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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기업·단체의 글로벌 도약에 대하여
2022년 예술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 결산예술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이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새롭게 시행되었다. 총 28개 기업이 선정되어 해외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고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그중 6개 기업이 유럽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박람회인 ‘웹서밋(Web Summit) 2022’에 참가하여 245건의 교섭 건수를 달성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내었다. 글로벌 진출 기업들과 함께 웹서밋(Web Summit) 참가 후기, 그리고 예술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웹서밋(Web Summit)은 매년 7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박람회로, 2009년 더블린에서 150명 규모의 회의로 시작된 이후 유럽(리스본)의 Web Summit, 남미(브라질)의 Web Summit Rio, 북미(캐나다)의 Collision, 아시아(홍콩)의 RISE를 운영하며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국제 콘퍼런스 행사로 규모를 키워왔다. 대기업부터 소규모 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참여하고 인공지능, 미디어, 아트, 패션, 이커머스 등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들이 구성되어 있다.
일시/장소 : 2022. 11. 25.(금)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회의실
진행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 담당 김정윤, 전소현 주임
참석 : 그레이프랩 김민양 대표
참석 : ㈜델로 유다영 팀장
참석 : ㈜라이터스컴퍼니 이하나 매니저
참석 : ㈜르뮤제 강형구 이사
참석 : 버스킹티비㈜ 유하나 팀장
참석 : ㈜주스 박현진 팀장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 : 웹서밋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는 박람회다. 예경의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을 통해 웹서밋에 참가하셨는데 기업별로 어떤 점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유다영(㈜델로 팀장, 이하 유다영) : 웹서밋은 테크(Tech) 콘퍼런스라는 인식이 강해 참가 전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웹서밋에 가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기에 성과를 내기보다는 경험 삼아 다녀오고자 했다. 그러나 막상 웹서밋에 참여해보니 박람회에 참여한 사람들도 기업의 기술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타 산업 분야와의 연계를 도모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사업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여러 가지 방면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하나(㈜라이터스컴퍼니 매니저, 이하 이하나) : 참가하기 전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현장에 가 보니 볼 것이 많았다. 외국인 참가자 중에서 K-POP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찾아주는 사람이 많아서 뿌듯했다. 다만 인파가 많이 몰린 메인 구역이 아닌, 특정 구역에 아시아 권역 부스가 몰려있어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웠던 점이 아쉬웠다. 유럽 최대 규모의 콘퍼런스라고 하지만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따로 있는 느낌이 들었다.
유하나(버스킹티비㈜ 팀장, 이하 유하나) : 가기 전에는 웹서밋에 대해 잘 몰라 체감이 되지 않았는데, 참가해보니 무엇보다 큰 규모에 놀랐다. 웹서밋 참여 이후에 부스에서 만났던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꾸준히 연락이 오고 있다. 향후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에 도움이 되는 좋은 파트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박현진(㈜주스 팀장, 이하 박현진) : 기술 기반의 행사이지만 교육 업계 종사자들도 많아 우리 회사의 아이템을 교육에 접목하는 방안과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해서도 더 얘기할 수 있었다. 더불어 애니메이션 자체의 확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가기 전에 사전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과 웹서밋 행사가 끝나고 난 후 바로 귀국하여 추가 미팅을 진행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지만 사업에 같이 참여하는 다른 기업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기업이 개별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점을 예경에서 지원해주고 보완해줘서 좋았다. 또한, 한국 기업 부스가 한 구역에 몰려 있었는데,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부스를 방문하기도 하여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강형구(㈜르뮤제 이사, 이하 강형구) : 기업들을 모아 박람회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좋은 취지라고 생각한다. 사전에 웹서밋이 유명하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고, 예경에서 지정한 만큼 다양한 예술기업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술 기반의 기업들이 많았고 회화 작품을 판매하는 박람회와는 달라 생각한 것보다 큰 성과를 내기에 어려웠다.
예경 : 웹서밋에 참가하여 얻은 성과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김민양(그레이프랩 대표, 이하 김민양) : 유럽이 우리 회사의 아이템과 마켓 핏(Product-Market Fit)이 잘 맞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예전부터 유럽에 지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고, 기존에는 프랑스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예경에서 준비해준 사전 현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리스본의 물가가 싸고 스타트업 비자 또한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포르투갈의 배송 시스템이 얼마나 원활하게 진행되는지가 관건이지만, 조건이 대부분 만족스러워 긍정적으로 법인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유다영 : 웹서밋에서 만난 포르투갈 투자사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우리 기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다방면으로 투자사와 유통처를 알아봐 주고 있다. 우리도 투자사에서 제시한 문제점이나 솔루션에 많이 공감하고 있다. 향후 투자를 받게 된다면 포르투갈 현지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원래 유럽에 진출할 계획은 없었는데 웹서밋에 참가하며 인식이 바뀌었다. 오히려 기존에 준비하던 미국보다는 유럽 지역이 우리 사업의 감성과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하나 : 웹서밋 이후 다양한 직종, 분야의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우리 회사의 목표가 ‘팬들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자’인데 현재 포르투갈에서부터 많은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포르투갈 이용자의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댓글, 하트, 팔로우와 같은 상호작용 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포르투갈은 SNS 외에도 네트워킹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별도의 폐쇄적인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곳에 우리 회사가 소개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박현진 : 처음에는 미국 시장을 목표로 했었다. 홈스쿨링이 대중화된 북미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였고 2차 후보에도 유럽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를 참가하며 유럽 시장의 높은 수요를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해외 파트너사를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에 참여하였는데, 웹서밋에서 구축한 네트워킹의 연장으로 베트남 쪽과 구체적으로 사업을 논의하는 중이다.
예경 : 이번엔 기업별로 글로벌 진출을 도전하게 된 계기와 진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유다영 : 대표님이 창업 초기에 미국에서 한 소비재 박람회에 참여했는데 당시 제품 반응이 좋았다. 그때 선보였던 제품은 시제품 단계여서 지금보다도 완성도가 더 낮았지만, 현지에서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국내에 들어와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했으며 미국 권역에 진출하기 위해 작년에 특허 및 상표를 출원했고, 마블 캐릭터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등 다양하게 노력해왔다. 또한 아마존에 입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제품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하나 : 한국에서는 플레이리스트가 많은 아티스트라고 해도 정산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대표님이 뮤지션 출신이었기에 그 생리를 잘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한국에서의 성공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셨다. 때마침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한국 뮤지션의 팬이 많은 것을 발견했고, 한국 아티스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하여 창업을 시도하게 되었다. 특정 권역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해외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예경에서 지원하는 사업 외에도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 다양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진출 권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유하나 : 한국에 버스킹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회사의 목표였다. 현재 국내 버스커 분들의 수익이 안정적으로 지급되는 데에는 우리 회사의 기여가 크다고 생각한다. 좀 더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버스커 분들과 교류하다 보면 국내 버스커 시장도 확장되리라 생각한다. 해외는 버스커도 많고 케이팝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태라 내년이 해외진출의 적기로 예상된다. 현재 베트남 법인 설립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동남아시아 권역에 먼저 진출하고자 한다.
김민양 : 사업자를 내기 전부터 해외시장을 고려하였다. 한국 시장은 작기 때문에 오히려 해외진출을 먼저 하고 역으로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과거 미국 법인을 설립하였고, 작년 말에 폐업했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B2C 사업이었는데, 오히려 미국 법인 유지비가 부담되어 미국 법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지금은 유럽 권역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박현진 : 한국 시장은 매우 작고 그 시장 안에서 많은 파이를 차지한다고 해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처음 서비스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글로벌을 타깃으로 하였고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도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 음악이나 캐릭터는 언어의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하던 서비스는 입시 음악 서비스 사업인데, 번역이 필요 없는 서비스여서 해외진출이 용이했다. 국가에 따른 입시 제도나 시장에 따라 콘텐츠는 조금씩 다르지만, 번역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라 다른 서비스들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예경 : 글로벌 진출과 관련하여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이하나 : 본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본의 공연 전문업체와 MOU 및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내년 초 일본 도쿄에서의 콘서트를 시작으로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한 싱가포르 및 미국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한국 최초로 선정되면서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내년에는 더욱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김민양 : 해외 기업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고 다양한 권역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좀 정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송 관련 업무도 시스템화 등을 통해 안정화하고자 한다.
강형구 : 곧 파리의 갤러리와 10인 작가 레지던시를 계약해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투자 유치가 된다면 뉴욕까지 확장할 생각이다.
박현진 : 2022년은 제작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2023년에는 본격적으로 국내외에서의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그 외 회사 내부적으로는 AI 등을 활용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제작한 서비스 출시도 예정되어 있다.
예경 :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예술기업에 해외 박람회 참여 외에 예경에서 어떤 부분을 지원해주었으면 하는가?
유다영 : 이번 웹서밋을 통해 연락하게 된 기업이 믿을만한 기업인지 검증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찾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매칭된 회사를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등 사후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김민양 : 나라마다 관세, 해외 운송 비용이 다른데 관리자가 아닌 무역 실무자와의 연계를 통한 도움이 필요하다. 사업을 잘 이해하고, 무역 단계까지 갔을 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법률 컨설팅이 가장 절실하다. 계약과 투자 관련 부분도 마찬가지로 어떤 단계로 하는 게 통상적인 건지, 유리한 건지, 라이센스 계약을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강형구 : 예경에서 연계하는 다른 글로벌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주면 좋겠다. 일례로 지금 부산에서 플라이아시아(FLY ASIA 2022)를 하고 있는데, 작년에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참여한 이력으로 알아서 신청해 주고 예선에 대한 어드벤티지를 주는 것이 좋았다.
예경 : 이번 웹서밋 참여를 통해 예술기업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박람회 참여 이후 논의되고 있는 성과들이 유의미한 결과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이 올해 처음 시행된 사업이니만큼, 앞으로 참여기업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더 나은 방향성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사회가치창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