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은 그 조직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좌표)이며, 미션은 조직의 존재이유(역할)이다. 두 가지의 요소가 조직의 기능과 활동영역을 정의하고, 이해관계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성과평가의 근본 기준이 된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조직(NPO)의 비전과 미션은 그 자체가 존재의 이유이며, 구성원을 엮는 가장 근본적인 뿌리인 것이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문화예술기획경영아카데미는 지난 8월 31일과 9월 1일, 이틀에 걸쳐 ‘비영리문화예술기관 조직관리’ 강좌를 진행했다. 인사, 조직운영, 대외협력, 이사회관리, 법인업무, 펀드레이징 등 비영리문화예술 기관과 단체의 조직관리에 해당하는 영역을 점검하고 사례 및 운영의 개선방향 등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비전과 미션은 존재 이유

전체 5개의 강좌에 걸쳐서 6명의 강사가 공히 강조한 것은 조직의 ‘비전’과 ‘미션’이었다. 비전은 그 조직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좌표)이며, 미션은 조직의 존재 이유(역할)로 이 두 가지의 요소가 조직의 기능과 활동영역을 정의하고, 이해관계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성과평가의 근본 기준이 된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조직(NPO)의 비전과 미션은 그 자체가 존재의 이유이며, 구성원을 엮는 가장 근본적인 뿌리인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 문화예술기획경영아카데미 <비영리문화예술기관 조직관리> 현장김운호 교수(경희대학교 대외협력처장/NGO대학원 교수)는 &ldquo;지금은 좋은 의도만으로는 부족한 세상이다. 맡은 과업의 진정한 성과를 위해서는 강력하고도 효율적이며 목적의식이 뚜렷한 경영이 요청된다.&rdquo;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여 엔피오 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 과학기술 발달, 국제화 등의 외부적 요인과 추상적인 목표, 내부구성원의 가치변화, 전문인력 수급 등 내부적인 요인을 고려하여 상황에 적합한 경영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적, 외적 인적자원을 적극적으로 분석하라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요인인 인적 자원의 관리인데, 구체적으로 살펴본 비영리조직의 인적자원(상근자)의 특성은 강한 자아의식과 이념적인 성향을 가지며, 물적 보상의 동기부여력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조직의 효율적 경영에 관심이 낮고 과업의 독립성과 업무시간의 유연성, 자율적인 업무환경을 선호한다. 이런 특성을 가진 구성원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관심과 욕구에 맞는 업무배치,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과정에의 참여, 수평적 관계, 내적보상(자아실현) 강화, 의사소통으로 인지부조화 해소, 그리고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밖에 다른 조직 구성원인 이사회, 회원, 자원봉사자, 후원자, 지역사회,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잘 파악해야 하고 각각의 구성요소에 따른 연계성과 차별화된 관리가 강조되었다.


힘 있는 이사회와 펀드레이징

둘째 날 이어진 아름다운재단 운영사례는 앞선 강의의 연장으로 보다 실질적인 사례를 보여주었다. 2000년 출범한 아름다운재단은 모금과 배분사업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2006년 기금의 체계와 시스템 개선을 논의하다가 미션을 재정립하기에 이른다. 정현경 아름다운재단 사무국장은 이 과정을 거치며 &lsquo;표준화의 장점과 다이내믹 저하의 단점&rsquo;을 볼 수 있었으나 이후 주기적인 미션 교육과 공유를 통해 동기부여 등 조직을 추슬러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매월(!) 높은 참석률을 보이는 이사회의 사례는 대부분 관례적으로 운영되는 엔피오 이사회 조직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아름다운재단 이사들은 모금과 기금 분야에서 일정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 바, 조직사업 및 의사결정에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사회 활성화에 열쇠임을 알 수 있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문화예술기획경영아카데미 <비영리문화예술기관 조직관리> 현장
최영우 (주)도움과나눔 대표는 피터 브린커호프(Piter C. Brinckerhoff)의 저서 『Mission-Based Management』를 인용해 성공적인 엔피오의 9대 특성으로 ▲지속가능한 미션, ▲효과적인 이사회(Businesslike), ▲강력하고 유능한 직원구조, ▲강한 통제(금전적), ▲마케팅에 대한 &lsquo;집중적 투자&rsquo;, ▲비전, ▲재정적 건전성, ▲사회적 기업정신, ▲환경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제시했다. 특히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현과 재원의 다각화가 조직성패의 관건으로, 서울대학교와 세브란스병원의 모금에 대한 과감한 태도변화와 투자 사례를 통해 향후 부각될 비영리조직 펀드레이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도의 뒷받침 그리고 스스로의 역량강화

강좌의 마무리는 공공분야와 민간분야의 문화예술기관 조직운영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토론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정광호 (재)명동정동극장 경영관리팀장은 문화예술 국공립단체의 재정자립도가 30%에 불과한 현실, 경영평가로 인한 미션 견지의 어려움, 형식적인 이사회, 예산의 비탄력성 등을 한계로 꼽으며, 경직된 조직문화의 극복과 정부정책 및 제도 보완을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추미경 (사)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상임이사는 민간영역의 비영리문화예술단체는 지원제도의 느슨한 그물망에도 포함되기 어려우며, 영리와 비영리의 구분이 모호해진 현실 시장체제 안에서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제도적으로는 비영리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을 프로젝트 위주에서 사람과 조직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체 내적으로는 스스로 정체성 및 활동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필자도 비영리기관 종사자의 한사람으로, 이틀간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는 동안 이번 강좌의 CEO 특강을 진행했던 김의준 LG아트센터 대표의 말이 맴돌았다. &ldquo;이 분야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직장이 아닌 &lsquo;직업&rsquo;으로 이 일을 택합니다. 성직자의 직업적 성격을 &lsquo;천직&rsquo;이라고 한다면 이 분야는 &lsquo;사명&rsquo; 정도는 되는 마니아가 모이는 것 같습니다. 조직 외연의 정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스스로 잘 정제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만큼 이미 구심점은 있는 겁니다.&rdquo;




한지선

필자소개
한지선은 조직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 정립이 최근 주된 관심사이며,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 경영기획팀에서 이사회운영, 인사&middot;총무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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