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전에 없던 일상의 큰 변화를 겪었다. 과거 상상하지 못했던 비대면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투자 시장 참가자도 소수 기관 투자자 이외 에인절(Angel) 투자자, 개인 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하는 형태로 변했고, 투자 대상 역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전통 자산을 넘어 암호화폐, 예술품 등 새로운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즉, 새로운 곳에 투자하는 자금 공급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본래 투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대비하고 미래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특정 자산에 자금을 투입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투자 과정은 특정 정보를 기초로 수익성과 위험성을 함께 검토하며, 전문가 등의 조언을 참고하는 고도의 의사 결정 과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특정 정보는 투명하고 정확해야 한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도 의사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

정보의 정확성

다양한 투자가 일상 행위가 되는 요즘, 여러분은 IR(Investor Relations, 투자자 관리 홍보 활동. 이하 IR), 피칭(Pitching)이라는 단어를 쉽게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IR, 피칭은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성장과 수익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을 뜻하는 말이다. 정부에서 원화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하며, 대기업 등에서도 주가 유지 등 투자자 신뢰성 유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기업 정보 취득이 어려운 스타트업의 경우 더욱 활발하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IR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는 회사의 주식 가치 상승과 투자자들의 이익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투자자와 소통을 통해 회사는 투자자의 요구와 우려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신뢰를 유지하는 기능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미래 손익을 판단하여 투자를 결정하거나 보류하기도 한다. 물론, 위험성이 있더라도, 어떤 요인에서 해당 팀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투자자가 있다면, 투자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뮤지컬 시장에서 프로젝트 IR을 진행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을까?”

뮤지컬 멸화군 투자상품 (출처 : 펀더풀)

투자의 전문성

뮤지컬이 다른 문화 콘텐츠와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바로 정해진 기간에 특정 장소에서 공연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무대에서 배우들의 노래, 춤, 연기 등으로 작품이 구성되므로, 각 장면이 관객에게 전하는 감동적인 퍼포먼스 요인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은 그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점이다. 여러 요소를 분석하고 성공 가능성을 검토하며 투자자와 소통하는 것은 일정 기간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런 점 때문에 뮤지컬 제작과 투자는 굉장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이런 전문성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이런 전문성을 알아봐 줄 수 있는 투자자 시장은 어디에 있을까?

“뮤지컬 시장에서 전문성을 갖춘 전문 투자자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을까?”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투자상품 (출처 : 펀더풀)

K-뮤지컬 수익 사례와 관점의 변화화

주식 시장에 돈이 모이는 이유는 그 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시장이나 특정 자산 시장에 돈이 몰리는 이유도 모두 같다. 최근 한국 드라마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한국 드라마에 투자 수요가 일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 뮤지컬 투자 성공 사례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숨어있던 많은 흥행 사례로 더 많은 자본 유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공연업에서 뮤지컬이 독립 장르로 인정받은 만큼 단순히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문화적, 예술적, 경제적 그리고 산업적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으며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 제공 및 교류가 필요하다.

뮤지컬 잭 더 리퍼 투자상품 (출처 : 펀더풀)

자본 조달의 대안

일반적으로 산업 내 자본을 확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뮤지컬 관련 기업이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확충된 자본을 재투자하여 더 큰 시장을 만들어 내거나 제3의 외부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다. 제3의 외부 투자 자본은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유치일 수도 있으며,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한시적 투자 방식일 수도 있다.

기업이든 프로젝트든 뮤지컬 산업 내 투자 시장이 단단해지려면 다수 투자가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친화적인 투자 형성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 평가에 흔들리는 자본이 아닌 뮤지컬 시장의 미래에 공감하는 장기 자본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투자의 난이도를 재밌게 설명하는 기준이 있는데 소개할까 한다. 먼저, 내가 직접 하는 투자가 가장 쉬운 투자라고 한다. 이는 투자자가 직접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와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책임도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다음으로 남이 나에게 하는 투자 방식이다. 자금이 필요한 팀이 외부 투자를 유치할 때의 방식으로 남에게 자신의 방정식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해 좀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나에게 하는 투자 방식이다. 남에게 돈을 쓰지 않고 자신에게 하는 투자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타인 자본을 운용하는 투자회사 VS 에인절 전문 투자자 그룹”

어쩌면 이런 이유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대형 금융기관이 아닌 에인절 투자자 그룹을 중심으로 뮤지컬 투자 자본이 형성된 것은 아닐까 싶다. 2019년 개인전문 투자자 등록제도1)가 개선되어 현재도 꾸준히 에인절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뮤지컬 산업 내에서도 새로운 자본조달 창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뮤지컬 제작, 투자 과정에서 수십 명의 에인절 투자자와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겠지만, 최근 생겨난 다양한 투자 플랫폼들이 투자 절차, 투자 방식 등에 대해 간편하고 정형화된 방식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뮤지컬 제작과 마케팅 과정에서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어느 산업이든 선순환되는 투자 시장은 시장 신뢰 기반에서 만들어진다. 시장 신뢰 형성을 위해서는 정확한 투자 정보 제공과 정보의 교환이 투명하게 이뤄지는 공간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K-뮤지컬국제마켓 역시 뮤지컬 투자 정보 수집, 전문성 있는 투자자 네트워킹, 시장 참가자 간 상호 교류를 통한 정보 공유와 협력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한국 창작뮤지컬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시장 조성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 필자 소개

    펀더풀 윤성욱 대표는 2003년 쇼이스트에 입사해 영화, 뮤지컬 제작 및 투자 업무를 진행했다. 이후 한화, IBK기업은행, 와디즈에 근무하며 다양한 콘텐츠 프로젝트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경험이 있다. 18년 이상 산업과 금융업에서 경험한 자본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5월 국내 최초 K-콘텐츠 금융서비스인 펀더풀을 론칭했다.

각주 1) 국내 자본시장법에서는 투자자를 일반 투자자와 전문 투자자로 구분하고 있다. “전문 투자자”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전문성, 소유자산 규모 등에 비추어 투자에 따른 위험 감수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투자자를 말하며, 개인전문 투자자의 경우 투자 한도에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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