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근성 안내]
제작 여건상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트리거워닝]
- 본 공연은 계엄과 전쟁을 연상시킬 수 있는 글과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본 공연은 자살과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연 소개]
(방백으로) 법이 없는 법의 힘이 혜화동 74-38번지 지하에서 이뤄집니다.
<삼애: the auth's body>는 2024년 12월 3일 이후 일상의 '중단된 감각'에서부터 비롯됐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일상의 틈에 끼어든 불가피한 조치에 대한 화답이자, 그날 이후 신체가 어떻게 저항과 생존의 장소가 될 수 있는지 진화를 도모하는 불가피한 공연입니다.
다음은 불가피한 조치로 침묵을 선언한 작가와 글을 쓰게 된 연출의 담화입니다.
작가: 몸이라는 신체에도 역사가 켜켜이 쌓이고 쌓이는 거 같아.
주상절리처럼.
연출: 침묵을 선언한 게 아니었어? 지금이라도 내가 빠질까?
작가: 동시대를 얘기한다는 것은 어쩌면 비활성화시킨 몸을 공유해야 하는 일일 지도. 기계 같은 소리지만.
연출: 공연 제목 바꿔야겠네. 삼애 말고 말해: the voice of-
작가: 무력과 절망으로부터, 저항이 남긴 1립粒의 이미지와 함께. 내 몸을 극장에 던져놔.
연출: (관람객에게) 다시 침묵을 선언한 작가는 이 말과 함께 본인의 몸을 텍스트라며 저에게 건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글을 쓰고, 공연을 구상합니다.
작가: 너도 알다시피 나의 침묵(죽음)이 *호모 사케르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이 프레임으로 설명하지 말아야 해. 그건 관람객들도 알 거야, 그렇지?
연출: 알아. 우리는 소외된 존재로 남는 것이 아니라,
저항의 주체로서 '군단'을 형성하는 이야기가 될 거야.
작가: 군단? 제작비가 없는데 누구를, 어떻게? 그리고 누가, 왜,
여기서, 우리랑?
연출: 나뭇잎 군단.
작가: ...... 아! 긁어모으시겠다?
연출: 그만 얘기해. 침묵 선언했으면 나한테 좀 맡겨.
그냥 상징적인 거였어?
작가: 너는 나고 나는 너다. 말 좀 하는 게 어떠냐. 포스터에도
작/연출로 돼 있잖아.
연출: 아 진짜 왜 자꾸 **갑등이야. 빗금 처져 있잖아. 분리돼 있어, 슬러시, 슬러시.
침묵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이 제시한 개념으로 ‘법 바깥의 벌거벗은 생명.’ ‘생명은 있지만 정치적 권리를 박탈당한 소외된 존재를 의미.’
** 갑자기 등장한다는 신조어
[삼애: '최애', '차애' 다음으로 '세 번째로 사랑하는 것'이라는 뜻. 본 공연에서는 ‘공연’ 혹은 ‘예술이 지닌 어떤 것’을 의미합니다.]
<삼애: the auth's body>는 극장이라는 '시간성 강한 공간'에 전시라는 '공간성 강한 형식'이 만납니다. 두 명의 배포머(배우+퍼포머), 총 9가지의 전시戰示와 조명, 영상이 예술공간 혜화에서 대기 중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나뭇잎 군단이라고 부릅니다.
‘전시戰示’는 ‘전시(展示)’와 ‘전시(戰時)’를 합친 말로, ‘전쟁과 일상을 지탱하거나 반기하는 물질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관람객은 약 10분간 전시를 관람하게 되며, 이후 배포머가 등장하여 공연이 이어지는(이어지지 않는) 나뭇잎 군단의 형성 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러한 전시와 공연, 두 가지 형식이 한 공간에서 교차/재생산/반복/소멸하는 자정작용을 관람객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작가와 분리된) [연출의 글]
제 방 창문을 열면 나무 한 그루가 보입니다. 작년 가을, 나무 잎사귀들이 조금씩 갈색으로 물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진 모습을 보고 가을이 빨리 지나가고 있다고 실감했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뭇가지에는 퍼석하고 빛바랜 회색빛 잎사귀 한 장만 있었습니다. 조만간 떨어지겠지, 생각하며 매일 매일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마치 누가 붙여 놓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왔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유난히 춥고 매서웠는데도 불구하고 나뭇잎 그 한 장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쯤 되면 많은 상상이 펼쳐집니다. ‘분명 바람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고 있는데, 함박눈이 그렇게나 많이 내렸는데? 왜 안 떨어지지? 재작년엔 이러지 않았잖아? 혹시 흰개미가 침으로 붙여 놓은 건 아닐 테고,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조화? 유독 새들이 많은 동네라 엄청난 확률로 이음새에 새똥이 맞은 건 아닐 테고. 그럴 수 있지, 어디서 유과나 조청 같은 걸 먹고 이 나무에서 응가를 눴는데, 맞았다? 아니면 거미가?’ 등등. 그렇게 나뭇잎 혼자 있던 5개월이 흐르고 2025년의 봄이 왔습니다. 나뭇가지에 초록빛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나뭇잎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뭇잎 군단(leaf battalion)]
“바람은 타되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 부대 표어와 함께 창설됐습니다. 전시의 테마이기도 한 나뭇잎 군단은 연약함에 대한 강인함의 역설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하며 살아감을 의미합니다.
개별적이지만 함께 존재하는, 소수이지만 결코 무력하지 않음을 상징하는 그들은 관람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연결해 주는 매개이자 사회 구조 속에서 의미를 재생산하는 행위자 신분입니다.
그릇이 작아(포스터) 모두 담지 못했지만, 지금 우리의 일상에서도 활동 중인 나뭇잎 군단의 ‘부대원들’을 지금 호명해 봅니다.
노가리, 미역, 다시마, 먹태, 팝콘 옥수수, 마우스피스, 낚시바늘, 선풍기, 삶은 달걀, 휴지, 목장갑, 빨대, 오징어, 멸치, 커피콩, 전자레인지용 유리 밀폐용기, 드리퍼, 거울, 붉은 카펫, 하얀 종이, 쓰레기통.
[전시 목록]
0_ <*바벨의 도서관> 설명 없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바벨의 도서관> 제목 인용)
1_ <바닥난 언어> = 바닥 설치 / 크레이모어 대인 폭탄 /
재료 - 밀폐용기, 팝콘 옥수수 / 설명 – 침묵을 선언한 이들의 토씨들
2_ <VVIP> = 문 / WIP(Wk in Progress) / 재료 – 극장과 로비를 이어주는 미닫이문, 거울, 붉은색, 초록색 LED 조명 /
설명 - (스핑크스 : 여길 통과하는 자 배에 ‘왕王’자가 있을지어다)
3_ <뱅크, 시> = 벽면 설치 / 절편 한 어느 무명 시인의 집에서 공수해 온 ‘바다’/ 재료 – 빨대, 먹태, 오징어, 노가리, 멸치, 미역, 다시마 / 설명 - (feat. 자린고비)
4_ <베드 트랩> = 바닥 설치 / 계몽군이 벗기고 간 고대어 틱타알릭의 비늘 / 재료 – 낚시 바늘, 대형 선풍기 / 설명 – 예술공간 혜화 분장실 바닥에서 발견된 인류의 먼 친척
5_ <셧업> = 분장실 입구 / 예술공간 혜화의 입 / 재료 – 붉은 카펫과 직사각형 하얀 종이 / 설명 – 예술공간 혜화가 하는 말
6_ <피스> = 공중 설치 / 등장인물의 치아를 수집해 놓은 극장의 전리품 / 재료 – 마우스피스 / 설명 – 내가 사는 이 공간에 들어온다는 것
7_ <타탄체크> / 8_ <도버> - 당일 설명
평일 저녁 7시 30분 / 주말 4시
런닝타임 90분 (전시 10분 포함)
관람연령 만 15세 이상 (고등학생 이상)
가격 40,000원
공연문의 010 – 9230 – 2454
[크리에이티브 팀]
_출연_
황순미
<29길><홍평국전><성공적인 직업생활><물고기로 죽기><분장실>
권정훈
<러브미투마로우><아이들><오차의 범위: 정류장들><GLY>
<태양><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태담: sense training>
_글과 연출_
이명우
<응원: Post><태담: sense training>
_음악_
옴브레
<사사로운 사서><모비딕><우리 읍내-경기도 극단>
<무릎을 긁었더니 겨드랑이가 따끔하여><응원: Post>
<태담: sense training>
_조명_
홍주희
<윌리로먼 비긴즈><닭들의 꿈 날다><화원><응원: Post>
<태담: sense training>
_사진/영상_
박태준
<만선><제비심장><싸움의 기술, 졸卒><WK>
도움주신 분들 김민솔 / 문숙경
주최/주관/제작_ 에게
공동기획_ 예술공간 혜화 / 협동조합 아트컴퍼니 드레
후원_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
[단체소개]
<에게>는 지금 여기에서 반드시 수행되어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탐색하며, 보이지 않는 층위에 말을 거는 예술의 언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전시, 드라마, 미디어의 접점을 통해 잊히는 감각을 남기고, 특정한 공간에서만 생성되는 감각의 형식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에게>는 이미지와 의미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만든 ‘의미지’의 해체와 ‘모어 현상’과 예술과의 관계성, 현재는 ‘행위의 중단점’이라는 단어를 생성하여 이런저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할인 안내]
- 블랙캣 마니아 할인 40 ( 예술공간 혜화 ‘블랙캣 Black Cat’
공연 예매 내역 또는 실물 티켓 제시/본인만)
- 장애인 할인 50 (복지카드 및 증빙자료 지참/ 동반 1인)
- 복지할인 50 (복지카드, 국가유공자증 등 증빙자료 지참/ 동반 1인)
- 문화누리카드할인 50 20,000원 (문화누리카드 지참/ 동반 1인)
- 예술인 할인 50 (예술인 증빙 가능한 포스터, 명함 등 증빙/ 본인만)
※ 현장에서 티켓 수령시 증빙서류 확인(미지참시 차액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