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국악, 그리고 연대. 좀처럼 잘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 혼재되어 있는 젊은국악연대는 이 땅에서 국악을 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동체며, 자발적 의지로 생존을 꿈꾸는 국악단체들의 소통공간이다. 2008년 젊은국악연대 준비위원회로 결성되어 현재는 정가악회,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키네틱국악그룹 옌, 연희집단 THE 광대, 가야금 앙상블 아우라, 연희집단 태동, 이스터녹스, 프로젝트 시나위 등 8팀이 소속되어 있다. 국악을 매체로 하여 길게는 10년, 짧게는 2년간 팀을 만들어 창작활동을 해온 이들은 홀로 각개전투 하던 그동안의 외로운 생활을 청산했다. 이들은 함께 모여 국악의 비전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도 하고, 자신의 음악활동의 메소드를 공개하기도 하며, 팀 운영 및 경영의 실무적인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더불어 살기’를 실천하고 있다.


젊은국악연대가 만든 브랜드, ‘모여놀기 프로젝트’

젊은국악연대는 모여놀기 프로젝트, 세미나 및 심포지엄 개최, 젊은국악단체 지원센터 마련, 국내외 활동을 통한 관객개발 및 문화 체험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중 ‘모여놀기 프로젝트’는 젊은국악연대가 만들어낸 하나의 브랜드다. 이 프로젝트는 일정 기간 동안 동일한 장소에서 젊은국악연대 소속 공연팀들이 각자의 공연을 릴레이 형식으로 보여주는 독립적인 축제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이미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한 달 간의 프로젝트를 완수하며 발대식을 가진 젊은국악연대는 지난 7월 1일부터 19일까지 문화일보홀에서 ‘모여놀기 프로젝트 2nd’를 개최했다.

모여놀기 프로젝트 2nd 포스터
정가악회의 <정가악회, 중남미 문학과 만나다>를 시작으로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 이스터녹스의 <한국의 장단위에 쓰는 새로운 신화>, 프로젝트시나위의 , THE 광대의 연희극 <양반, 나가신다>, 키네틱국악그룹 옌의 <옌&rsquo;s 라틴아메리카 음악노트>, 젊은국악연대 폐막식 <국악난장파티> 등 7개의 공연을 선보이며 전년도에 비해 &lsquo;국악&rsquo;을 매체로 하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올해 모여놀기 프로젝트는 각 팀의 기획인력으로 구성된 젊은국악연대 기획팀과 기획 및 홍보를 주관해주는 주관사 빵과물고기, 문화일보홀과의 공동 기획으로 진행되었다. 문화일보홀과의 공동기획으로 각 팀은 대관료와 극장시스템을 지원받고, 티켓수익금을 나누는 방식으로 윈-윈 전략을 모색했으며, 전년도와 달리 전문적인 홍보대행사와의 접촉을 통해 언론 및 홍보 효과, 다양한 관객 프로모션 등이 추진되어 젊은국악연대 전체의 홍보효과와 동시에 각 팀의 인지도 등이 향상되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젊은국악연대의 기존 소속팀들이 기획, 홍보비 등을 공동 지원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시나위와 이스터녹스 등이 함께 공연을 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하였으며, 축제 내내 각 팀별 CD 및 책 등이 판매되는 부가 수익이 창출되기도 하였다.


이 땅에서 국악하며 홀로서기

젊은국악연대의 모여놀기 프로젝트에 대하여 &lsquo;소속된 몇 팀의 정기공연을 릴레이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느냐&rsquo;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렇다. 대단한 시설이나 시스템을 갖춘 것도 아니고, 프로젝트를 위해 새로운 팀들이 꾸려진 것도 아니고, 활동해오던 팀들이 그저 모여 함께 공연을 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또 어찌 보면 아주 특별한 일이다.

정가악회, 키네틱국악그룹 옌, 국악뮤지컬그룹 타루

예술가나 예술단체가 모여 또 다른 예술 사조를 형성하거나 예술담론을 펼치거나 하는 일은 기존에도 늘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민간예술단체가 &lsquo;생존&rsquo;을 화두로 하며 경영 및 운영시스템을 함께 공유하고 개발하고자 모인 것이 시발점이 되어 조직이 꾸려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정부 지원금이나 기업 협찬에 매우 민감한 매체인 국악계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은 그저 갑갑한 현실을 탓하거나 어딘가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겠다는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내 것과 네 것 사이에서 생겨나는 우열의 법칙 대신,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스스로 땀 흘려 일하는 농부와 같이 우리가 사는 &lsquo;국악 혹은 전통예술&rsquo;이라는 땅을 함께 잘 가꾸자는 것. 그것이 젊은국악연대의 존재 이유이자, 우리를 대표하는 공동의 무기, 모여놀기 프로젝트다.

올해 초, 젊은국악연대 식구들은 경북 고성에 &lsquo;고성오광대&rsquo; 전수차 내려가 말 그대로 한솥밥을 먹으며 친목을 다졌다. 그런가 하면 젊은국악연대의 또 다른 식구들과 &lsquo;모여놀기 프로젝트2&rsquo;를 무사히 마쳤다. 또 젊은국악연대 기획팀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CoP에 선정되기도 했다. 좋은 소식들이 하나, 둘 들려온다. 젊은국악연대는 차근차근 굳은 의지를 갖고 각자의 삶을, 더불어 삶을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들만의 공유를 넘어 누군가의, 무언가의 대안이 되는 날을 꿈꾸면서 말이다.


김미소

필자소개
김미소는 키네틱국악그룹 옌의 연출을 맡고 있으며 젊은국악연대 기획위원이자 문화전문 신문방송 [뉴스컬처]의 기자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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