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연말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각종 문화예술 관련 통계조사가 발표되었다. [weekly@예술경영]에서는 '문화예술 소비'를 주제로 관련 통계자료를 연재한다. 연재순서: ②「2010 클래식음악· 발레 관람객 조사」(1)

조사결과는 공연 마케터들이 관객개발을 위한 프로모션이나 번들링 상품을 기획할 때 눈여겨볼 만하다. 발레관객은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이동이 많으므로, 묶음상품을 만들 때 이들 장르와의 결합이 유리할 것이다. 한편 클래식 음악 관객을 위해서라면 타 공연보다 클래식 음악 하위장르 내에서 교차 프로모션(cross-promotion)을 기획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필자는 2008년에 ‘연극관객과 뮤지컬관객, 같을까? 다를까?’ 라는 제목으로 이 코너에 글을 게재한 적이 있다기사보기.

당시「연극·뮤지컬 관람객 실태조사」에 의하면 두 공연의 관객 성향은 유사했고 상당부분 관람객이 겹치고 있었다. 즉, 연극을 많이 보는 사람이 뮤지컬을 많이 보고, 뮤지컬을 많이 보는 사람이 연극도 많이 봤다.

그렇다면 순수공연예술 중 관객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진 클래식음악과 발레 관객들은 어떨까? (왜 하필 두 공연을 비교하게 되었는지 의아해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2010 클래식음악·발레 관람객 조사」는 공연예술 유료관객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 인터뷰를 실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료관객규모가 가장 큰 클래식음악(기악)과 발레를 조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마니아 VS 공연소비자

「2010 클래식음악·발레 관람객 조사」결과는 클래식음악 관객과 발레 관객의 성향이 매우 다름을 보여준다. 지난 1년 간 문화예술관람 행태를 보면 클래식음악 관객은 다른 장르의 공연보다 ‘관현악/오케스트라’ 공연을 연간 6회 이상(성악/오페라까지 합치면 7.8회) 집중적으로 관람하였다. 관여도 측면에서도 클래식음악 관객은 평소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마니아 성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발레 관객은 발레공연에 치우치기보다 ‘발레’ ‘연극’ ‘뮤지컬’ 등 여러 형태의 공연을 연간 2~3회씩 두루 관람하는 전반적 공연소비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클래식음악 관객들이 발레관객보다 문화예술을 더 많이 관람하느냐?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클래식 관객이 지난 1년 간 참여한 문화예술 관람빈도는 14회, 발레관객은 12.5회로 전체 문화예술 관람량은 비슷했다. 다만 그들이 선택한 공연이 다를 뿐이다.



연극:클래식음악관객1발레관객2.2 뮤지컬:클래식음악관객1.1발레관객2.5 발레:클래식음악관객0.1발레관객2.5 무용/현대무용:클래식음악관객0.2발레관객0.4 합창/성악:클래식음악관객0.7발레관객0.4 관현학/오케스트라:클래식음악관객6.2발레관객1.3 오페라:클래식음악관객0.9 발레관객0.6 대중음악콘서트:클래식음악관객0.5발레관객0.5 국악:클래식음악관객0.2발레관객0.2 한국무용:클래식음악관객0.2발레관객0.1 기타공연:클래식음악관객0.7발레관객0.3 전시:클래식음악관객2발레관객1.3
[그림1] 문화예술 연간 관람 횟수(단위: 회)


연극:클래식5.6발레9.1 뮤지컬:클래식15.6발레30.6 클래식음악:클래식2.9발레25.6 현대무용:클래식0.7발레2.3 오페라:클래식2.7발레5.8 대중음악/무용:클래식32.8발레6.3 국악:클래식1.3발레0.3 한국무용:클래식0.4발레2.3 기타공연:클래식5.1발레4.8 전시/미술:클래식7.6발레2.0 특별히 없없음: 클래식25.2 발레11.6
[그림2] 클래식음악/발레에 대한 취향 형성 이전 선호하던 문화예술


연극:클래식2.2발레2.8 뮤지컬:클래식25.2발레28.4 클래식음악:클래식9.3발레25.3 현대무용:클래식2.7발레10.4 오페라:클래식34.5발레15.4 대중음악/무용:클래식2.5발레3.8 국악:클래식2.9발레0.8 한국무용:클래식0.5발레2.5 기타공연:클래식9.4발레2.5 전시/미술:클래식6.4발레1.5 특별히 없없음:클래식9.8 발레11.6
[그림3] 클래식음악/발레에 대한 취향 형성 이후 선호한 문화예술


‘청각적 즐거움’ VS ‘시각적 즐거움’

취향 형성 전후 선호하던 문화예술에 대한 조사결과는 두 관객의 성향 차이를 더 잘 보여준다. 클래식음악 관객은 ‘클래식음악’을 좋아하기 전 ‘대중음악’을 좋아했고 클래식음악을 좋아한 후 ‘오페라’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발레 관객은 취향 형성 전후 모두 ‘뮤지컬’을 좋아했다는 응답이 대세였다.

비교적 두 관객의 공통 선호영역은 ‘오페라’이다. 하지만 왜 오페라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서로 엇갈렸는데, 발레 관객 인터뷰에서는 오페라의 ‘무대’ ‘의상’ ‘이야기’와 같은 시각적 요소들이, 클래식음악 관객 인터뷰에서는 ‘음악’ 때문에 오페라에 관심을 가졌다는 언급이 많았다.

정리해 보면 클래식음악 관객의 취향은 '음악'이라는 분모로 묶이며, ‘청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보인다. 그에 비해 발레, 뮤지컬, 연극을 좋아하는 발레 관객은 ‘퍼포먼스와 이야기’가 제공하는 ‘시각적 요소’를 공연선택에서 더 중시한다.

클래식음악관객:대중음악→클래식음악→오페라 발레관객 뮤지컬→발레→뮤지컬
[그림4] 선호하는 공연예술 이동경로(1순위 기준)


선호 장르 따라 관객개발 접근 달리 해야

위의 조사결과는 공연 마케터들이 관객개발을 위한 프로모션이나 번들링 상품을 기획할 때 눈여겨볼 만하다. 발레관객은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이동이 많으므로, 묶음상품을 만들 때 이들 장르와의 결합이 유리할 것이다. 한편 클래식음악 관객을 위해서라면 타 공연보다 클래식음악 하위장르 내에서 교차 프로모션(cross-promotion)을 기획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관객의 문화예술관람 행태를 보니 관객개발의 길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는 듯하다.


보고서 보기
「2010 클래식음악·발레 관람객 조사-마케팅 관점에서」
예술경영지원센터ㆍ문화체육관광부, 2011


관련기사 보기
문화예술 소비 통계 시리즈① 「2010 문화향수실태조사」주요 결과
문화예술 소비 통계 시리즈③「2010 클래식음악·발레 관람객 조사」(2)

안성아 필자소개
안성아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공학 박사를 받고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장으로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마케팅과 조사방법론을 강의하고 있다. 번역서『문화예술기관의 마케팅』『영화마케팅바이블』을 비롯해 영화/공연/음악 분야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jolean@chugy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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