베트남 잊기(Forgetting Vietnam)> |
호 추 니엔(Ho Tzu Nyen) <두세 마리 호랑이들(2 or 3 Tigers)> |
2015 어린이 공연문화축제 - 어린이문화원
어린이문화원과 광주 일대에서는 9월 12일까지 ‘2015 어린이 공연문화축제’가 개최된다. 11개국 40여 팀의 어린이 공연단체와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참여해 광주 곳곳에 41개 작품, 206회의 공연 퍼레이드를 펼칠 이 축제는 최근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어린이 공연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어린이문화원의 제작 음악인형극 <깔깔나무>와 소리동화 <부케티노>, 2015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ASSITEJ-KOREA) 주최 겨울축제 작품상 수상작 <평강, 공주와 온달, 바보>, 영유아용 연극 <달>, 한국·태국·인도네시아가 함께 만드는 <드라마텐트 인 아시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작은 극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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