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안 이나 마헨드라(Dian Ina Mahendra)는 인도네시아의 살리하라 문화재단(Komunitas Salihara)의 큐레이터로,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2014 한국-인도네시아 국제교류 매칭 : 글로벌 기획인력 육성 지원 사업’에 참가하여 한국을 방문했다. 5명의 인도네시아 선발자 중 유일한 큐레이터로 한국의 문화예술 활동을 조사하고 협력 파트너를 발굴하고자 방한했다. ‘2014 한국-인도네시아 국제교류 매칭 : 글로벌 기획인력 육성 지원 사업’은 인도네시아 문화예술 기획자를 선발하여 한국 리서치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재외 한국문화원에 문화예술 기획인력을 파견하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권역별 국제문화교류 전문가 파견 사업(Project NEXT; Next Expert Training)¹⁾’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디안 이나 마헨드라는 한국의 영희만큼 잘 알려진 이름인 디안이기 때문에 “이나”로 불러 달라는 밝고 유쾌한 젊은 여성이었다. 이나를 만난 것은 5월 16일로 한국을 떠나기 전날이었음에도 여전히 생기 넘치는 인터뷰이어서 필자 또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나가 일하고 있는 살리하라 문화재단은 코뮤니타스(Komunitas)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 예술인, 언론인 등이 주축으로 만들어진 사설 문화재단이다. 복합적인 현대 예술을 소개하는 코뮤니타스 살리하라는 살리하라 씨어터(Salihara Theater), 살리하라 갤러리(Salihara Gallary), 살리하라 라운지(Salihara Lounge) 로 구성되어 있다. 이나는 살리하라 갤러리에서 시각 예술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프로젝트 NEXT를 통한 헤이리 방문 리서치

이혜리 프로젝트 NEXT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이나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다. ACC(Asian Cultural Council)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으며 뉴욕의 프로그램도 참가했었다. 특히 아시아 문화 교류에 관심이 많으며 프로젝트 NEXT의 정보는 한국문화원을 통해 지원하게 되었다. 특히 네덜란드에 연수를 갔을 때 한국 친구를 만나 한국에 관심이 많다.

이혜리 프로젝트 NEXT를 통해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하였는가?

이나 파주 헤이리를 방문하여 기관, 지역사회, 작가 등이 만들어 가는 예술 공동체 문화를 연구하였다. 헤이리는 민간 작가 주도로 만들어진 매우 흥미로운 예술 공동체이다.

이혜리 한국에서 헤이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프로젝트를 지원할 때 헤이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는가?

이나 헤이리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 NEXT를 지원할 때 부산, 파주, 인천 등 파견지가 정해져 있었고, 그 중에서 헤이리를 선택하여 리서치 계획을 작성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선발되었다.

이혜리 리서치 계획을 읽어 보았다. 헤이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였다. 헤이리가 인도네시아에도 잘 알려진 한국의 예술 공동체 인가?

이나 이번 조사를 위해 알게 되었다. 사실 자료를 조사 과정에서도 영어 자료가 부족하여 리서치가 힘들었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한국 친구에게 부탁하여 한국 친구가 한국말 자료를 찾아 영어로 번역하여 보내주었다.

이혜리 헤이리에서의 연구가 오늘로 끝이 났다. 결론은?

이나 작가와 기획자들이 마을을 구성하고 서로 회의를 통해 마을을 운영하는 것이 흥미롭다. 마을의 운영 방식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 질 수 없겠지만, 처음에 마을 구성원이 될 때 구성원들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구성원이 되면 서로의 공익을 보장하며 시각 및 공연 예술의 경계를 넘는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생산해낸다. 많은 기획자와 작가들을 만났고 앞으로 교류도 시도할 예정이다.

이혜리 인도네시아에도 헤이리와 유사한 공동체가 있는가?

이나 헤이리와 같이 기관, 지역사회, 그곳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살고 있는 작가들이 모여 있는 곳은 드물다.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특정 그룹(기업 혹은 재단)에 의해 서로 운영되는 예술 단체는 많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지원되지 못한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놀란 점은 한국은 국가 혹은 지역사회 단체에서 문화 활동에 예산을 투자한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는 문화 활동이 민단 자본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문화 예술 활동에 대한 격차가 있다. 모든 지역의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을 경험하지 못한다.

복합문화공간 코뮤니타스 살리하라

이혜리 살리하라 문화재단은 일 년에 100개 이상의 공연, 전시, 워크숍을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가?

이나 살리하라 문화재단과 같은 재단은 자카르타에도 유일하다. 모든 행사는 후원을 통해 이루어지나 국가나 지역사회 단체의 후원은 없다. 국가나 지역사회 단체의 후원(예산 혹은 지역 주민 적극적인 참여 등 모든 가능성의 후원)에 의한 사회문화 조성의 차이가 문화기획자로 이번 리써치를 통해 경험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예술 행정의 차이이다.

이혜리 그럼 살리하라 문화재단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달라.

이나 살리하라 띠어터, 살리하리 갤러리, 살리하리 라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많은 공연과 워크샵이 진행된다. 페스티벌 살리하라와 비엔날레를 개최하기도 한다.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앞서서 이야기 했듯이 자카르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 기획하는 재단이라 볼 수 있다. 나는 갤러리에서 일을 한다. 프랑스 작가의 사진전을 준비하였고 한국문화원을 통해 한국 작가도 전시 계획 중이다.

▲ (왼쪽부터) 살리하라 극장, 살리하라 갤러리, 살리하라 라운지

이혜리 한국에 있는 작가들이 살리하라 문화재단에서 지원할 기회는 있는가?

이나 살리하라 문화재단 특히 갤러리의 큐레이터들은 항상 작업을 찾아다닌다. 앞서 말한 것 작가들과 같이 문화원을 통해 소개 받을 수도 있고 포토폴리오를 갤러리의 큐레이터들에게 보내는 방법이 있다. 매체에 대한 제한이 없다. 어떤 작업도 환영한다. 하지만 현재 2015년까지 전시 계획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2016년을 위해 준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혜리 당신의 이력에 보면 살리하라 갤러리에서 아트 상품을 개발, 판매한다고 되어있다. 흥미롭다.

이나 인도네시아 지역 작가들과 함께 새로운 아트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다. 살리하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 수 있다. 전시 기획 이외의 자신의 주력 중 하나이다. 대개 지역 작가들이 생산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살리하라 갤러리는 기획과 유통을 한다. 나는 소비자를 생각하는 까다로운 기획자이다.

이혜리 문화예술 공동체에서 문화예술 상품 제작까지 당신의 관심의 범위가 넓다. 당신의 배경이 궁금하다. 어떻게 문화예술기획을 시작하였는가?

이나 대학에서는 국제관계론(international relations)을 공부하였다. 하지만 문화 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라디오 DJ도 했었다. 예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관심 분야가 광범위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복합문화공간 코뮤니타스 살리하라에서의 일이 즐겁다.

1시간이 넘는 인터뷰는 궁금한 내용은 이메일로 주고받자는 말로 마무리 되었다. 그녀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녀의 한국 친구와 명동에서 보내기로 했다며 길을 나섰다. 이번 인터뷰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도네시아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들었다. 디안 이나 마헨드라와 짧은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 문화예술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없었지만,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적어도 이제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큐레이터 디안 이나 마헨드라를 알게 되었으니 그녀를 통해 다양한 문화교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사진촬영_박창현(Cha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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