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강의모습
▲ 분임별 워크숍 모습
이선철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강의 모습
박찬민 행복나눔재단 실장 강의 모습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2010 문화예술분야 (예비)사회적기업가 워크숍’이 강원도 평창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촘촘히 짜인 공식 일정에, 새벽 2~3시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요즘 말로 네트워크 미팅까지 3박 4일의 모든 일정을 복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내가 워크숍에 참가하기 전에 가졌던 사회적기업에 대한 몇 가지 의문과 고민들을 중심으로, 이번 워크숍을 재구성해 보고자 한다. 즉, 이글은 ‘나의’ 워크숍 이야기이다.

내가 가진 첫 번째 질문은 ‘사회적기업 ’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일자리사업’ ‘서울형(지자체) 사회적기업’이라는 용어의 뜻과 차이다. 흔히 듣고 보는 용어들이었지만 그 뜻이 헛갈리고 서로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한 의문은 워크숍 첫날, 참가자들과 스태프들이 자유롭게 주고받은 Q&A 시간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

‘사회적기업’은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노동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을 말한다. ‘사회적일자리사업’은 노동부에서 고용창출을 위해서 부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는 일자리 지원사업을 말한다. 2010년에는 예산 부족 때문에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형(지자체) 사회적기업’은 서울시에서 사회적 기업을 인큐베이팅 하는 사업으로 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요건보다 완화된 선정 조건을 통해 1년여 동안(최장 2년)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중 사회적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단체)이나 서울형(지자체) 사회적기업을 ‘예비사회적기업’이라고 한다. 2010년 7월말 현재 노동부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총 353개이며, 이중 문화·예술·관광·운동 분야 사회적기업은 총 30개이다.

두 번째 질문은, ‘문화예술행위는 그 자체가 본원적으로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문화예술단체의 사회적 목적 실현을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문제의식에 대한 답을 양용희 교수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일반적 이해와 한국적 상황에서의 전망과 과제’ 강의와 마지막 날 밤,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서광일 대표와의 술자리에서 얻을 수 있었다. 양용희 교수는 협동조합부터 철저히 기업적 성격을 띤 모델까지 사회적기업의 넓은 스펙트럼을 예시하며 사회적기업을 광의적으로 해석하고, 노동부 인증에 얽매이지 말고 사회적기업의 본질에 대해 고민할 것을 충고하였다. 또 서광일 대표는 노동부의 사회적기업은 일자리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처별로 사회적기업을 인증하고 지원해야 실효가 있을 것이며, 또 다양한 사회적기업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세 번째 질문은, 그렇다면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이 진짜 가능하냐’는 것이다. ‘문화예술+사회적목적 실현+수익+지속가능성’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단어의 조합은 아닐까? 이에 대한 답은 물론 없다. 지극히 뻔한 이야기지만, 그 답은 내가, 워크숍에 참가했던 모두가, 지금 문화예술에 몸담고 있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워크숍에서 그 답으로 가는 미궁의 열쇠들을 얻을 수 있었다

미궁을 빠져나가기 위한 세 가지 열쇠

첫째 열쇠는 ‘지역’이었다. 이선철 대표는 ‘문화예술분야의 창조와 혁신 사례’ 강의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던 평창의 시골마을에서 폐교를 임대하고 감자꽃스튜디오를 만들면서 지역에서 안착하게 되는 과정과 감자꽃스튜디오가 소재하는 마을을 중심으로 근처마을과 자원들을 엮어서 커뮤니티비즈니스를 만들려는 자신의 구상을 소개했다. 커뮤니티비즈니스 모델에서 문화예술이 직접적인 수입원이 되지는 않겠지만 외부의 재원을 끌어들이고 맵핑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서광일 대표도 술자리에서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이 지역사회 속에 튼튼하게 뿌리내려야 안정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둘째 열쇠는 ‘사회적기업가 정신’이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그러므로 사람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특히 사회적기업처럼 조직의 비전과 미션, 가치의 실현이 중요한 기업에서는 이를 구현하는 사회적기업가가 더욱 중요하고 필수불가결하다. 박찬민 SK그룹 행복나눔재단 실장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유지한다는 미션을 채택하고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인지하고 끊임없이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혁신, 적응, 학습하며 현재의 자원에 제약을 받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하고 봉사하며 지역사회와 창출되는 결과에 대해 높은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이 사회적기업가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또 함께일하는세상(주)의 이철종 대표는 사회적기업가는 지구력, 도전 정신, 확고한 신념, 전문성과 종합적 사고력 등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셋째 열쇠는 ‘경영’이다. 이철종 대표는 경영 능력에 대해, 김인선 (주)우리가만드는미래 대표는 사람을 조직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인사노무관리의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최영우 (주)도움과나눔 대표의 ‘사회적기업의 재원조성’은 참가자 모두가 눈을 반짝이며 들었던 강의였다. 재원조성이 경영의 제일 중요한 능력이자 출발점이라는 지적은 내 자신의 경영능력을 자문해보는 뼈아픈 말이었다. 특히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18명의 후보자로 리스트를 만들고, 이중 세 명을 골라서 직접 만나 한 명 이상의 투자를 실현하는, ‘조사⇒배양⇒요청⇒예우’의 기금조성 4단계 전략은 당장이라도 실천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의 브랜드 전략’ 강의에서 김희진 커런트코리아 본부장은 사회적기업의 브랜드는 이미 가치적인 측면에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품질만 좋다면 시장에서 안정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아이템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검토

이번 워크숍은 촘촘한 강의와 함께 조별로 직접 사업아이템을 발굴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조별 워크숍은 내가 구상하는 사업이 과연 성공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인가, 라는 나의 마지막 질문에 대해 답을 구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주었다.

총 4조로 나눠서 진행된 조별 워크숍은 한국경영능력개발원 최중섭 대표의 지도로 진행되었다. 1조는 마술을 이용한 사업, 2조는 맞춤형 예술아카데미, 3조는 ‘바닷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4조는 장애인문화예술사업 ‘함께 걷는 사람들’이라는 사업아이템을 가지고 SWOT분석, 전략, 비전과 미션설정 등 3단계에 걸친 발전전략을 세우는 과정이었다. 우리도 이런 내부 워크숍을 통해 사업아이템을 점검하고 개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자료
『문화예술분야 (예비)사회적기업가 워크숍 자료집』(예술경영지원센터, 2010)
(예비)사회적기업가 워크숍 온라인카페

필자소개
노병갑은 (주)예술놀이터 대표이자 국악놀이연구소 사무국장이다. <안녕, 핫도그> <달 라이야기> 등 공연 및 <풍뎅아 뺑뺑 돌아라> <노래 동동 꽃잎에 동동> 등의 음반을 제작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URL 복사하기
정보공유라이센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