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사례들은 전문예술법인단체가 무엇보다도 자생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 소중한 계기였다. 무엇보다 서로 간의 이해를 높이고 우수 사례에 대해서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리로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기도 하였다.

첫 행사란 늘 긴장감과 설레임이 교차하게 마련이다. 2012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처음 기획한 <2012 예술경영 컨퍼런스>가 지난 1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총 8개 단체의 예술경영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세차게 몰아치는 차가운 겨울비에도 불구하고 150여명의 참석자들이 보낸 따뜻한 관심과 격려 속에서 행사는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예술경영-재원조성, 조직경영, 인적자원개발, 홍보마케킹-의 좋은 사례

2006년 설립과 동시에 전문예술법인단체 평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선의의 경쟁 방식으로 전문예술법인단체 서로 간의 이해를 높이고 우수 사례에 대해서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문화예술단체에 많이 낯설고 거창한 개념인 &lsquo;예술경영&rsquo;을 재원조성, 조직경영, 인적자원개발, 홍보마케팅 등으로 나누어 예술경영 우수사례 공모를 진행하였는데 총 18개 전문예술법인 및 단체가 공모에 참여하였고 총 8개 단체의 선정되었다. (재)안양문화예술재단, 경계없는예술센터, (사)공공미술프리즘, (사)문화프로덕션도모, 극단노뜰, 서울프린지네트워크, 부산문화연구회, 전통연희단잔치마당 등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한 8개 단체는 취약한 예술현장에서 단체가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발견하고 개선해 나갔는지 구체적 실천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하였다. 내용의 충실성과 전달력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현장 심사와 더불어 이날 컨퍼런스에 함께 한 관객들의 현장 투표를 합산하여 2개 단체의 우수사례를 최종 선정하였다.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사)문화프로덕션도모

▲▲ 서울프린지네트워크
▲ (사)문화프로덕션도모

우수경영 대상으로는 재원조성 분야의 <우리에게 적합한 모금방법 찾기-개인후원에서 발견한 &lsquo;프린지들&rsquo;> 사례를 발표한 서울프린지네트워크가 선정되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과 함께 15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었다. 1998년 독립예술제를 시작으로 매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추진하는 조직으로서 서울프린지네트워크는 조직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모금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변화시키고 현재 잠재기부자에 대한 분석과 연구에까지 이르는 과정들을 공유하여 재원조성이 화두인 대다수 문화예술단체들의 공감을 얻었다. 구걸이 아닌 요청으로서, 돈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동의하는 사람을 모으는 일로서 모금을 인식하고 프린지스러운 재원조성의 좌표를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이므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욱 기대된다.

우수경영 으뜸상은 조직경영 분야의 <적은 급여 but! 착한복지 도모!!> 사례를 발표한 (사)문화프로덕션도모가 선정되어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표창과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었다. 문화프로덕션도모는 춘천 지역의 극단으로 출발하여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한 전문예술법인으로서 글로벌 기업 구글을 경쟁사(?)로 하여 도모만의 특화된 직원복지 사례들을 만들어왔다. 급여 수준은 낮지만 육아휴직, 안식휴가, 생활대출, 장학금 지급 등 구성원의 교육과 복지를 통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기 위해 펼치는 노력들을 홍보 동영상과 발표 자료에 담아내어 감동을 이끌어냈다. 문화프로덕션도모는 앞으로 &lsquo;사회적 경제 속의 도모&rsquo;라는 방향에서 지역의 협동조합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신생 지역재단으로서 지역 밀착형 홍보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 활용 사례를 발표한 안양문화예술재단, 단체 운영 위기의 문턱마다 슬기롭게 방법들을 찾아온 경계없는예술센터,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기반 활동을 통해 구성원의 역량을 높여가는 공공미술프리즘, 강원도의 상징 &lsquo;감자&rsquo;가 하나 캐면 줄줄이 영근 감자들이 나오는 것처럼 무궁무진한 국제교류와 협업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가는 극단노뜰, 문화도시 부산의 자부심으로 단체와 지역 언론 및 기업의 협업 구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온 부산문화연구회, 자생과 자립을 위한 홍보마케팅과 기업체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한 전통연희단잔치마당 등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사례들은 전문예술법인단체가 무엇보다도 자생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는 지를 새삼 보여준 소중한 사례였다. 2012 예술경영 컨퍼런스에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단체를 한번쯤 반추할 수 있도록 거울의 역할도 일정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전국의 전문예술법인단체가 530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보자면 내년에 진행될 2013 예술경영 컨퍼런스는 좀 더 많은 단체들이 자신의 경영 활동을 돌이켜보고 정리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다른 단체들과 함께 그 노하우를 더욱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작은 축제의 장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 자료 및 기사 링크
컨퍼런스 자료집 (다운로드)
[통계짚어보기]「2012 전문예술법인단체 백서」전문예술법인단체 운영현황 조사(2011년 기준)

이선옥 필자소개
이선옥은 축제적 삶, 문화예술과 교육을 키워드로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하자센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에서 일해 왔다.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 기획지원부 교육․컨설팅팀 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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