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청년, 인생 UP!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는 청년 문화예술인과 예술 현장 진입을 앞둔 예술가, 그리고 예술경영 전공자 등을 위한 문화예술 인력 현장 사례집 『문화예술청년, 인생 UP 데이트』를 출간한다. 문화예술계 30인의 선배 예술가, 예술경영인들의 진로 사례를 발굴해 청년 문화예술인들에게 다양한 예술 현장 직업군들을 소개하고, 청년 문화예술인들의 진로 개척에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 사례집은 문화예술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정보 개발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기획 및 자문 회의를 통해 예술 현장 분야별 전문가 30인을 선정했다. 그리고 선정된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활용 가능한 실질적인 진로 현장의 다양한 사례들을 담아냈다. 남인우한지영송현민이지향황정인김혜진전우공성하영장정아김현아이희문박귀섭이기쁨최보윤이홍이 김현옥이경성유영봉윤민철김지명박경린양지윤홍성재이대형김형재홍은주선미화성유진강선애변홍철서희영 남인우한지영송현민이지향황정인김혜진전우공성하영장정아김현아이희문박귀섭이기쁨최보윤이홍이김현옥이경성유영봉윤민철김지명박경린양지윤홍성재이대형 김형재홍은주선미화성유진강선애변홍철서희영

아츠커뮤니케이션21은 모든 이가 예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세상을 꿈꾸며, 다양한 맥락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문화예술 콘텐츠 연구소이다. 이곳의 대표를 맡고 있는 서희영은 학창 시절 무용을 전공했지만, 자신이 가진 재능을 여러 사람들과 나눴을 때 느꼈던 보람과 만족감에서 더 큰 즐거움을 찾았다. 그녀가 느낀 이 작은 행복은 아츠커뮤니케이션21로 이어졌고, 6년이라는 시간을 버티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믿고 끝까지 가 보라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약 력

    •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무용전공
    • 아츠커뮤니케이션21 대표
  • 주요 활동

    • 2011 <노을빛 멜로디> 성북구청 월월 축제, <Let's Play Dance>, <움직임 발아프로젝트> 농어촌 희망 대학생 문화봉사단, <움직임 놀이터> 문화예술기관 문화학교운영사업, <5일간의 움직임 여행> HanPAC 예술교육프로그램 꼬마예술가 시리즈
    • 2012 <춤추는 놀토> 현대 토요 아트 드라이브, 한화예술더하기, <움직임 나와라 뚝딱!>, <춤으로 지구 한바퀴> 온드림스쿨 예술교실, <오피스 체어댄스> 서울시 문화예술지원기관 관계자 워크숍
    • 2013 <댄싱스타> 서울댄스프로젝트 춤바람 커뮤니티, <꿈꾸는 청춘예술대학>,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가족무용극 춘향 <어허 둥둥 내사랑> 사랑의 문화나눔, <춤야유회@선유도> 서울댄스프로젝트
    • 2014 <춤으로 말하는 이야기 보따리>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이러쿵저러쿵 댄스> 무지개다리 지원사업, <열.혈.춤.남. Dance Project> 의경 부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춤으로 놀장>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현재 ‘아츠커뮤니케이션21(이하 아츠컴21)’의 대표를 맡고 계시는데, 본래는 무용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발레를 전공했고, 누구나 꿈꾸듯 당연히 발레리나가 될 줄 알았어요.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오면서 무대 위에서 무용을 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제가 입학하던 해부터 무용과에 새로운 전공 분과가 개설됐거든요. 교육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지도자 과정, 창작 활동을 위한 안무자 과정, 그리고 전문 무용수를 육성하는 무용수 과정, 이렇게 세 과정으로 나뉘었죠. 1학년 때 공통 과목으로 실기 위주의 수업을 이수한 이후 2학년에 들어서면서 전공을 선택하도록 한 거예요.



저희 전공 같은 경우는, 본인이 개발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무대 위에 올려서 가상 실험을 하는 형태로 졸업 작품을 만들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람들과 나눴을 때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겠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꼭 무용수로서 무대에 서지 않아도 대상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된 거예요.


그때 무용수 과정이 아닌 다른 과정을 택하신 거네요. 2학년 때 다양한 대상별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그 과정을 통해 대상을 이해하면서, 그것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일반인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접했어요. 보통 4학년이 되면 졸업 작품으로 공연에 참여하고 무대 위에서 춤을 추잖아요. 그런데 저희 전공 같은 경우는, 본인이 개발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무대 위에 올려서 가상 실험을 하는 형태로 졸업 작품을 만들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람들과 나눴을 때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겠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꼭 무용수로서 무대에 서지 않아도 대상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된 거예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당시의 선택으로 인해 지금의 일을 하고 계신 거군요. 그때가 최초로 무용과 커리큘럼이 바뀐 때였어요. 저희가 실험 쥐였던 거죠(웃음). 현재는 또 다른 커리큘럼이 운영되고 있지만, 어찌 되었든 그때의 자극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당시 교과과정을 만드신 교수님께서 무용을 사랑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 주셨거든요. 무대 위에서 빛나는 것만이 무용을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안에서 행복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강조하셨어요. 안 하던 공부를 하니까 좀 힘들긴 했죠. 선행 사례나 샘플이 없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많이 헤매고 고생했지만 그때 치열하게 고민하고 배웠던 것이 지금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아츠컴21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예술 장르를 통합하여 교육과 공연, 학술 활동에 필요한 연구와 실천을 하는 단체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츠컴21은 국민대학교 무용학부 졸업생들로 이루어진 단체예요. 우리가 학생 때 아무리 열심히 했더라도 그걸 현장에 적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학교 근처 복지관에서 무료 봉사를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보다 다양한 대상을 만나기 위한 시도들을 했죠.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을 체험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걸 확인하면서 비로소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런 확신을 가지고 일을 해 나가다 보니 단체가 만들어진 건데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금이 필요하잖아요. 초기에는 지원 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아츠커뮤니케이션21이라는 사업자를 내게 된 거죠. 개인이 신청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이 없었거든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 10명의 구성원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연구, 공연, 교육, 이렇게 세 분야의 팀으로 나뉘어 있고요. 연구하는 분들이 공연도 하고, 그 내용으로 다시 교육도 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습니다.


<춤으로 지구 한 바퀴> ▲ <춤으로 지구 한 바퀴>

아츠컴21을 시작하면서 내세웠던 궁극적인 목표가 있었나요? 모든 사람이 무용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해 보자(웃음)? 초기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통합적인 콘텐츠로 접근을 했어요. 무용에 국한된 것이 아닌 영상, 사진, 미술 등을 아울러서 프로그램을 만들었거든요. 물론 그 안에서 무용이 주가 되긴 하지만 그렇게 다른 장르를 만나다 보니 프로그램이 점차 통합적으로 발전해 갈 수 있었던 거죠.

그렇다면 주로 어떤 대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나요? 단체의 성장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국가 지원금으로 연명하면서 “이 지원금이 없어지면 우리는 문을 닫아야 하나” 하고 고민했는데 2~3년 정도 되니까 소문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기업이나 구청 같은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요청이 왔죠. 개별 단체에 맞게 콘텐츠를 개발해 주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하나의 기업에서 시작했던 게 또 다른 기업으로 확장되면서 조금씩 길이 열리게 된 것 같아요. 일단 지금은 이 단체를 큰 조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습니다. 하고 있는 것에 보다 충실해야지 계속해서 사업만 키워 가다 보면 정체성이 흐려진다고 생각해서요.

지금은 지원금 없이 단체가 자립할 수 있는 정도가 된 건가요? 딱히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어요. 하지만 부담감은 확실히 줄었죠. 꼭 지원금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찾아서 풀어 나갈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예전이라면 늘 자금 문제 때문에 조급해했을 텐데, 이제는 설사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많은 곳에서 저희 프로그램을 찾아 주니까요. 또 동시대가 춤을 원하고 몸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고요.



모든 팀원들이 단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초기에는 그저 재밌었어요. 그런데 이게 일이 되다 보니,
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들이 생겨났죠.
초창기 1~2년은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아츠컴21이 문을 열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표로서 우여곡절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모든 팀원들이 단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초기에는 그저 재밌었어요. 근데 이게 일이 되다 보니, 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들이 생겨났죠. 초창기 1~2년은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이제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 일은 내가 해야 하는구나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죠. 서로 굉장히 잘 아니까 별 갈등 없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주변에서 저희가 하는 사업을 높이 평가해 주시기도 하고 도움도 많이 주셨죠.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요.

지금 이 시점에서 그리고 있는 아츠컴21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10년 차가 되면 리뉴얼을 할 계획이에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는데 요즘은 내부적으로 정리를 하는 시기예요. 사업도 중요하고, 활동도 중요하지만 자체적으로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향후 5년을 버티기 힘들 것 같아서요. 저희가 하는 일이 결국 콘텐츠를 계속 소모하는 거잖아요. 지금 그것에 대한 한계를 느끼는 중이에요. 예전에는 만들어 내기만 했다면, 이제는 ‘채우고 다시 또 내놓자’라는 데 생각을 모았죠. 그래야 우리도 지치지 않고 재밌게 할 수 있고,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지겹지 않을 테니까요.


가족무용극 <개구쟁이와 마법사> ▲ 가족무용극 <개구쟁이와 마법사>

대표님처럼 행복을 느끼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빨리 찾고, 그걸 찾았으면 적어도 10년은 투자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지금 조급하게 당장 한두 달 해 보고 때려치우는 건 어린 생각이죠. 하고 있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자신을 믿고 10년은 해 봐야 전문가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어디 가서도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과정이죠. 저에게 조언을 해 달라고 얘기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실은 저도 과도기라서요(웃음). 그런데 어서 빨리 안정기에 접어들고 싶다가도 막상 그렇게 되면 재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해요. 그냥 길게 보고, 그것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이라면 스스로를 믿고 가는 게 첫 번째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기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어떤 불안감이 있으신 건가요? 일이 잘 풀릴 때마다 오히려 더 불안해요.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지,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인데 내 안에서 뭔가를 더 채워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딜레마가 늘 있죠. 주변에선 계속 잘한다고 하는데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지 저 스스로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니까요.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지금의 청년들에겐 그조차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찾기까지가 힘들긴 한데, 예술 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도구가 있잖아요. 이를테면 저에게 그 도구는 춤이 되겠죠? 자신의 예술적 기질을 믿으세요. 그러면 다른 일에 맞닥뜨려도 그 도구를 이용해 상황을 예술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 거예요. 예술가에게 이런 기질은 이미 태생적인 거니까요. ‘내가 이것도 했는데 다른 건 못하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나아가면 괜찮을 거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아츠컴21처럼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고자 할 때, 지원금을 받거나 학교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법 외에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무엇보다 네트워킹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을 만났을 때 아이디어가 정말 많이 나오거든요. 서로 간의 교차점을 찾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동아리 혹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소모임이 될 수도 있을 테고요.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 더 좋고요. 저희도 지역 기반의 다양한 예술 단체들과 만나서 친해지고, 같이 일을 도모하고 워크숍도 하면서 여러 도움을 받았거든요.

사진촬영_장우제

※ 참고링크
문화예술 청년, 인생 UP 지원사업 가이드
문화예술청년, 인생 UP 데이트: 문화예술선배 30인의 서른 가지 길

임승현필자소개
김미지는 대학에서 연극학을 공부하고 월간 『한국연극』 기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문화, 예술, 놀이를 통해 협동하며 다 함께 잘 놀고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웃문화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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