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행사[전시] 김이주 개인전 ⟪미지근한 땅 위에 서서⟫展

공모ㆍ기금ㆍ행사 내용
기간 2025-08-23~2025-09-07
주관 개러지언더컨스트럭션(GUC)
링크 https://www.instagram.com/p/DNX1O6dJRJd/?igsh=NjZpem1qeDV3NTdo
게시일 2025-08-20 조회수 189 작성자 한솔




네 불꽃이 바람이 된 것을 본다. ‘드디어’를 붙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간 끝없이 타오르는 네 온도에 빠졌던 내가 무색할 만큼 흐르는 자유로움이 네가 가진 색만큼이나 빛나고 있다. 자연스러운 시간의 힘을 오롯이 가지고 온 너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겨내자’ 라는 말버릇은 그린벨트의 풀을 디디던 감각과 함께 사라졌는지. 혹은 이 땅으로 돌아오며 다시 시작될는지. 이 유연한 흐름이 계속되어 또 새로운 장면이 생겨나기를 기대하게 된다.

네가 바람을 가져온 스위스의 시간에서, 건너편 땅으로 짧은 소풍을 갔던 네가 떠오른다. 미술관에 못 가 아쉬웠지만 고기 빵과 누텔라 과자, 커피를 사서 연못이 보이는 벤치에 가서 점심을 먹었지. 그때 특별하지 않지만 평화로웠다고 했다. 그리고 날이 좋을 때 함께 피크닉을 하고 싶다고도. 문득 나는 특별한 경험만을 찾고 있던가 싶다가도, 여유라는 것이 이제는 특별한 것이 되었구나 생각했다.

바람을 느끼며 잔디 위에 맨발로 서 있는 너를 떠올린다. 감은 눈꺼풀로 붉게 내리는 볕과 흙내를 이고 코끝을 스치는 공기로부터 시간이 무한히 팽창하는 감각. 마침표를 정해두지 않은 순간들이 오히려 삶을 사진처럼 찍어 길이 남기는 것 같다. ‘빛을 느끼면서 그냥 가만히 서 있어봐’. 그곳, 미지근한 땅 위에 같이 서 있던 사람들에게서 네가 들었던 말이다. 나는 그 말을 여기, 네 그림 앞에 선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다.

영속할 수 없음에 시간이 막막하게 두려워질 때가 있었다. 시간이 나만 두고 가버리는 것 같아서 뭔가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를 증명할 것이 필요했다. 네 일기장 속 반복되던 ‘이겨내자’라는 말버릇과 통하는 부분이 있을까. 사실, 있건 없건 중요하지 않다. 흐르고 변하는 것들은 자연스럽다. 너는 자연과 함께 덤덤하게 흘러가는 당연한 삶을 보았고, 나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회색에 맞닿은 이곳에서 쉽게 숨어버리는 그 감각을 붙잡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너의 그 ‘특별하지는 않지만 평화롭던’ 순간은 우리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영속할 매듭을 묶고 남은 시간에 녹아있을 것이다.

네가 차가운 잔디를 딛고 미지근한 땅 위에서 서서 체리를 따 먹던 그 순간의 감각이 지금 이곳에서 충분히 전달되기를 바란다.


정보

제목 | 미지근한 땅 위에 서서

기간 | 2025. 8. 23.(토) - 9.7.(일), 화요일 휴관

시간 | 13:00 - 20:00

장소 | Garage Under Construction(서울 강북구 수유동 39-55 지하)

참여 | 김이주 @yeeju_art

기획/글 | 한솔 @soulhan1205

디자인 | 지선과 미미 @jisunmeme

사진 | 한솔

설치 | GUC 크리에이티브

진행 | 김강리, 지선과 미미, 한솔 @kangri_kim

주최·주관·지원 | GUC

오프닝 리셉션 |  8월 23일 토요일 19:00~

문의 | garage.under.construction@gmail.com

※ GUC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 휠체어 접근이 어렵습니다. 장애접근성 향상을 위한 시설 및 서비스에 관하여 부단히 고민하겠습니다. 입장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이메일로 문의 바랍니다. 


info 

Title | Sting on the ground temperature remains

Period | 2025. 8. 23 Sat. - 9. 7 Sun, Tue Closure

Opening Hours | 13:00 - 20:00

Venue | Garage Under Construction(23, Samgaksan-ro 34-gil, Gangbuk-gu, Seoul)

Artists | Kim Yeeju

Curat & Writer | Han Sol

Designer | jisun meme

Photographer | Han Sol

Installation | GUC creative

Management |  Han Sol, jisun meme, Kim Kangri

ganized by | GUC

Opening Reception | 2025. 8. 23 Sat. 19:00~

E-Mail | garage.under.construction@gmail.com

※ GUC is located in the ment of a building without a lift is not wheelchair accessible. We will continue to wk on facilities services to improve accessibility. Please contact the GUC if you need assistance entering the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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