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혁신과 창조성을 요구하며 마케팅을 넘어선 박람회(trade fair)를, 창조성은 구조화된 공간을 필요로 함을 언급했다. 더불어 탄츠메세가 특별한 시장으로서 어떠한 일을 하는가에 대한 상황과 역할 등을 설명하며 인터네셔널 탄츠메세는 무용축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을 위한 장소로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지난 6월 4일 부산에서는 (사)부산국제무용제조직위원회와 부산광역시 주최로 ‘무용축제와 마케팅’이라는 국제포럼이 진행되었다. 본 행사는 예술에 있어서의 마케팅이 중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분히 취약한 위치에 있는 무용예술이 축제라는 형태를 통해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마케팅 방법론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타개책을 찾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었다.

사냥꾼에서 정원사로 - 마케팅에 대한 인식론적 접근

박신의 경희대 교수

경희대 박신의 교수는 ‘축제, 불온한 마케팅을 만나다’라는 발제 제목에서부터 축제의 그 근원적 불온함과 마케팅을 연관지어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마케팅 이론의 대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가 말한 마케팅의 정의를 예로 들어 “결국 마케팅이란 고객이든 관객이든 그들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마케팅의 승부가 단순히 상품교환의 성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 에너지, 감정 등의 자원을 포함하는 가치 창출의 관계를 만드는 데 있다”고 보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는 마케팅에 대한 인식론적 접근이며 전통 마케팅이 사냥꾼(당장의 판매에만 집중하는)으로서의 마케터에서 정원사(관계를 키우는)로서의 마케터로의 변화였다. 이후 예술마케팅의 쟁점으로 마케팅 대상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는 ‘이질성 관리’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그녀는 축제가 일상성을 파괴하는 공간이자 반문화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그 근원적 불온함,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를 의식해 관객을 객체가 아닌 스스로 움직이는 ‘주체’로 만들 것을 강조했다. 또한 예술 역시 관객을 창의적인 불온세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들어 토끼는 기업경영에, 거북이는 문화예술경영으로 비유했다. 이를 통해 이 우화가 토끼에만 유리한 불공정 게임이었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만들고, 속도의 경제학은 ‘빠름’에만 있지 않음을 역설했다. 서로를 살리는 마케팅에서는 마케팅이 예술의 근본적 문제를 외면한 채, ‘효용성’의 논리에 빠져있음에 주목해 현재 이뤄지고 있는 마케팅을 의심해 보는 불온한 마케팅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무용축제 마케팅, 객관적이고 현실적이게

김종백 동의대학교 스포츠 과학연구소 소장

동의대학교 스포츠 과학연구소 김종백 소장은 ‘무용축제와 마케팅-스포츠 마케팅적 접근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으로 지역의 독자성, 정체성을 확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축제 및 스포츠이벤트가 급격한 양적팽창을 이뤘다고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무용축제들이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즐기는 축제가 되고 막대한 투자에 비해 구체적인 소프트웨어 전략을 찾지 못한 채 막연한 기대효과에만 기대어 개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무용공연과 서비스적 속성, 산업적 관점에서의 유사성을 지닌 스포츠와의 비교연구를 통해 국내 무용축제의 문제점을 분석한 부분에서 무용공연 자체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부족과 무용축제 운영단체의 재정 자립도 부족, 무용축제 운영의 성격, 무용축제 경영 및 마케팅에 대한 인식 부족, 전문화된 무용공연장 부족, 무분별한 해외무용단체 초청공연을 들어 듣는 이들의 공감을 샀다. 더불어 해외 프린지페스티벌의 예를 들어 성공요인으로 항상 새로운 공간을 추구하는 실험정신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정신, 관객과 공연 공간의 확장과 다변화, 관객과 공연자들의 효과적인 만남을 운영하고 기획하는 무용축제 운영단체의 끊임없는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부분과 이에 비춰 부산국제무용제의 활성화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은 관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었다.

시장을 통한 무용의 활성화

카조 넬스 Kajo Nelles <인터내셔널 탄츠메세 NRW International Tanzmesse> 디렉터

현재 독일의 가장 큰 국제무용행사 중 하나이며 전 세계 컨템퍼러리 무용 관련 전문가, 기획자, 극장 예술감독, 안무자, 컴퍼니 등의 실질적인 교류와 섭외가 이루어지는 곳이 인터내셔널 탄츠메세 NRW(International Tanzmesse)더아프로 디렉토리 참조 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비엔날레이며 무용 쇼케이스, 부스 전시, 컨퍼런스 등도 열리는데 이곳의 디렉터인 카조 넬스(Kajo Nelles)는 &lsquo;무용을 위한 시장(market place)&rsquo;라는 발제를 통해 무용에 적용할 수 있는 마켓의 주요한 세 가지 측면을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혁신과 창조성을 요구하며 마케팅을 넘어선 박람회(trade fair)를, 창조성은 구조화된 공간을 필요로 함을 언급했다. 더불어 탄츠메세가 특별한 시장으로서 어떠한 일을 하는가에 대한 상황과 역할 등을 설명하며 인터내셔널 탄츠메세는 무용축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을 위한 장소로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무용과 공연예술을 위한 마켓은 단지 상업적 시장과는 구별될 수 있으며 그것은 세계적이고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무용세계로의 초대라 할 수 있다. 또한 시장에서 제작품의 흥행과 판매는 중요한 이슈이며 모든 무용단체들이 탄츠메세와 같은 시장가 미래에 성공적인 비즈니스가 될 수 있고 새롭고 창조적인 충격에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했다.

현대사회에서 생산과 판매라는 기본적인 시장원리의 지배 하에서 문화예술산업 중 무용분야는 추상적이고 가상적인 무용의 특성으로 인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지향점의 경계에서 갈등과 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본 포럼에서 무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절대적 연계성의 관계,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대한 연구, 뉴미디어 시대의 기획 및 경영과 마케팅, 시장이라는 열린 공간의 필요성과 수용 등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대안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필요로 함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6개국 질문자들의 토론을 통해 무용축제를 통한 마케팅이 하나의 화두로서 이에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특히 무용축제와 마케팅의 연계에 있어서 이론과 실제의 적용, 인터내셔널 탄츠메세를 통한 실질적 대안 등의 중요쟁점을 논의함으로서 앞으로 한국무용계가 세계화를 꿈꾸며 나아갈 방향을 다소나마 설정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장지원 필자소개
장지원은 이화여대 무용학과 석, 박사를 졸업하고 현재 월간 무용잡지 [춤과 사람들] 소속 무용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춤문화자료원 연구위원으로 국립예술자료원의 구술채록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한양대 등에 무용강사로 출강한다. jiwon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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