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 예술 분야에 예술과 기술을 융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예술×기술은 예술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과 기술을 소개하여, 기술을 활용한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가와 예술 기업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실감미디어 기획·제작을 선도하는 기업인 ‘캐롯닷밀’의 이재우 대표님을 통해 실감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캐롯닷밀의 이재우 대표는 서울예술대학교에서 디지털아트를 전공했다. 학교에서 만나 창작 활동 파트너였던 정해운 대표와 함께 지난 2011년 “닷밀” 이라는 회사를 창업한 이후, 현재까지 약 11년간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여러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다른 분야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2015년부터는 “캐롯닷밀” 이라는 이름의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였다. 이재우 대표가 캐롯닷밀의 대표직을 맡아 실감미디어 기술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 제작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실감미디어는 무엇이고 사용자는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

실감 미디어라는 용어에는 여러 가지의 뜻이 담겨 있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키워드로서의 실감미디어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홀로그램 등의 기술을 기반하는 미디어들과 이에 송출되는 콘텐츠들을 뜻한다. 이들은 HUD, 디지털사이니지, 스마트폰 등의 미디어(영상, 게임과 같은 디지털콘텐츠) 송출 매체와 그에 따른 콘텐츠 제작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실감 미디어 기술을 통해 만들어지는 콘텐츠들은 사용자(관객)의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것을 공통적인 제작 방향으로 설정하며, 가상/혼합 현실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콘텐츠에 온전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에게 현실에서 불가능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매체를 현재의 실감미디어라고 부를 수 있다.

실감미디어 제작을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술은 무엇인가? 이를 활용하여 제작한 콘텐츠는 무엇이 있었는지 사례도 소개를 부탁한다.

캐롯닷밀에서 제작하는 실감미디어 작품들의 경우 눈으로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실제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하여 콘텐츠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은 장비를 쓰지 않고도 콘텐츠에 현장감과 입체감을 줄 수 있는 아나몰픽(Anamorphic)*에 기술과 인력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 아나몰픽(Anamorphic) : 영상을 왜곡시킨 상태로 제작, 인간의 착시를 이용하여 영상의 입체감을 극대화하는 영상 제작 기법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퀘어 LG 광고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현재 시각과 날씨를 인식하여 그에 따라 변화하는 아나몰픽 영상을 송출하는 광고이다. 영상 제작 시 일부러 왜곡을 주는 작업을 통해 ㄱ자로 구부러진 전광판에 출력하면 보는 위치에 따라 착시를 일으켜 입체감이 극대화되는 콘텐츠이다. 아나몰픽 영상 콘텐츠는 최근 실감미디어 관련 콘텐츠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작 기법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예술소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예술 분야의 기술 융합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오면서 활동에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

팬데믹 이전에는 공연이나 기업행사 콘텐츠 수요가 굉장히 많았다. 닷밀이 미디어퍼포먼스라는 공연 콘텐츠를 주축으로 초기 사업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고, 기업의 기반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공연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기 때문에 지난 2년여 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실감 미디어 기술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런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내부에 홀로그램, 혼합현실 콘텐츠 전문 제작 인력과 좋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작업물의 변화보다는 고객사들의 변화가 크게 일어났다. 더 이상 외부 프로젝트 수행으로 발생하는 매출에 의존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B2C 자체 콘텐츠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박과도 같은 피벗(pivot) 전략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꽤나 매력적인 제품 양산에 성공하였고, 현재 많은 곳에 납품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현재는 외주 프로젝트 60%, 자체 제작 제품 판매 40% 정도의 비율이다. 2021년에는 법인 독립 후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순조롭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 리오프닝이 시작되며 느껴지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무엇인가?

지난 2년 간 방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대중적 소비자들이 디지털콘텐츠 관련된 곳에 소비하는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팬데믹은 디지털콘텐츠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으며 이는 관련된 하드웨어 수요를 커버하게 되었다. 특히 OTT 서비스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지금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머지않아 미디어와 사용자 간 소통이 가능한 양방향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정에서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또한 실감미디어의 커다란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초대형 TV, 초단초점 프로젝터와 같은 대형 하드웨어의 수요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일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다양한 제품들의 출시도 활발해졌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미디어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기본적으로 8K 이상의 고화질 실감형 콘텐츠에 대한 제작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을 융합하여 예술 활동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

기술과 예술은 펜과 종이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상상력은 오래전부터 과학기술을 통해 현실화 되어왔다. 예술적 상상력이 사용될 수 있는 수많은 디지털 기술들을 이용하여 현실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질 수 있길 바란다.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존경을 표한다.

  • 필자소개

    이재우 대표(캐롯닷밀)
    서울예술대학교 디지털아트과를 졸업하여 편집디자인 및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활동했으며 지난 2012년 ㈜닷밀을 공동 창업한 이래로 현재까지 미디어콘텐츠 제작자로 다양한 분야의 미디어 콘텐츠 제작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는 독립 분사하여 ㈜캐롯닷밀과 ㈜브리프컴퍼니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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