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5일,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가 주관한 ‘2009 봄 정기학술대회-한·일 국제심포지엄 : 문화예술조직의 창의적 혁신과 다변화’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양국의 문화예술인력 양성 시설 및 기관의 조직운영, 민간비영리단체(NPO) 현황을 알아보고 연구성과를 공유하여 향후 전망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으며, 1부 일본 사례, 2부 한국 사례, 3부 종합토론으로 구성되었다.


한일 현황, 교육ㆍ시설운영ㆍ예술비영리단체

미야마 요시오 교수(게이오대학 예술경영학과)첫 발제는 미야마 요시오(美山良夫) 교수(게이오대학 예술경영학과)가 ‘일본의 아트매니지먼트 교육, 그 시작과 전개’를 주제로 발표했다. 1991년, 일본에서 예술경영 강좌가 처음으로 개설된 이후, 현재까지 여러 대학의 학부단위까지 예술경영 강좌가 늘어났다. 또한, 교육기관은 물론 문화청, 민간재단 등에서도 실시하고 있으며 대학과 자치단체, 또는 대학과 기업이 연계하는 형태로도 진행되고 있다.

가타야마 타이스케(片山泰輔) 교수(시즈오카문화예술대학 문화정책학부)는 ‘지방공립문화시설 지정관리자제도의 의의와 전망’을 발표했다. 일본은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 문화시설이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설립, 민간단체에 시설운영을 위탁하는 ‘관리위탁제도’로 운영되어왔다. 그러나 제도의 폐해가 나타나자 2003년 ‘지정관리자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지정관리자제도’란 운영주체의 제약 없이 민간영리기업, 민간비영리단체 등도 시설운영을 담당할 수 있는 제도이다. 하지만, 일본은 근래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가 성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적은 예산으로 적절히 운영, 관리해 줄 주체를 찾고 있다는 문제점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예술NPO 현황과 쟁점’을 주제로 발제한 신두섭 박사(한국지방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는 민간비영리단체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강조했다. 신두섭 박사는 민간비영리단체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조직 리더십 및 경영관리, 지역 커뮤니티로서의 신뢰구축, 마케팅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마케팅 전략 분석에 따라 다소 추상적이긴 하나 ‘지역에서 공존하며 온정 있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전수환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이어진 2부에서는 한국사례 발표가 있었다. ‘한국 문화예술경영 인력 양성을 위한 새로운 접근’을 주제로 전수환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가 발제했다. 딜로이트 컨설팅이 2008년에 발표한 핵심인재관리에 대한 보고서(「It';s 2008 : Do You Know Where Your Talent Is?」) 중 ‘개발-배치-연결 모델’을 한국의 문화예술경영 인력 현실에 맞게 수정하여 ‘사람과 사람’, ‘사람과 목적’, ‘사람과 자원’ 연결 차원으로 모델을 세분화하고 문화예술조직(정책)과 문화예술경영 인력을 위한 각각의 질문리스트를 제안했다. 현재 문화예술 인력양성 체계가 예술경영 인력들을 제대로 개발, 배치, 연결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발제였다.

이철순 예술의전당 자료관개관준비위원은 ‘한국 공연예술 시설의 재정자립도 기준에 따른 조직 운영 양태분석’라는 제목으로 발제에 나섰다. 이 발제에서는 재정자립도에 따른 극장운영 유형을 분류하여 예산이 시설의 운영이나 예술사업과 관계가 있으며, 따라서 예산구조가 예술기관의 운영 평가를 위한 유용한 분석도구라고 발표했다.

이중재 문화우리 사무국장은 ‘한국 문화예술 NPO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도시경관 기록보존사업, 공간문화 아카데미, 문화예술교육행사 등을 실행하고 있는 문화우리의 사례처럼 민간비영리단체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 공익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술의 가능성 확장 확립하는 것이 중요"

종합토론 시간에는 박은실(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 이용관(한국예술경영연구소장), 정재왈(전 서울예술단 이사장), 조주연(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 대표), 오세곤(순천향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한국에서 문화예술과 타 학문의 융합, 특성화를 꾀하고 있는 예를 들며 일본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미야마 요시오 교수는 변화하고 있는 아트매니지먼트 교육대상에 따라 프로그램을 세분화시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교육대상을 예술경영 전문가부터 예술경영에 관심 있는 일반인까지 확대하여 예술경영 인력이 활약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고 ';포스트뮤지움-라이브러리-아카이브';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존의 구역과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예술이 가진 가능성을 하나씩 확장하고 확립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야마 교수는 일본의 인력채용 현황에 대한 물음에 기업 또는 예술단체 경력자의 채용비율이 높은 편이나 예술단체에서 새로운 인재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고 답변했다. 가타야마 타이스케 교수는 전공을 살려 문화단체 및 기관에 채용되는 비율은 5%, 전체 취직률은 95% 정도로 아트매니지먼트를 배운 후에 전혀 다른 업계로 진출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일본의 현황을 전했다.

전수환 교수는 인력배치와 교육에 대한 질문에 문화예술경영 관련 인력들의 많은 경험이 개인 영역에서 사장되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히며 “바로 현재가 예술현장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현장에 있는 예술경영 관련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건넬 수 있는 수평적 통로가 마련되어야 하며 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정관리자제도에 대한 질문에 가타야마 타이스케 교수는 현재 일본에서 약 35%정도 실시 중이라고 답하며 최적의 운영시스템이 무엇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문화시설을 통해 이뤄나갈 정책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는 시설과 관련된 구성원 모두가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견해가 일치할 때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국제심포지엄 <문화예술조직의 창의적 혁신과 다변화> 현장


성숙한 토론의 자세가 아트매니지먼트의 핵심

예술 민간비영리단체에 대한 질문을 받은 가타야마 타이스케 교수는 예술이 가지는 공공성을 대중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는 민간비영리단체의 존립과 깊게 관련 있다고 답변했다. 박신의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회장은 민간비영리단체의 재원조성은 예술의 사회적 치유능력, 가치, 공공성을 설득해내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기획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정리했다. 신두섭 박사는 중&middot;장기적인 민간지원(기업 및 개인기부)이 가능하려면 예술 자체가 &lsquo;생활 속 예술&rsquo;로 정착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전문인력의 현황은 매우 흡사해 보인다. 하지만, 예술경영을 배우고자 하는 다양한 계층을 위한 교육이 꾸준히 실시되고 있다는 점, 예술경영 전공자들이 문화예술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전반으로 진출하는 점과 이런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미야마 교수는 아래와 같은 말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제는 우리도 문화예술계를 벗어나 예술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폭넓게, 다각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ldquo;나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성숙하게 토론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수많은 학생들에게 아트매니지먼트를 가르쳤다. 이것은 바로 관용이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여러 사람이 사회에서 부딪히며 창의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예술이고,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rdquo;


이초영

필자소개
이초영은 홍대 앞 수공예 시민작가들의 모임인 ';희망시장';과 ';내용연구소';를 거쳐 현재 &lsquo;가치창조공동체 곰곰꼼꼼&rsquo;의 대표를 맡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의『2007, 2008년 사랑방프로젝트 북』집필,「사랑방문화클럽 발전방안」「창조시민,창조공간,창조도시」, 예술경영지원센터의「문화예술 기획경영 전문인력 양성사업 평가」등의 연구 작업에 참여한바 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