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마켓(PAMS, 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은 공연예술의 활발한 창작과 제작, 합리적인 유통과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매년 10월 개최하고 있다. 국내외 공연예술전문가들이 공연예술의 창작과 유통을 도모하는 서울아트마켓은 올해 동유럽 권역을 포커스로 하여 다양한 세션과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weekly@예술경영]에서는 주요 프로그램의 리뷰와 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 및 좌담 등을 통해 이번 서울아트마켓의 흐름을 짚어보는 특집을 마련하였다. PAMS 2012 특집2 ① 라운드테이블

지난 10월 11, 12일 양일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과 KB청소년하늘극장 등에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서울아트마켓 참가자들을 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인 라운드테이블은 국내외 공연예술전문가들이 관심사별로 모여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관심 이슈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네트워킹과 문제의식,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올해는 네 개의 세션을 마련했고 각 세션에서 진행된 주요 이야기를 소개한다.

라운드테이블 1
세계적 이변 속 예술단체의 위기관리

안드레아 신더

안드레아 신더

안드레아 신더 Andrea SYNDER _ 미국 뉴욕 America Dance Abroad 공동이사(Co-Director)


과거에는 관객 개발 혹은 교육 이라는 단어를 쓰다가 이제는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또는 앙가주망)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무용계에서는 이러한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을 잘해야 한다고 했는데, 예전에는 마케팅이라기보다는 관객과 더 깊이 교류하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관객이 원하는 참여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연구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이 연구에서의 흥미로운 발견은, 관객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함께 공연을 본 사람들과 사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데 안타까운 점은 관객이 공연에 대해 묘사하고 싶은 적절한 단어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연자들이 사전에 적은 질문들을 관객들이 가져가 집으로 가져가 이야기도록 하였다. 관객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 무용공연은 다시 보러 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무용계가 직면한 어려움이고 고민인 것 같다.

캐롤린다 딕키

캐롤린다 딕키

캐롤린다 딕키 Carolelinda DICKY _ 미국 피츠버그 America Dance Abroad 공동이사(Co-Director)


세계적인 변화에 대해 피츠버그를 예로 들어 말하겠다. 피츠버그는 오래된 미국의 산업도시이고 지금도 유명한 대기업들의 본사가 있다. 그동안 기업의 풍부한 지원으로 미국의 어느 곳보다도 1인당 아티스트 지원금이 많았다. 20년 전에 피츠버그에 갔을 때는 35개 정도의 대기업 본사가 피츠버그에 있었고 모두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500대 기업 중 한 곳도 피츠버그의 기업이 없다. 피츠버그를 전혀 모르는 다른 지역의 출신 사람이 예술이 아닌 주주를 위한 경영을 하고 있으며, 피츠버그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도시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그래서 극장이나 박물관 같은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개별적인 아티스트 지원은 별로 하지 않는다. 피츠버그는 은퇴 후 살고 싶은 최고의 도시이기도 하고 대학생이 살기 가장 좋은 도시이기도 하지만, 개별 예술가 지원이 줄어들고 나서 예술가의 씨가 말랐다. 이러한 피츠버그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American Dance Abroad는 미국 안무가들과 무용 단체들이 국제적 관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7월 설립되어 그들의 세계의 무용 전문가들과의 교류 활동을 돕고 있다.

엠마 돋

엠마 돋

엠마 돋 Emma DODD _ 호주 Polyglot Theatre 투어&프로덕션 매니저


호주에서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한 방식의 예술관객 개발이다. 어떻게 하면 활발하게 관객들과 교류할 것이냐에 대해 많은 조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상으로 공연 자료들을 만들어 과거의 관객 뿐 만 아니라 잠재적인 관객들을 위해 조사를 한다. 공연과 쇼를 판매하기 위해 홍보에 힘을 기울여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한 가지 시리즈를 만들었다. 레지던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들을 초빙해서 그들의 작품 창작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온라인상에 6주전에 공개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였다. 이처럼 디지털, 온라인 등을 통하여 관객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전략이 호주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새로운 형태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다.

폴리글로(Polyglot)극단은 2010년 청소년 공연예술제 기간 중 해외초청작으로 어린이 인형극 ‘체크아웃(Check Out)';를 국립극장 KB 청소년하늘극장에 올린바 있으며 올해 PAMS에서는 호주문화예술위원회 부스에서 ‘탱클(Tangle)’등의 신작을 전시하였다.

라운드테이블2
아티스트 인큐베이션의 현재와 필요성

타누자 아마라수리야

타누자 아마라수리야

타누자 아마라수리야 Tanuja AMARASURIYA _ 영국 Theatre Bristol 총감독


우리는 아티스트 인큐베이션뿐만 아니라 문화산업 전체의 발전에 있어서 네트워크를 가장 중요시한다. 아티스트 개발은 결국 장기전이기 때문에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관계들이 그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의 성과를 비용대비효과로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소규모 극장들이 영국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 지역예술위원회의 지원이 축소되었고, 이는 당장은 좋은 작품들을 선보였다고해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제약이 있음을 뜻한다. 또한 영국 국민들은 예술이 본인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아티스트 인큐베이션 그리고 문화예술계를 시장가치로 환원하여 평가하려 한다. 이것이 심화될수록 아티스트는 점점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예술 그 자체의 의미, 그 본질적인 가치를 강조해야만 아티스트 인큐베이팅이 지속될 수 있다.

Theatre Bristol은 브리스톨을 기반으로 하는 공연 프로듀서 협회로 2004년에 설립되었다. 아티스트 지원과 타 극장 또는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수준 높은 공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요안

김요안

김요안 _ 한국 두산아트센터 책임프로듀서


한국에 있는 기존의 지원 제도들의 다수가 특성상 1년 단위의 프로젝트 형식 지원이고, 그 연령대 또한 아주 젊은 신인 창작자나 중년 창작자에게 집중된 경향이 있었다. 우리는 그 사이의 중간 연령대의 창작자들을 지원해왔고,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나면 3년 이상의 장기 지원을 통해 그들이 우리에게 작품을 제안하도록 요구한다. 그들의 작품이 극장의 방향과 맞는다면 함께 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극장과 연결시켜주는 등 파트너십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는 다원예술가들, 무대미술가에 대한 지원이 없었는데, 무대디자이너와 같은 아티스트들에 대한 지원은 극장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지원하는 창작자들이 본인의 개인적인 관점을 넘어서 동시대의 담론을 생산하는 작가로 커질 수 있도록, 한국이라는 지역베이스에 묶이지 않는 창작자를 인큐베이팅 하고자 한다.

두산아트센터는 2007년 개관한 후부터 창작자육성프로그램, 연강예술상 등을 통해 젊은 예술가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모락 더예스 Morag DEYES _ 영국 Dace Base 예술감독


아티스트 인큐베이션이든 에이전시든 그 명칭이 무엇이 됐든 간에 아티스트는 매니저가 필요하다. 때문에 우리는 ‘카탈리스트(CATALYST)’라는 조직을 만들어 안무가들의 재능을 육성하고 독립적인 무용수들과 댄스컴퍼니의 활동을 돕고 있다.

영국에서는 아티스트들이 각기 다른 사업의 혜택을 받더라도 국제적으로 교류하고 대화하며, 동시대의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티스트와 함께 이야기하지 않으면 적절한 사업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추상적인 말일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협업과 파트너십에 근간을 두어야하고, 창작자들이 인큐베이팅 사업 속에서 필요한 것을 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만 아티스트 개발이 지속될 수 있다.

Dance Base는 스코틀랜드 국립 전문무용공연장이자 창작지원 공간이기도하다. 프린지 기간 중 2년마다 개최되는 영국문화원의 에딘버러 쇼케이스의 주요 장소이기도 하다.

이영선 _ 무용가, 안무가


단순한 창작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스튜디오를 벗어나 본인의 작품을 알리는 사업자적인 입장에서 자신이 하는 예술을 어떻게 커뮤니티나 해외의 여러 관객들과 나눌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지원 제도에서 제공되는 공간 뿐 만 아니라 공연을 올리기까지의 진행에 있어서 컨설팅 등의 부차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다. 공연제작을 할 때 처음부터 프로덕션 크루들을 꾸려 운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과 기존의 크루들이나 공연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연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어 아쉽다. 더불어 안무가로서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신체 훈련 등이 가능한 환경 조성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영선은 미국과 한국에서 독립 안무가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원파운드초콜릿아트콜렉티브’라는 단체를 만들어 국내외적으로 작품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정리 _ 구향모, 구슬, 김나리(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 지식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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