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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마켓이 변하고 있다 - 2007 싱가포르 아시안 아츠 마트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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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08-06 조회수 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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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마켓이 변하고 있다

해민영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스플러네이드 극장 전경, 테이블톡, 포스트에고무용단 댄스 워크숍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스플러네이드 극장 전경, 테이블톡, 포스트에고무용단 댄스 워크숍

아시아의 주요 컨템포러리물을 중점 소개하며 서울아트마켓과 동경예술견본시를 비롯, 아시아 3대 공연견본시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아시안아츠마트(Asian Arts Mart)가 올해 4회째를 맞이해 새로운 모습으로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변화의 흐름을 함께 느끼고 있어서였을까. 마켓 측의 새로운 시도와 더불어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도 국내 공연단체의 해외진출에 대한 신 지원 모델을 개발하여 마켓에 참가했다. 바로 과거 단체들의 해외출장비 지원에 그쳤던 단면의 지원형태를 장기적인 측면에서 단체들의 해외진출 자생력 제고를 위한 프로모션 지원 홍보마케팅, 해외교섭 컨설팅 등 다각화된 측면 지원 형태로 정책 방향에 변화를 주게 된 것이다. 지난 6월 1일부터 3일까지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극장에서 개최된 아시안아츠마트는 지난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마켓의 고정 프로그램이었던 부스전시를 과감히 버리고 단시간에 집중적인 홍보와 교섭이 가능한 테이블톡(Table Talk)을 선택했다. 3일 내내 유지ㆍ관리해야 하는 부스 전시와는 달리 기본 테이블을 제공하고 2시간동안 점심을 곁들이며 자유롭게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부스전시와 기타 프로그램의 중복을 피해 참가자들이 모든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또한 특별히 쇼케이스 초청단체에는 무료로 부스를 제공, 단체가 직접 자신들을 소개할 수 있도록 홍보의 창구를 확대시켰다.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교섭을 진행하기엔 다소 산만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켓의 또 다른 큰 변화는 바로 신설된 댄스워크샵에 있었다. 쇼케이스에 초청된 무용단체의 안무가들에게 2시간씩 워크샵을 주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워크샵은 싱가포르 현지 아티스트나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안무가들에게는 본인의 작업방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현지 아티스트에게는 해외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앞서 얘기한 두 주요 프로그램의 변화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듯 이번 변화의 핵심은 바로 아티스트에 있었다. 최근 5년간 아시아의 컨템포러리 예술이 겪은 많은 발전의 변화들을 바로 인식할 방법은 창작의 근원인 아티스트에 집중해 그들을 좀 더 알아가는 것이며 이는 미래 공동제작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에스플러네이드 대표 벤슨 푸아(Benson Puah)는 말했다. 마켓의 핵심인 쇼케이스에는 총 9개국 17개 단체가 초청되었는데 아시안아츠마트와 서울아트마켓의 전략적 제휴로 기획된 인터마트(Inter-mart, 주요 견본시간 협력체계) 추천작인 트러스트 무용단의 <솟나기>를 비롯, 노리단의 <에피소드1>과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하륵이야기>, 포스트에고댄스컴퍼니의 <공기의 길>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 공연팀이 역대 최다 초청되어 한류라는 이야기를 마켓측 관계자들이 먼저 앞 다투어 꺼낼 정도였다. 특별히 행사 둘째 날 국내 공연단체의 新 프로모션 모델로 기획한 Korean Day(부제: Feel Korea) 런치리셉션에는 에스플러네이드 대표 벤슨 푸아(Benson Puah), 아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 대표 더글라스 고티에(Douglas Gautier), 마카오문화센터 프로그래머 에릭 쿵 와펀(Erik Kuong Wa-Fun) 등 100여명의 해외공연관계자가 참석하며 자리를 빛냈다. 리셉션에서는 네 단체들의 합동공연을 선보였는데, 먼저 피리와 꽹과리를 연주하며 오프닝을 장식한 뛰다에 이어 노리단의 반주에 맞춘 트러스트 무용단과 포스트에고댄스컴퍼니의 즉흥안무, 마지막으로 노리단의 파워풀한 엔딩까지 네 단체들의 합동공연은 서로가 맞물려 각자의 색깔을 보이면서도 또 하나인 듯, 그렇게 흘러가며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무대를 벗어나 바로 눈앞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그들의 있는 모든 열정을 보여주었던 공연에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제는 먼저 소개 자료를 들고 찾아가지 않아도 해외 프리젠터들이 한국 공연단체를 먼저 찾아와 공연 자료들을 손수 바삐 챙겨가는 광경은 프로모션의 홍보효과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Korean Day 리셉션 중 노리단의 연주(왼쪽)와 출연진 모두의 끝인사 장면

Korean Day 리셉션 중 노리단의 연주(왼쪽)와 출연진 모두의 끝인사 장면

현재 각 단체들은 2008년과 2009년 초청의사를 보이고 있는 아들레이드 페스티벌, 마카오문화센터, 에스플러네이드 등을 비롯한 각종 축제 및 공연장과의 교섭을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아시안아츠마트는 분명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가교이며 동시에 한국 공연예술단체들의 지속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또 다른 거점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문화마을들소리의 해외진출 물고를 튼 계기가 바로 2003년 아시안아츠마트 쇼케이스였듯 말이다. 마켓에서 초청의사가 오고간 후 실제 교섭의 성공에 이르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체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 또한 꼬리에 꼬리를 이을 수 있는 교섭을 위한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도 필수적이다. 싱가포르와 아시아 지역의 여러 공연관계자들을 만나 봐도 한류의 영향인지 한국 공연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이러한 호기를 잘 활용하면서 단체만의 해외진출 경쟁력을 축적해나가야 할 것이다. 오는 10월에 열릴 서울아트마켓이 국내단체들에게 해외진출에 더 큰 날개를 달아주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 이 글은 웹진 아르코 73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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