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산업화에 대한 정부 지원 및 예술현장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가진 예술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술×기업 코너는 독자적인 사업화 모델을 구축한 기업의 성장과 사업 모델 구축 과정을 탐색하여 예술 분야 창업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예술×기업에서는 예술경영 1세대이신 감자꽃 스튜디오의 이선철 대표님과 함께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기업들을 만날 계획이다. 2022년 첫 번째 기업으로 문화예술 기획·컨설팅에서 아트테크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필더필의 성장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더필과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성가족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청년 여성이 CEO인 회사 대표 4명을 멘토링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신다혜 대표였다.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막 졸업한 시점에 당찬 열정과 현실 계획을 함께 가진 타고난 기획자임을 직감하고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해 오고 있다. 이어 2017년에는 현대차정몽구재단의 H-온드림 펠로우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이후 차근차근 문화예술기획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다 최근에 더욱 활발한 사업 고도화와 다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필더필의 가장 큰 장점은 비즈니스모델의 전개와 성장전략의 수립에 있어 납득할만한 인과관계와 예측가능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예술×기업 코너에 첫 번째로 추천한 데에 적극 지지하는 바이다.

2019년 4월 예술경영 웹진에서 필더필의 창업 도전기를 소개한 바 있다. 그 후 3년동안 코로나19 등 사업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필더필은 어떤 과정를 겪어왔는지 궁금하다.

저희 회사는 코로나19 상황이 기회로 작용했다고 본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기관들은 행사가 연기되고 취소되는 가운데, 기업 CSR 사업을 하고 있는 저희 회사는 어떻게든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그래서 줌(Zoom), 구루미(GuruMe), 유튜브(YouTube), 이벤터스 등 모든 툴(Tool)을 사용하여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온라인 행사가 당연해진 환경이 되었고, 코로나19 초기에 진행했던 온라인 행사들이 레퍼런스가 되어 필더필을 잘 몰랐던 분들이 저희를 찾아주셔서 `20년부터는 매출이 더 늘기 시작했다.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화되는 과정에서 순이익율이 많이 높아져, 이를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코로나19가 전화위복이 되어 마진율이 높아지고, 다른 측면에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다. 환경 변화에 재빨리 적응을 하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뉴노멀에 대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저희 회사의 비전이 크리에이트 뉴노멀(Create New Normal) 이다.

코로나19는 예술분야에서도 비대면 예술활동이나 기술과의 융합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냈다. 필더필도 ‘오아라이브(OA Live)’라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를 부탁한다.

오아라이브(OA Live)는 온라인 공연 영상 특화 OTT 플랫폼이다. 쉽게 온라인 극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아(OA)’는 Ordinary Artists의 준말로, 평범한 아티스트들의 평범하지 않은 라이브 플랫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순이익 늘어나면서, 그것을 회사에 재투자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현재 사업모델이 용역 베이스이다 보니 회사의 임직원들이 쉴 때는 매출이 나기 어렵고, 임팩트도 내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그것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공연예술 영상화는 외국의 NT 라이브(NT Live)나 매트(MET)를 통해 오래전부터 시도되고 있었는데, 공연예술의 현장감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국내 도입이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관객들이 온라인 공연을 소비하기 시작했고, 또 환경상 온라인으로 바뀌어야 하는 흐름이 있으니,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어디서나 공연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자체 개발 OTT 플랫폼을 만들자고 생각하여 오아라이브(OA Live)를 런칭하게 되었다.

이번에 동아일보가 하는 동아콩쿠르와도 협업을 한다. 동아콩쿠르의 음악, 무용, 뮤지컬, 국악 등 모든 분야의 본선 진출자 영상을 오아라이브(OA Live)에서 오픈할 예정이다. 예술 종사자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레퍼런스를 찾거나, 관련된 영상들을 보고 싶을 때 오아라이브(OA Live)가 사용되기 위해 현재 다양한 콘텐츠들을 소싱하고 있는 단계이다. 우수한 작품을 소싱하기 위해 공연단체 영상화도 지원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연을 온라인에 특화하여 촬영하고 편집해주는 서비스로 오아라이브 홈페이지 문의하기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올해 자체 오리지널 컨텐츠인 8부작 숏폼 뮤지컬도 제작투자를 하여 만들 예정이다.

오아라이브(OA LIVE 웹페이지)

예술기업들이 플랫폼 시도는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플랫폼 자체만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니 결국 브랜딩 싸움이 될 것이고 선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아콩쿠르는 우리나라 최고의 음악콩쿠르이고, 이미 구축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협업을 하는 것이 추후 오아라이브(OA Live)의 크레딧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기회를 보고 사업을 공연 온라인 플랫폼 분야로 확장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저는 필더필을 컬처테크(Culture Tech)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이 거래가능한 모델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고, 거래가 가능해지면 해볼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다. 업계 종사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힘들지만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선점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연의 영상화, 플레이어 형태로 빠르게 기회를 보고 확장한 부분이 있다.

새로 진행하는 사업은 기존의 사업모델과 연계가 되어 있나? 있다면 어떤식으로 연계를 했는지 궁금하다.

오아라이브(OA Live) 생태계에서 중요한 점은 선택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많은 것과 동시에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것은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가장 양질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본다. 엔티라이브(NT LIVE)의 경우 영상을 보는 것이 좋은 것도 있지만, 그 영상을 함께 보는 문화가 더 좋을 때가 있다. 이 점에 착안하여 공연 영상을 같이 보는 와치 파티(Watch Party) 라는 멤버십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데 저희 문화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콘텐츠가 많아지고 나면 오아페스티벌을 열 예정이다. 도시 재생이 필요한 공간에서 필름 페스티벌을 열면 다양한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공연 영상을 경험하기 위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활동들을 내부에서 기획하고 운영해 볼 수 있다. 이번에 만드는 숏폼 뮤지컬 오리지널 컨텐츠도 제작발표회, 오디션, 현장 운영 들을 문화팀에서 직접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기존 사업과 연계를 꾀하고 있다.

사업의 확장으로 내부 운영방식(조직관리)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조직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전략이나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창업 멤버 셋 각자 예술, 공예, MICE 분야의 전공자들이다. 이 세 사람이 변화에 맞춰 계속 적응하려고 같이 성장한 것이 지금 회사의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셋 다 현장을 이해하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펼쳐져서 직원들도 함께 책을 읽거나 스터디를 하는 것이 조직문화의 하나가 되었다. 예술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기술도 배우고 현장에 맞는 지식들을 습득하기 위해 계속 스터디를 했기 때문에 성장과정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러닝 문화를 회사 내부에 계속 접목시키고 있는 중이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CTO를 영입하셨는데 그 과정과 역할에 대해 듣고 싶다

저희회사 CTO는 원래 기술전문가이시다. 새로운 사업 기획 단계에서 내부에서 스터디를 많이 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문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현재의 CTO를 만나게 되었다. 저희가 추진하고자 하는 신사업이 자연스럽게 전달이 되었고, 이후 CTO로 제안을 했는데 함께하시기로 하셔서 영입하게 되었다.
청년 창업가들이 사업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아무리 경험해도 채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CTO 영입 후 기술의 전문성도 채워졌지만, 대내외적으로 시니어로서 해주시는 역할들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시니어들이 청년 창업가와 결합하는 형태가 시너지를 많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고 예술분야도 리오프닝이 되면서 체감하는 트렌드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뉴노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병행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대체효과를 낸다는 측면에서 온라인화를 기피하는 성향이 있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보완재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의 현장감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온오프가 병행되는 상황에서 시장 기회를 보았고, 플랫폼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분야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인,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을 통해 스케일업을 고민하고 있는 예술 기업에 한마디 부탁드린다.

돌이켜보면 필더필의 성장에는 늘 좋은 어른들이 함께 계셨다. 어른은 업계 선배와 같은 분일 수 있고, 우리 회사보다 큰 회사일 수 있다. 그 어른들과 함께 공동실적을 만들어 갔던 것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앞서가는 회사와의 네트워크이나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여 우리의 역할을 더해나가며 실질적 성과를 쌓으면 성장에 속도를 붙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저희도 고민하고 있는 영역이다. 다만, 신사업에 도전할지 여부는 대표와 경영진들의 결정에 달려있는 것 같다. 예경의 콘퍼런스나 아카데미 등 여러 가지 자극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하다보면, 결심을 내리는 순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 ㈜필더필 소개

    (주)필더필은 문화예술(Feel)로 세상을 채우는(Fill) 온·오프라인 문화예술 플랫폼이다. 2016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400여 팀의 예술가와 함께 문화기획, 컨설팅, 예술교육, 도시재생, 기업사회공헌사업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1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으며, 현재는 오프라인 사업과 함께 공연예술 OTT 플랫폼 ‘OA LIVE'를 운영하고 있다. 공연예술 관람에 특화된 ’OA Player', 온라인 예술 활동을 위한 표준 전자계약 시스템인 ‘OA Smart Contract' 등 온라인 콘텐츠 유통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나가며, 문화예술 유통을 혁신하는 컬쳐테크(Culture Tech)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 이선철 대표 소개

    이선철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와 런던대(City) 예술정책&경영 대학원을 졸업한 후 김덕수패사물놀이 사무국장과 벤처기업 폴리미디어 대표이사 및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2년 강원도 평창으로 이주 폐교활용 복합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를 2021년까지 운영했다. 현재는 문화관광 기획, 교육,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연세대, 국민대, 경희사이버대, 북동연방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예술경영, 로컬크리에이터, 지역개발 등과 관련하여 청년창업가와 예술기획자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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