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에 실린 글의 내용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TEL 02-708-2293 FAX 02-708-2209 E-mail : weekly@gokams.or.kr
춤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기업 아컴(A.com)을 만나다.
서희영_아컴(A.com) 대표
예술의 산업화에 대한 정부 지원 및 예술 현장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가진 예술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술×기업 코너는 독자적인 사업화 모델을 구축한 기업의 성장과 사업 모델 구축 과정을 탐색하여 예술 분야 창업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산학연 연계 모델을 활용한 구조적 특징과 무용이라는 장르적 특이성 보유한 가운데, 동화발레와 가족무용극 등 새로운 형태의 공연 기획, 교육프로그램, 기업과 합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멀티 커리어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 아컴(A.com)만큼 문화 예술 융합콘텐츠 기업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도 없을 것 같다. 순수예술, 그것도 가장 티켓 매출이 적다는 무용을 기반으로 리스크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10년의 기간 동안 성장을 이루어 낸 아컴의 서희영 대표를 만나 인터뷰해 보았다.
아컴은 2016년 문화 예술 청년, 인생 UP 데이트를 통해 아츠커뮤니케이션21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다. 당시 창업 과정과 6년 차 기업을 운영하면서 생긴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코로나19 등 지난 6년간 사업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사명이 변경된 것 같다.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다.
저희는 춤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 융합기업으로 2009년 Arts communication 21 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창업 멤버들은 국민대 무용 전공 출신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기업이나 국가 지원 사업을 통해 교육을 하고, 연구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2019년 기업 창립 10년 차를 맞이했고, 새로운 비전을 위해 사명도 아컴(A.com)으로 변경하였다. 현재까지 해왔던 다양한 현장 경험과 대상별 맞춤 교육의 노하우를 담아낸 우리만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브랜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교육의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예술을 통한 사회기여 실천을 통해 지역과 상생·발전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사회공헌 공유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이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현재 비대면 문화예술콘텐츠를 기획 및 개발, 교육현장에 적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기업과 사업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이 되었다. 대면으로 진행된 사업들을 영상화하고 그 내용을 키트로 제작하여 보급했다. 결과적으로는 코로나 이전보다 프로그램 횟수가 훨씬 늘어나 수익이 늘었다. 대면으로 사업을 했을 때는 하루에 진행할 수 있는 거리가 한정되어 있어 수도권 위주로 활동했는데,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전국으로 확대되기 시작하고 규모도 커졌다. 이전에는 한 번도 춤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함께 해보겠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도전을 했고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다. 코로나 시기에 역으로 움직임에 대한 갈증이 많아 그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어서 수요가 높았던 것 같다.
구체적 사례로는 한화손해보험, 금호타이어에서 진행한 초등학생 대상 안전교육을 들 수 있겠다.
작년에 한화손해보험과 국민대학교와 함께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 기반 활동 워크북 및 안전 KIT를 제작하였다. 워크북은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기본 안전 교육을 담고 있으며, 위기상황에서 신체 자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움직임도 마련하였다. 또한 임직원 대상 위기탈출 안전 교육 공모전 및 온라인 교사 연수를 실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금호타이어에서는 초등학교 필수 안전교육 이수 시간에 활용할 안전교육 영상과 키트 제작을 진행했다. 아이들 안전사고 중 교통사고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그래서 안전하게 학교 가는 길 “예술로 STOP&GO”이라는 타이틀로 놀이를 통해 몸으로 익히는 안전수칙, 워크시트를 활용한 교통안전 수칙 및 안전한 학교가는 길을 만들고 안전 관련 동작을 세이프티 댄스라는 움직임을 통해 배워보는 구성으로 키트를 만들어 보급하였다. 아이들에게 어려움이 생겼을 때 체화된 인지가 즉각적으로 나온다고 한다. 기존의 이론적인 안전교육에서 벗어나 화재가 났을 때 몸을 숙여서 입을 가리는 등 액션을 해보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어서 만족도 높았고, 학교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아서 올해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오히려 사업모델이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리오프닝이 되면서 모든 사업이 대면으로 전환될 거라 예상했는데, 상반기에는 지속적으로 비대면으로 진행하였다. 7월부터 대면 교육이 시작되는데, 학교의 경우 비대면 카드 활용의 반복성과 확장성이 커서 계속 비대면으로 가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다. 코로나 시기는 비대면 교육이라는 새로운 도전과 투자를 하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고, 성과도 좋았던 것 같다.
조직운영 측면을 묻고 싶다. 현재 창업 12년 차가 되어가는데 초기 창업 단계와 현재 조직 운영상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창업 멤버가 여전히 함께하고 있는가?
창업 멤버는 학교에서(국민대) 함께 공부한 동료이자 친구들이었다. 창업 멤버들과는 같은 연구실에서 오랜 시간 함께 공부하고 연구했기 때문에 합이 잘 맞는 것이 장점이다. 일부 창업 멤버는 독립한 경우도 있다. 창업 단계에서 지도 교수께서 힘을 많이 실어주셨고, 여기까지 버텨온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저희 기업은 이런 측면에서 산학연 연계 모델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현재는 총 11명이 함께 일하고 있는데 창업 멤버 4명이 포함되어 있다. 그 외 직원들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채용되었다. 국민대에 계약학과 및 링크플러스사업단을 통해 학생들에게 현장실습 인턴십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학생들은 우리 같은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인턴십을 인정받으며, 향후 일하고 있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기업은 인턴 채용에 드는 비용을 학교에서 보조받을 수 있다. 저희 회사는 국민대에 가족기업으로 등록되어 있어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었다.
다음은 자본에 대한 질문을 해보고 싶다. 초기 창업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가?
창업 자본은 창업 초기 멤버들이 수입을 모아서 마련했다. 초창기에는 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모두 한 통장에 모았다. 그러다 시드머니가 어느 확보되고 단체가 운영될 수 있는 만큼 자금이 모인 후부터 월급을 받기 시작했다. 일종의 공동투자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법정 지급 급여가 올라가면서 창업 멤버들의 월급보다 이후 채용 인원의 월급이 더 많아지는 구조가 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현재는 창업 멤버들이 이해를 해주기도 하고 월 말에 인센티브를 지급하여 간극을 커버하고 있다.
기업의 매출은 주로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궁금하다. 공공지원과 기업 협업이 병합된 형태로 보인다.
초기에는 공공 지원 사업을 많이 활용했다. 시작은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의 해비치 써니 스쿨이었는데 강원 노천 분교에서 주 1회 수업을 1년간 진행했었다. 학생이 9명인데 선생님 4명이 가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도 받고 서울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성북문화재단 등 지자체 문화재단 사업들도 연속 선정이 되어 진행했다. 공공지원금은 실비 이외에 인건비를 쓸 수 없어 주요 매출원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지원 사업을 통해 리서치를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공공지원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 파워나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공공지원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시도했고, 세간에 주목을 이끌어 낸 콘텐츠들도 많이 있다. 중년 남성인 파출소 방범 아저씨와 중년 여성들을 위한 춤을 개발하여 동시에 진행한 적도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서울댄스프로젝트 일환으로 공무원 연수에서 오피스 체어 댄스를 만들어 보급하기도 하고, 이를 교육감 연수에서 진행하여 전국 초등학교 교육감님들에게 아컴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주요 매출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발생한다. 한화그룹, 금호타이어, 현대자동차, KT&G 등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을 하는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 한번 인연을 맺으면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외에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한 도구들을 판매할 계획도 있다. 그 외에 저희는 국민대학교의 가족기업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인쇄물 제작이나, 공간 활용 측면에서 학교의 도움을 받아 비용을 절감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리오프닝이 되면서 대표님께서 체감하시는 소비 트렌드 변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예술계의 많은 부분이 대면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사실 저희는 올해 사업에 대면이 거의 없다. KT&G에서 진행하는 1개 사업 외에는 그대로 비대면을 유지하고 있다. 리오프닝이 되면서 비대면이 소외되는 것이 아니고 대면과 비대면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가는 상태로 최적화된 어느 지점에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춤을 교육하는 것, 소비하는 것은 대면이 정답이고 비대면으로는 할 수 없다는 선입견이 많았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오며 이런 선입견이 깨진 것으로 보인다. 저희 장르에서는 굉장히 반가운 부분이다. 춤도 비대면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으니까, 앞으로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만족도도 훨씬 높고,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예술분야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예술인들이 계시다. 예비 창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기업의 창업과 운영을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도 설립 초기 1~2년간 실적이 없어 지원 사업도 받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그만뒀다면 지금이 없었을 것이다. 팀원들끼리 마음을 모아서 겪어온 5년, 10년이라는 시간이 지금의 아컴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저희도 10여 년 기업을 운영하다보니 이제야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어떤 일이든 전문성을 가지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버틸 집념과 예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진심으로 전한다면 성공적인 창업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A.com은 기획, 창작, 교육, 연구 역량을 지닌 예술교육가와 문화기획자들로 구성된 문화예술기업이다.
춤을 기반으로 하는 융합적 문화예술을 지향하며, 아동, 청소년, 주부, 노인, 직장인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 및 클래식 발레를 각색한 동화발레, 가족무용극, 관객체험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콘텐츠 보급을 통해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A.com은 춤을 통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문화예술의 가치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이선철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와 런던대(City) 예술정책&경영 대학원을 졸업한 후 김덕수패사물놀이 사무국장과 벤처기업 폴리미디어 대표이사 및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2년 강원도 평창으로 이주 폐교 활용 복합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를 2021년까지 운영했다. 현재는 문화관광 기획, 교육,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연세대, 국민대, 경희사이버대, 북동연방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예술경영, 로컬 크리에이터, 지역개발 등과 관련하여 청년창업가와 예술기획자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