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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카(International Federation of Arts Councils and Cultural Agencies, 이하 IFACCA)는 전 세계 90여 국가의 대표적인 예술위원회 및 문화기구들의 연합체인 국제예술위원회 및 문화기관연합으로 캐나다예술위원회의 발의로 2000년에 창설되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06년에 가입했다. 각국의 문화예술 정책과 예술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교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해외이주민의 증가 등으로 세계 도시와 국가가 협력, 동반성장할 수 있는 초국가적인 정책수립이 요구되면서 IFACCA가 수행하는 국가 간 문화정책 비교연구와 세계총회(World Summit on Arts and Culture)는 해를 거듭할수록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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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CCA에서 지난 5월, ‘문화정책 모범사례 100선’(100 good practices guides)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의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예술위원회와 문화예술 지원기관들이 주요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전 세계의 우수 문화정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IFACCA 소속 예술위원회와 공공재단의 전문가, 실무자들이 쓴 101개의 문서로 구성되어 있어 문화정책 이론가나 행정가, 예술경영 종사자들이 예술정책과 전략을 기획하는 데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자료는 아래와 같이 총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으며 해외공연 및 레지던시를 위한 비자 취득, 조세제도 설명, 운영 평가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세 가지 사례를 요약, 발췌하여 소개한다.
동료 예술인 평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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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매니토바주 예술위원회는 500여개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900개 이상의 지원신청서를 받고 있다. 기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사업 수행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동료 예술인 평가제’(Peer assessment: a guide)를 실시하고 있다. 행정편의와 지원 당위성을 이유로, 예술의 가치를 계량화하거나, 양적인 성과 측정에 치우칠 수 있는 점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예술에 대한 전문지식과 현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기금의 선정과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니토바 주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은 누구든지 수시로, 이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지원할 수 있으며, 동료 예술인 평가제에 참여할 경우, 기금 심사ㆍ평가ㆍ자문에 참여한다. 심사의 경우, 지원신청서의 장점과 가능성을 의논하는 회의와 기금 지원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회의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형평성을 고려해 ‘동료 예술인 평가제’는 개인의 2년 연속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 참여자가 기금 지원신청자들이라는 점에서 동료 예술인 평가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 기밀 유출 등의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식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정부와 협력하기 : 기금설계자를 위한 안내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문화예술 예산이 삭감되면서 정부 이해와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고로 기금을 운영하는 문화예술 지원기관은 국가 행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요구된다. 한국에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긴 하나, 기금설계자란 새로운 기금이나 법령을 신설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를 설득하는 로비스트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는 문화예술 기관 실무자와 로비스트들에게 그랜트크래프트가 출간한 『정부와 협력하기』(Working with Government: Guidance for Grantmakers)는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다. 미국의 그랜트크래프트는 기금의 디자인과 실행, 평가와 관련한 일련의 노하우 문서들을 출간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이다. 이 책은 여러 이해단체로부터 지원과 기금 신설을 요구받는 입장에 있는 정부 관계자들이 이렇게 접근하라는 식의 실질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또, 위기상황에서 정부 설득에 성공한 네 개의 성공 사례를 실고 있다.
문화예술 기부 A에서 Z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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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호주는 다른 문화적 배경과 조세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 해설집은 전반적인 범위에 걸쳐 문화예술기부 관련 키워드와 법령을 설명하고 있어 한국의 문화정책 관계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선 기부에 따른 수입의 정의와 범위를 설명하고, 기부자와 예술가가 받을 수 있는 세금감면 혜택, 절차, 자선기관(tax concession charity) 등록 과정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기부 방법과 종류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받는 관련법과 세금제도를 찾아볼 수 있으며, 자선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기금조성 이벤트의 계획과 실행에 관한 조언이 포함되어 있다.
IFACCA의 웹사이트는 세 개의 사례 외에도 문화 행정가와 예술경영 실무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유용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IFACCA 리서처의 언어 접근성 때문에, 대부분 영어권 국가의 정보라는 한계가 있다. 5년 전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포함시키는 등 시의성이 뒤떨어지는 문제, 일부 링크가 깨져 자료를 볼 수 없는 시스템 오류 등 개선할 점들이 많이 눈에 띈다. IFACCA는 이 웹사이트를 추후에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회원단체와 웹사이트 방문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사이트 보기
IFACCA 문화예술정책 모범사례 1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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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민경은 현재 공연예술 기반의 독립기획자로 활동 중이며, <단편소설 극장전-서울1964년겨울코끼리개는맹수다> <33인의 스튜디오>의 프로듀서이다. 영국 워릭대학교와 암스테르담대학교에서 에라스무스 문더스 공연예술국제교류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이전에는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예술경영지원센터, 의정부음악극축제에서 일했다. weeminmin@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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