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포스터

▲ 제18회 과천축제 포스터. 9월 25일(목)~28일(일)까지. 과천축제홈페이지

작년 이맘때 고등학생들과 함께 한 편의 공동체 연극을 과천축제에 올렸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들에게 축제 인상을 물었더니, 차도를 자유롭게 다니는 경험이 자신들에게 엄청난 해방감을 준다고 말했었다. 곧이어 둘로 나뉘어져 있던 시내가 하나가 되고, 그 위를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멋지다는 걸 강조했었다. 몇 달 전, 채팅방에서 아이들에게 말(馬)축제로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이들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워했고, 참여 예술가로서 아쉬워했다. 반응을 듣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예술 축제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미래 가치들을 관광 축제라는 명목 아래 현재에 죄다 당겨쓰고 있구나.

“거리예술과 축제의 시대”라고 문장을 시작했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인데, 여기에 ‘위기’ 라는 두 글자를 더한다. 바야흐로 “축제의 위기 시대”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거리예술에 가해진 ‘감시’ 모드와 지자체 선거 이후 축제에 가해진 ‘통제’ 모드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과천축제의 임수택 예술 감독을 만나 축제와 거리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전 세계적인 예술 축제의 위기

정진세 [현장+人]은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획 경영인을 찾아 그들의 활동 내용과 예술경영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다. 대체로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듣는다. 하지만 임수택 감독님의 경우에는 현재가 중요한 분이기에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하지는 않겠다.(웃음)

임수택 이제는 사람들이 나를 처음부터 축제 감독으로 알고 있다. 극단(알과핵)에서 연출가 활동을 했던 화려한 시절은 다 사라졌다. 내가 연출가였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웃음)

정진세 인터뷰의 주제는 축제 위기 시대의 진단과 전망이다. 하지만 시작은 가벼운 질문부터 해보자. 처음 감독님을 프랑스의 샬롱축제에서 뵈었었다. 누구보다도 국내외 거리예술 축제들을 열심히 다니시는 걸로 안다. 최근에 다녀온 곳은 어디인가?

임수택 감독

임수택 얼마 전에 스페인의 타레가 축제(Fira Tàrrega)에 갔다 왔다. 또, 7월에는 프랑스의 샬롱 거리극 페스티벌(Chalon dans la Rue), 스페인의 바야돌리드 축제(Festival Internacional de Teatro y Artes de Calle)에도 갔다 왔다. 축제의 위기라고 시대를 진단했는데,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다. 특히 유럽의 경우 경제가 어려우니 공연예술 분야부터 예산이 삭감된다. (때문에 프랑스에선 예술인 복지 기금을 축소한 것에 대해 파업이 있었다. 살롱 축제에선 시위의 의미로 하루 동안 공연이 없었다.)

해외 거리예술 축제의 프로그램도 예년에 비해 초라해지고 있다. 심지어 공식 참가작들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예전에 비해 제작 지원을 덜한 것이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 축제에서는 아트마켓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래머에 투자하고 있는 꼴이다.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의 기획자들을 초청하면서 공동제작을 권유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러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다 보니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작품의 외형적 ‘규모’가 상당 부분 중시된다. 내용이 없고 이슈를 찾기 어려운 공연들이 많아졌다.

대중 독재 시대의 도래

정진세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이미 무거워졌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동안 외국의 예술 축제들을 두루 살펴왔기 때문에, 전 세계적 위기 상황이라는 감독님의 파악이 정확할 것이다.

임수택 이러한 위기와 더불어 살펴봐야 하는 건 미국식의 세계화다. 거대 자본 기업이 만들어낸 대중문화 중심의 미국식 세계화. (생산적인) 예술성에는 관심이 없고, (소비적인) 대중성에만 주목한다. 이런 식의 미국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는 게 세계화라고 본다. 그러니까 실험적이고 순수한 예술을 좋아하던 유럽 예술이 휘청거린다. 소비자를 우선하는 미국식 합리주의. 국가가 일정 부분 예술을 책임지고 지원하던 방식에서 예술가들에게 시장(市場)중심의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돈을 벌면 곧 좋은 작품이라는 공식이 당연해졌다. 잘 보면, 그런 공연은 관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우리네 공연예술 축제에서 매번 주장하는 게 예술성과 대중성의 조화인데, 이게 모순이라는 거다. 그런 게 어디 있나. 68년 된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슬로건은 아직도 ‘실험과 도전’이다. 외국에 나가서 우리 축제는 대중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어딜 가나 비웃는다.

심하게 얘기하면 오늘날 우리는 대중 독재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대중이 투표를 통해서 정치권력을 잡았다. 또, 대량 소비를 통해서 문화 권력까지 잡았다. 예술은 끊임없이 새로운 걸 추구해야 한다. 더 발전하려고 앞서 나가려고 노력하는데, 대중 독재 시대가 된 이후의 예술은 하향평준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좋은 작품을 하나도 남기지 못한다. 결국 공연예술의 위기와 축제의 위기는 함께 가고 있다.


정진세 절차의 형식만을 따지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과정을 모른 채 권리만을 제공하는 문화적 민주주의가 오히려 대중들을 독재자로 만든 것 같다. 엊그제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 보는데, 대중 독재 시대를 실감했다.

임수택 관객들은 작품보다는 인물을 보려고 한다. 하지만 예술은 한 개인의 스타성이나 인기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앙상블을 봐야 한다. 그게 작품을 더욱 잘 보게 만드는 방식이고 오래 남게 하는 방법이다. 그게 쉽지 않으니까 국가가 지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맥락을 오히려 정책 결정자들이 외면한다.

예술, 거리예술, 그리고 문화민주주의

정진세 문화 의식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거리예술은 다른 장르의 예술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불특정한 시민 대중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동시에 공공 영역에서의 벌어지기 때문이다. 12년간 거리예술 축제를 만들어온 감독님의 철학이 궁금하다.

임수택 예술은 세계에 대한 미적 체험이다. 내 식으로 정의하면 이렇다. 세계에 대한 삶을 아름다움을 통해서 경험하고 표현하는 거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아름다움을 통해서 세계를 바라보는 눈, 또 예술은 다른 인간의 활동과는 다른 눈을 필요로 한다. 거의 대부분 이성을 기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예술은 감성을 기반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가 예술은 어둠의 자식이다.(웃음) 감성의 영역에 있는 모든 것들을 탐구해야 한다.

거리예술로 왔을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슬로건이 ‘문화민주주의’다. 대다수 국민들이 사람들이 예술에서 소외되어 있다. 이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라는 취지에서 거리예술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대중친화적인 작품만 하자는 것도, 예술성을 포기하자는 것도 아니다. 잘 만들어진 예술은 어떤 식으로든 누구에게나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거리예술이 대중문화의 속성을 갖고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이 세상의 어둠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하고, 삶에서 가려진 걸 들춰내야 한다. 그런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창조해야 한다.


정진세 거리예술 창작자들이 직접 그에 맞는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거리예술센터에서 강좌를 마련하고 직접 수업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임수택 생각보다는 잘 안 됐는데 (웃음) 계속하려고 한다. 거리예술은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안 된다. 인문학적인 지식, 그리고 사고력, 표현,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 언젠간 죽을 운명에 있는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 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 그런 것들을 서로 배우고 직접 써보는 자리다. 글쓰기는 예술가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두 달에 걸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더 고민하고 있다. 참여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구성원들끼리는 결속력이 강하다. 올 겨울엔 좀 더 확대해서 해볼 생각이다.

임수택 감독

축제 감독의 역할 - 소통, 지원, 교육

정진세 축제가 코앞이다. 어떻게 축제를 준비하고 계시나.

임수택 제일 중요한 일과는 공연자들과 만나는 거다.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지 대화도 많이 하고, 연습을 보러 많이 간다. 나쁘게 얘기하면 예술가들에게 잔소리를 한다. (웃음) 그게 내 일과 중에선 제일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정진세 감독님은 언제 어디서든 대화와 토론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논쟁으로 이어진 경우도 종종 봤다.(웃음) 예술가들과 소통할 때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임수택 축제를 시작했을 때, 예술가들에게 당부한 이야기는 작품에 사회적 이슈를 담아보자는 것이었다. 관객들을 즐겁게 하거나 아부하지 말라고 말했다. 충격을 주고, 경악하게 할 만한 불편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일종의 예술가의 사회적 책무를 주로 이야기했다. 요즘에는 거리예술의 메커니즘에 충실한 작품을 하자는 말을 많이 한다. 실내극과는 다르게 거리 공간, 야외 공간, 공공 공간 등 산만한 공간에서 작품 만들 땐 다른 방법이 요구된다. 좀 더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의미를 정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정진세 예술가들과는 얘기가 잘 되나?

임수택 실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조심스럽다. 화도 내지만, 고민도 하고 눈치도 많이 본다. 끝나면 꼭 밥을 사준다. 달래기 위해서. (웃음) 젊은 예술가들은 고맙게도 내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다.

정진세 거리예술이나 축제 분야에서는 전문가에 의한 미학적 비평을 대체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혹은 비평적 소통에 신경 쓸 여력을 쉬이 마련하지 못한다. 하지만 과천축제는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현장 평론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때 기록했던 자료들이 그나마 2000년대 거리예술과 축제를 돌아보는 데 ‘그나마’ 유용한 자료로 쓰인다.

임수택 매년 무용과 연극의 한 작품씩을 비평하게 했다. 평가자들과 예술가들을 매칭해서 모니터링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는 다음에 더 나은 공연이 나올 수 있도록 공연자들에게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였다. 내가 하는 역할은 이렇다.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공연자와 소통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 앞으로 내가 할 일이 있다면 축제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일 텐데, 그때의 자료들이 잘 쓰일 수 있을 거 같아 다행이다.

정진세 관객이나 평자(評者)만이 아니라 작가의 입장에서 과천축제를 찾을 때 눈에 확 뜨이는 작품들이 참 많았다. 지난 몇 년간 거리예술이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기였는데, 그때 해외의 유수 작품이나 국내의 제작 공연을 통해서 완성도 있는 거리예술을 소개하고 알리는, 일종의 학교 기능을 한 것 같다.

임수택 감독

임수택 우수한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인간의 큰 즐거움이 아닌가. 문화 교류 등등 얘기하는데, 경험도 중요하다. 외국에선 어떤 이야기가 화두가 되고, 논의되는지 거기에 공감하기도 하고 낯설어하기도 하고 세계 경험에 대한 지평이 넓어지는 거다.

축제의 목적이 뭐냐고 물으면 ‘시민들의 문화 예술 향유’라고 말한다. 비밀인데… 그게 아니라 우리 축제의 목적은 인류 문화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거다. (웃음) 그래야 축제가 잘 된다. 축제 감독을 해 보니 결국 좋은 작품이 좋은 축제를 만들어 간다. 축제는 내가 아니라 공연자들이 하는 것이고, 최종 수혜자는 관객이 되는 것이다.

변화의 기로에 놓인 축제. 위기를 기회로!

정진세 올해 과천축제는 어떤 변화가 있는가? 더불어 많은 이들이 감독님의 근황(?)을 궁금해 한다.

임수택 올해 과천축제는 해외 작품이 없다. 신임 시장이 오면서 ‘일부’ 시민들한테서 외국 작품이 난해하고 돈만 많이 들어간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축제는 국내작으로만 진행된다. 좋은 작품들로 프로그래밍해서 시민들을 초대하는 입장에서는 사실 부끄러운 일이고, 위기가 맞다. 18년이나 된 멀쩡한 축제가 누군가에 의해 바뀐다는 게 납득하기 쉬운 일은 아니니까.

올 가을에 과천시에서 공청회를 열고, 과천축제 변화를 위한 과업 지시를 연구용역 단체에 주려고 한다. 시(市)에서 생각하는 것은 ‘거리예술’ 중심이 아닌, ‘말(馬)’ 중심의 관광 축제이다. 과천시가 역사가 오래 되지도 않았고, 어떤 독특한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러한 변화가 쉽지는 않을 거다. ‘말’ 축제로 간다면 내가 있을 이유는 없다. 다만 ‘거리예술’로 지속된다면 계약 기간까지는 있으려고 한다. 물론, 내년에도 해외 작품이 없을 가능성이 많다. 그것을 아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이렇게 생각한다. 국내 공연에 더 집중해 보자. 국내의 예술가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더 많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자.


정진세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4년 주기로 있는 데다가 최근에는 이를 전후로 천안함 사태와 세월호 참사 등 국가적 재난이 벌어졌다. 이러한 사이클에 맞춰 지역 축제와 거리예술은 불안해졌다가 다시 회복되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흥망의 사이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바로 위기 시대로 돌입된 거라 느껴진다.

임수택 지자체 선거와 축제가 맞물리면서 휘둘리는 건 사실이다. 단체장의 무리한 전행에 있기도 하지만, 축제에 대한 대중들의 의식에도 이유가 있다. 시민들은 축제를 아주 가볍게 생각하거나,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 과천축제는 그래도 팬들이 있다고 자부하는데, 그럼에도 축제 공연예술 혹은 거리예술 애호가가 충분하지 않고 열정과 성의가 부족한 거다. 아직까지 시민들은 거리예술이든, 문화 활동이든 즐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지자체장이 쉽게 전횡을 일삼을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나. 예술 애호가들이 다수 존재해야 한다. 교육에서 시작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줘야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 교육이 이걸 감당할 수 있나. 한없이 긴 세월을 준비해야 하는 거라서 가능할지 의문이다.

정진세 앞으로 축제 전망은 어떠한가.

임수택 그동안 많이 싸웠다. 그런데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진 못하다. 과천뿐만 아니다. 다른 지역에 가서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막무가내로 우리 시장님이 ‘잘 안다’고 답한다. 공연예술과 축제 현장에서 평생을 경험하고 공부한 전문가들보다 어떻게 더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예술가들과 기획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더 부지런히 여러 사람들 만나고 대화도 하고 설득하고 그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게을렀었다.

거리예술의 앞날, 축제의 비전

정진세 2003년부터 ‘마당극’ 에 예술성과 다양성을 더한 ‘거리예술’ 로 방향을 잡고 지금까지 지내왔다. 돌이켜보면 12년 동안 유의미한 변화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임수택 그렇다. 이제는 우리에게도 과거에는 없었던 ‘거리예술계’가 존재한다. 시민들 입장에서도 학습이 잘 돼서 공연장을 시간에 맞춰서 찾아가고 질서 있게 관람한다. 그전에는 우왕좌왕하고 어색해했는데, 이제는 시민들이 거리예술을 즐기는 법들을 잘 알고 있다. 어떤 공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찾아와서 안전이 염려될 정도가 되었으니. 그 지점이 큰 보람이다.

정진세 외국의 축제 프로그래머들이 ‘임수택’이라는 존재를 통해, 과천축제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 같고, 한국의 거리예술에 대해서 궁금해 할 것 같다.

임수택 많이 알고 싶어 하고, 한국에도 오고 싶어 한다. 과천축제는 그들 사이에서는 메이저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신중하게 프로그래밍하고 문제작들도 많이 초청하기 때문에.(웃음) 반면에 한국의 작품을 해외로 내보낼 때는 내가 굉장히 까다롭게 군다. 공연을 들여오는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가서 인정받고 다른 축제에도 초청될 가능성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추천이 쉽지 않다. 아직 우리나라의 거리예술은 발전할 여지가 굉장히 많으니, 그걸 위해서 예술가들은 더욱 긴장하고 노력해야 한다.

정진세 현재 거리예술센터 대표이기도 하다. 다른 예술 단체와는 다르게 회원들이 센터를 열린 플랫폼처럼 생각하는 게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좀 편하게, 혹은 만만하게 센터를 대하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임수택 거리예술센터를 만들고 기대했던 건 서로 친목을 나누는 네트워킹 활동이었다. 서로 알게 되고, 친구가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협업도 하고, 혼자인줄 알았던 거리예술가들이 외롭지 않다고 느끼게 된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거리예술 단체들에게 공연 기회를 많이 줄 것인가, 같이 공부할 기회를 만들 것인가 등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진세 약간은 과잉 네트워크였다. (웃음) 임기가 올해까지던데 어떻게 마무리하실 건가.

임수택 회원들이 바라는 것이 많겠지만 (웃음) 거리예술센터가 자금이나 인력 등등 여력이 있는 단체는 아니다. 내년에는 다른 사람이 해야 할 것이고, 또 잘 운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진세 감독님을 응원하거나, 지지하거나 혹은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분들께 한마디 하신다면?


임수택 지난번에 페이스북에 과천축제의 사정을 밝히고 여러 난관이 있다고 전했더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댓글을 달아줘서 놀랐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꽤 있구나,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말, 행동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약속하고 노력하겠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떳떳하게 사는 게 내 행복을 위해 좋을 것 같다. (웃음) 잘 지켜봐 달라.

임수택 감독

사진촬영_박창현(Chad Park)

참고링크
2014 과천축제 일정표
2014 과천축제 프로그램북
2014 과천축제 웹진 <거리예술>




필자사진_정진세2014-05-08 필자소개
정진세는 극단 문의 극작가로 연극원에서 연극이론과 서사창작을 공부했다. 2012년부터 대안공간에서 매달 초소형 공연을 선보이는 월간 [극단 문]을 발행하고 있고, 지역축제와 문화기관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연극 <올모스트>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했다.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의 편집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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