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우리가 ‘미술’에 천착했다면, 이번 호는 ‘공연’이다. 특별히 ‘장벽을 허물고 사람을 잇는’ 공연예술의 실험적 양태와 공연장, 공연단체, 관객을 잇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 주목했다. 새로운 문제의식과 아직은 낯선 기술들을 활용해 기존의 경계를 넘고 미지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주요한 흐름이 이번 호의 구석구석에 담겼다. 촘촘한 준비를 통해 드디어 2023년 10월 말 문을 여는 아트코리아랩의 지향 및 철학과 맞닿아 있는 공연예술계의 흐름이다.
기획특집의 문을 여는 박영욱 교수의 <사운드 아트, 음이 아닌 소리의 무한한 세계를 담다>는 단순히 음악만이 아니라 미술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사운드 아트를 정위(定位)하려는 철학적 시도이다. 천천히 곱씹는 독자들께서는 풍성한 역사적 지식과 함께 수많은 현재의 쟁점들을 파악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어지는 강요찬 안무가의 인터뷰는 실제로 ‘경계 없는 질문들’을 살아내고 있는 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담았다. 23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구조와 의식>이란 화제작을 선보인 그의 예술관과 문제의식을 가감 없이 확인할 수 있다. 국내 1호 음성해설 전문가인 서수연 작가는 <공연예술 접근성은 시혜가 아니라 보편적 복지다>를 통해 자칫 익숙하게 들릴 수도 있는 ‘접근성’ 개념의 다양한 국면들에 관해 근원적인 통찰을 친절하게 제시해 준다.
남아 있는 두 꼭지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연예술계의 오래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두 개의 사업과 관련이 있다. 성경희 프로듀서는 ‘예술산업아카데미’의 <차세대 공연예술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양성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기상캐스터, 국제학교 교사 등의 경력을 가진 그는 공연이라는 바다에 뛰어들어 멋지게 유영하는 중이다. 그가 들려주는 생생한 여정은 비슷한 관심을 가진 미래의 프로듀서들에게 여러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새로운 공연제작‧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공연예술 유통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작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공연유통협력지원 사업>을 다루는 좌담회는 홍사웅 본부장과 박선희 대표, 윤대성 편집장이 이 사업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와 관점을 제공한다. ‘장벽을 허물고 사람을 잇는’ 공연예술의 시대는 이렇게 한 발 더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 필자 소개

    정종은 편집장은 학부에서 미학과 종교학을, 석사과정에서 사회미학과 미디어경영학을, 박사과정에서는 문화산업 정책을 전공했다. ㈜메타기획컨설팅의 부소장을 역임했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인문학대중화운영위원, 장애인정책 조정위원, 문화도시 컨설턴트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자체평가위원, 정부미술품 운영위원, 문화영향평가 전문위원, 한국예술경영학회 연구기획위원장, 원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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