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장소 : 2022.03.18.(금) / 서울 종로구 메이플레이스호텔 컨퍼런스룸
진 행 : 정종은(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참 석 : 김주섭(서강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교수)
참 석 : 임학순(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참 석 : 차민경(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참 석 : 한종호(前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 예술의 산업화, 영역의 경계 확장과 총체적 지원 체계 필요


사회자(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정종은 교수, 이하 사회자)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했던 ‘예술산업 TF’ 이후 예술경영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난 5-6년 정도 예술창업 지원 정책 등 새로운 흐름이 자리를 잡고 있다. 또한 올해는 예술의 산업화 지원 정책의 새로운 거점 공간으로서 ‘아트컬처랩’이 조성되는 등 확산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계와 정책연구 현장에서 바라보는 ‘예술의 산업화’ 트렌드는 어떠한가? 일단 총평을 부탁드린다.

임학순(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이하 임학순)
예술의 산업화는 예술이라는 영역의 경계를 열어놓고, 다양한 연관 영역과의 연계나 협업, 융합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예술산업’이란 어떻게 보면 예술의 가치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고, 이 관점에서 보면 창조 영역의 혁신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개념이다. 따라서 경제적인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는 과제이다. 예술의 산업화는 1) 창작기반의 산업화, 2) 예술자원의 활용과 확장, 3) 예술융합을 통한 혁신 창출이라는 세 가지 차원이 동시에 고려되면서 진행되어야 하는 종합적인 과제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예술의 산업화 지원 정책은 어떠했을까? 일단 기존 정책은 유통, 소비 등을 분리해 접근하며 품목별 지원에 머물렀다는 한계가 있다. 가치사슬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비선형적 관점을 가지고, 총체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창작, 유통,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새로운 현상, 특성을 반영하여 R&D, 마케팅, 네트워크, 투자환경 조성, 글로벌 마케팅 등을 총체적으로, 상호연계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 지원 정책이 실패 자체도 새로운 경험이나 새로운 관점차원에서 성과로 간주될 수 있도록, 성과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종호(前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이하 한종호)
저는 주로 현장에서 지역 기업가들의 창업을 지원해왔다. 현장에서 발견하고 목격하는 것은 예술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하는 구조에서 후기 산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개인의 기호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그러한 수요에 부응하고자 하는 공급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취향저격을 위한 예술창업가들, 특히 젊은 예술창업가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가 일터도 아니고 집도 아닌, 집 같은 일터 또는 일터 같은 집이라는 제3의 공간을 제공했다. 공간을 재해석하는 하나의 시장을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또한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는 시골 산골에서, 밤에 누워서 찬란한 은하수를 관찰하는 체험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되는 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즉 기존의 소비 시장과 다른 새로운 체험이나 공감을 제공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고, 이런 흐름 속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산하려는 새로운 공급자가 많이 나타났다. 물론 그들이 만들어내는 것들을 같이 공감하려는 수요자들이 생겨나면서, 이를 적극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려는 시도들과 맞닿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산업’이라는 것이 본유적인 차원에서 ‘예술기업을 키워야 된다’가 아니라 굉장히 동적인 과정에서, 특히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특정한 산업화 단계에서 필요한 분야, 굉장히 시기적절한 분야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성수동이나 북촌 등에 새로 생겨난 창업자들의 상당수는 예술을 자신들의 백그라운드로 삼고 있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원했던 지역기업들의 대표들도 20~30%는 디자인, 건축 또는 예술 전공자이다. 요약하자면, 당대의 창업 지원 정책과 예술 지원 정책이 만나는 지점, 두 개의 커다란 축이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지점이 ‘예술기업’ 또는 ‘예술창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정책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앙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종은, 임학순, 한종호, 김주섭, 차민경
(중앙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종은, 임학순, 한종호, 김주섭, 차민경

# 예술창업, 예술기업에 대한 핵심 자산 정의 및 발굴 필요


사회자
앞서도 이미 언급이 이루어졌지만, 예술산업 지원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가 예술창업이고, 예술창업 지원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투자 유치라고 할 수 있다. 예술창업과 투자라는 주제에 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한종호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확장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확장성을 담보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기술결합이다. 그리고 최근에 많은 산업영역에서 확인되듯이 기술이 결합된 제품과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서 가장 널리, 그리고 편리하게 유통될 수 있다. 이처럼 투자-확장성-기술결합-플랫폼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된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또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이다.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예술형식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예술기업이 가진 핵심 자산은 무엇이고, 그 자산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기술창업과는 다른 예술창업의 자산 측정이나 가치 판단을 위한 고유한 체계도 있어야 한다. 기술창업에서는 특허가 가능한, 혹은 지식재산권 확보가 가능한 기술에 ‘기술 보증’을 붙여준다. 이런 것처럼 예술기업도 “예술기업의 핵심 자산은 이거고, 이걸 가진 예술기업은 이 정도는 보증해준다”는 방식으로 나름의 ‘기술보증보험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임학순
예술시장은 구조적으로 쉬운 분야가 아니며 공공영역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학적 이론이나 실증적 데이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으며, 따라서 투자환경이 취약하다. 또 일반기업과 달리 예술기업은 예술가가 중요한 가치 창조의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예술가에게 시장의 관점을 오롯이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합의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가치와 시장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균형을 찾아나가는 과도기에는 예술산업이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면서, 공공지원 투자를 기반으로 투자환경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주섭(서강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교수, 이하 김주섭)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트렌드가 다변화되고, 여러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발산하고, 사업화되는 중요한 상황에서 예술창업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의 트렌드에 맞춰 대학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개입과 육성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대학 졸업하는 사람들이 다시 교육받는 게 아니라 바로 현장과 대학 수업이 연결되고 협력하여, ‘모의 창업’과 같은 수업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한 도전적이고 과감한 형태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익숙한 활동을 넘어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예술계 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와 정책, 예술 현장과 대학 등이 다같이 움직여서 새로운 스타트업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다.

차민경(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이하 차민경)
그간의 예술산업 지원 정책은 나름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현재 많은 창업지원 정책들이 너무 청년과 신생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기존 중견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경험도 많은데, 그에 대한 지원은 소외되어 있지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견기업의 역량도 살리면서 청년들의 아이디어도 공유할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 기술 : 새로운 시장, 연결을 위한 ‘스타트업 커뮤니티’ 만들어져야


사회자
창업과 투자에 관한 공공의 역할, 교육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들을 언급해주셨다. 이번에는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소통 등을 거치면서 더욱 주목 받게된 예술과 기술의 연계 문제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앞서 한종호 센터장께서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 기술을 통한 확장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한종호
기술 접목을 통한 확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하기 위해서 기획자, 예술가들이 첨단기술을 배울 필요는 없다.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 중 하나가 팀 구성이다. 예술기업 육성의 첫 출발점 역시 좋은 팀 구성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에서 시작해서 이를 사업화하기 위한 전문능력이 있는 사람, 새로운 비주얼 아트를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함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술과 예술의 연계라는 과제를 위해서는 이런 다양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서로 만나게 하는 커뮤니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의 느슨한 연대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문화를 우리 스타트업 현장에서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공이 주도하여 장을 만들고, 작은 성공 사례들이 나오면 확산시키고, 그런 팀들에게 시드 투자가 이루어지는 사례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 따로 떨어져 있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연계하면서 지속적으로 실험들을 하다보면,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임학순
이제 예술기업이나 창작자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채널을 통해 소비자를 만난다. 그런 장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고, 사람들이 서서히 인식하고, 입소문이 나면서 하나의 기업 브랜딩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예술기업들이 다양한 미디어나 채널을 통해서 이를 추진하고자 할 때, 그에 대한 정책적 연결과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로, 빅데이터가 있어서 인공지능이 있을 수 있었던 것처럼, 현재 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 요소는 데이터이다. 필요한 데이터를 공공에서 열어주거나, 데이터 공유 플랫폼과 같은 매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가상공간이라는 흐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예술이 또 다른 시장, 또 다른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발전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주섭
예술 분야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현재의 뜨거운 트렌드에서 소비자들에게 그리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 계층이 너무 많다. 앞서 언급되었던 기술친화적인 젊은 세대들 외에는 모두 이런 소외계층에 속할 수도 있다. 그들을 예술산업에 포함하는 방법에 대해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 가상공간에 대한 트렌드는 빨리 변화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우르르 몰려가기 보다는 지속적이고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차민경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게 예술가들에게 코딩 교육을 하는 것이다. 예술가들에게 코딩 교육을 할 게 아니라 기술 쪽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길러줘야 할 것이다.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술가들에게 기술을 배우라고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역할을 분담해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네트워킹 사업이 기획되고 있는데, 사실은 네트워크가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서로 연동이 안 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현재 존재하는 커뮤니티를 연동하고, 기존 시설들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종호
예술이라는 고유한 콘텐츠를 채워가면, 희소성을 사업화하려는 기업가나 개발자들이 협업을 제안하리라 생각한다. 그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더 많이 찾아내고, 그것을 생산할 수 있는 창작자들을 어떻게 더 많이 길러내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기술의 시대라고 하더라도, 기술 만능주의적인 흐름에 끌려가서는 안된다. 문체부의 방향성은 예술기업 지원 정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사회자
예술과 기술의 연계를 지원하는 것에 더하여, 공공 부분에서 예술기업들의 마케팅을 지원한다면 어떤 방식이 유효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한종호
예술창작 행위를 통해 생산된 창작물을 사람들이 구매하려면 그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런 가치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가치여야 하고, 창작자와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맞닿을 때 공감이 생기고 공명으로 커지는 것이다. 이런 공감과 공명이 반복되면 하나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는데, 이게 새롭게 마켓에서 생겨나는 바이럴 마케팅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예술산업이 후기 산업시대의 취향 세분화에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해서 최근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징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1) 창작자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 2) 창작자가 몸을 담고 있는 지역이 가진 가치, 3) 앞의 두 가치에 공감하면서 이를 추구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가치. 많은 경우에 이 세 개의 가치가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성, 로컬의 가치는 최근 창작자와 소비자의 공감과 공명을 이끌어내는 요소로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고,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임학순
앞서도 언급했듯이,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력은 상당부분 데이터에 의존한다. 하지만 영세한 문화기업의 경우, 본인들이 어떤 작품을 올리면 그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 대응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취약해서 시행착오에서도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서, 또는 실행 이후 수정을 위해서 이와 같은 시장 데이터가 확충되어야 한다. 공공에서 연구를 통해 제공을 하든,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 투자, 공공영역의 가이드로 마중물 역할


임학순
예술 분야는 다른 산업 분야보다 과학적 이론이나 데이터가 부족하고, 따라서 확신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콘텐츠산업 정책을 구성할 때도 비슷한 문제를 경험했다. 콘텐츠산업에 대한 지원을 할 때 첫 과제는 통계자료를 산출하는 것이었다. 통계나 데이터로 이 산업이 무엇이고, 어떤 가능성을 가진다는 근거를 우선 만들고, 여기서 나아가서 가치 평가 모형을 만드는 것이 2단계였다. 십여년이 흐르면서 다양한 사례와 경험이 축적되고, 어느 정도 가치평가에 관련한 세부적인 항목들이 도출된 것이다. 이러한 투자 기준에 따라서 현재는 상당히 활발하게 콘텐츠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술 분야의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이러한 과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종호
다른 관점에서는 예술시장은 마켓 중심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물론 초기 단계에서는 예술산업에 특화된 모태펀드가 도움이 되겠지만, 예술기업들이 자기 제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바로 검증을 받고 그에 따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구조가 굴러가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그중에 어떤 게 가장 성장성이 있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고 거기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다. 특정한 기업이나 특정한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공공영역이 어떻게 좋은 투자를 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해주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방식으로, 장기적으로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통해, 마켓-지향적으로 기업지원과 투자 유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자
예술의 산업화를 둘러싼 현황, 이슈, 전망 등을 투자, 기술, 마케팅 등의 관점에서 세부적으로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예술산업 정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마무리 의견 부탁드린다.

차민경
기술변화로 인해 수요자의 변화, 트렌드의 변화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분야를 다루는 만큼 그동안 해왔던 정책적 방식과 관성에 갇히는 대신 여러 방면에서 유연한 정책 사업 기획과 추진이 필요하다.

김주섭
새로운 세대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들은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적다. 많은 정보를 온라인에서 시시각각 접하고, 배우고, 실천하는 세대가 성장하고 있다. 예술 스타트업, 예술과 기술을 연계한 창업이 소수의 부지런한 사람, 소수의 생각있는 사람이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도전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예술창업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고,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함께 널리 확산될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와 같은 공공기관들이 대학들과 협업해서 새로운 예술 창업 문화가 형성될 수 있게 노력하면 자생력이 더 빨리 갖춰질 수 있을 것이다.

임학순
예술산업, 예술기업, 예술창업에서 ‘예술’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고, 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산업분류나 법적 정의 등의 과정에서 ‘예술’의 범위를 광의로 설정할 필요가 있고, 앞서도 언급했듯이 특정 과정이나 기능에 대한 품목별 지원이 아니라 연구 R&D, 마케팅, 네트워크, 투자환경 조성 등을 총체적, 상호작용적 관점에서 다루는 접근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한종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자체와 함께 협업 프로그램을 해봤으면 좋겠다. 지역을 브랜딩할 수 있는 예술기업들을 만들어낸다면 자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재무적 성장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고, 그 중에서도 떠오르는 분야가 ‘로컬 투자’이다. 그 흐름과 만나는 지역 기반 예술기업 육성이 장기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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